다소 높은 총선 목표 설정, 與圈 결집 효과도 고려한 듯
  •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왼쪽)가 내년 총선 목표를 180석으로 밝혀 주목된다. 여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발목잡기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른쪽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왼쪽)가 내년 총선 목표를 180석으로 밝혀 주목된다. 여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발목잡기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른쪽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자당 목표를 180석으로 잡아 눈길을 끈다. 180석은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거나 단독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숫자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국정 현안을 힘있게 풀어가고 국민 다수의 목소리를 제대로 국회에서 대변하기 위해서 18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이어 "20대 총선의 승패는 수도권에서 가려질 것"이라면서 "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잘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180석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회선진화법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새누리당은 이번 19대 국회에서 국회 선진화법에 가로막혀 정책을 추진하는데 애를 먹었다. 국회선진화법은 한쪽 정당이 안건 처리에 반대할 경우 재적의원 60%의 찬성이 있어야 조속히 처리할 수 있다.

    현재 159석 밖에 확보하지 못한 새누리당으로서는 새정치연합이 반대하면 입법을 강행하지 못했고, 이를 잘 알고 있는 야당은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시간을 끌며 버티기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때문에 원유철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한 야당의 '발목잡기' 행태를 총선 승리를 통한 의석수 확보로 끝내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원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분석은 엇갈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의석을 더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야권의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야권 결집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다소 높아보이는 목표 설정으로 여권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특히 원 원내대표의 자신감 있는 발언의 배경에는 여야 모두 결집하는 결과를 내도 상관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야권은 탈당 선언과 신당 창당 선언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야권의 결집보다는 여권의 결집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원유철 원내대표는 같은 인터뷰에서 김무성 대표체제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마음을 같이 모아야 한다"면서 "현행 당헌과 당규를 기본으로 상향신 공천방식이 반드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권의 경우 세가 결집될수록 친노와 비노가 뚜렷하게 갈라설 가능성이 있다"며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통해 친노를 결집시켰지만 결과적으로 비노도 결집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