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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아들 공개신검 후 ‘경기고 인맥’과 폭탄주

엄상익 변호사 "“의혹 계속되면 전 국민 앞에 공개하면 돼”

입력 2015-08-31 10:07 | 수정 2015-09-15 20:14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핵심 쟁점으로 하는,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재판 정보를 담은 법정 안내문. ⓒ 뉴데일리DB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가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이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경기고 인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계된 경기고 출신 인물들은, 2012년 2월22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이 끝나고 며칠 뒤, 서울시장공관에서 박원순 시장과 폭탄주를 겸한 저녁을 함께 할 만큼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신씨의 변호인이자 박 시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인 엄상익 변호사는, 2013년 <조갑제닷컴>에 올린 기고문에서, 2012년 2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의 공개신검이 끝나고 며칠 뒤, 박원순 시장과 경기고 동창들이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을 밝혔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대로 박원순 시장은 경기고 70회 출신이다. 박 시장의 폭탄주 회동에 참석했던 엄상익 변호사는 이보다 한 기수 위인 경기고 69회다.

2012년 2월22일 공개신검 전날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세브란스병원에서의 MRI 촬영을 사실상 주선한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당시 연세대 보건대학원장)도 경기고 69회 출신이다.

▲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뉴데일리DB

손명세 원장은 공개신검 전날 박원순 시장이 자신에게, 아들 병역비리 논란과 관련돼 전화로 고민을 털어놨으며, 자신이 공개신검을 사실상 제안한 사실을 이미 법정에서 밝혔다.

손명세 원장은 양승오 박사 재판 피고인들이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또 다른 증거로 들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손명세 원장은 지난해 2월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주신씨에 대한 공개신검이 이뤄진 2012년 2월, 연세대의료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맡았던 이철 교수도 경기고 63회 출신이다.

양승오 박사 재판 피고인들이 증거조작 혐의(모해증거위조)로 검찰에 고발한 치과의사 문모씨도 경기고 69회 출신이다. 문씨는 박원순 시장이 운영을 주도한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박원순 시장과 상당한 친분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핵심 인물 중 상당수가 박 시장의 경기고 선배들이란 점은 흥미롭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엄상익 변호사는, 2013년 5월 <조갑제닷컴>에 “박원순 시장 아들에 대한 최근의 터무니없는 의혹제기에, 당시 변호사로서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 ▲박주신씨의 변호를 맡았던 엄상익 변호사가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 ⓒ조갑제닷컴 캡쳐

이 칼럼에서 엄상익 변호사는, 세브란스병원에서의 공개신검 후 서울사장 공관에서 경기고 동창들이 식사를 함께 한 사실을 언급했다.

“모든 의혹이 풀린 후 며칠 후 서울시장 공관에서 朴 시장을 포함해서 고교 동창들 몇 명이 초대를 받아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음식을 준비하던 朴 시장 부인이 나를 보고 ‘아들문제가 떠오르니까 저 양반이 오히려 나를 의심하는 통에 정말 힘이 들었어요’라고 농담같이 한마디 했다.

자리에 참석했던 친구 한명이 폭탄주를 만들어 ‘박 시장 이거 한잔 확 드는 거야’라고 강권했다. 시장이라고 눈치 보거나 꾸며진 칭찬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 말에 朴 시장은 ‘이거 마시면 내일 시장 일을 못합니다. 봐 주세요’라고 사정했다. 어떤 편한 말도 오가는 분위기였다.

저녁자리가 끝날 무렵 박 시장 아들 박주신이 밖에 나갔다 돌아와서 내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내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MRI를 촬영하게 한 朴 시장 아들 박주신이 틀림없었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박 시장 아들을 위로해 주었다.“


엄상익 변호사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박주신씨의 결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변했다.

기자: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이 공개신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엄상익 변호사: 공개신검 당시 기자들 전체 앞에서 진단도 하고 MRI 촬영도 하고 그랬다. 그런데도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더 의심하면 병무청 자료나 군의관들이 다 증언하고, 가장 중요한 (박주신씨의) 몸을 보면 되는 것이다.


기자: 현재 양승오 박사 등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심리가 진행 중이다.

엄상익 변호사: (공개신검)을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진실은 하나다. 보는 것 자체가 진실이고 답변이다. 진실에는 중립이 없으며 이를 좌우(이념)로 보는 것도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이 의혹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의혹이 커질대로 커졌을때 진실을 다시 공개하면 된다.


기자: 박원순 시장측에서는 박주신씨의 증인출석, 신체 재검증에 대한 협조를 할 의사가 없다고 재판부에 공식 통보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엄상익 변호사: 박 시장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한번 마음대로 해봐라 하는 심정인 것 같다. 실컷 의혹제기하고 판사가 판결 해보라는 거다.

판사들은 논리로 판단한다. 범죄는 비정상이고 논리가 아니며, 진실도 논리가 아니라 진실 그 자체다.

의혹제기를 계속 하면 박 시장 아들 문제니 박 시장 본인이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인데 간단하지 않나? 전 국민 앞에서 공개하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간단하다. 하지만 박 시장 입장에선 아들의 명예 문제도 걸려있으니 번번이 그러긴 쉽지 않을 것이다.


기자: 공개신검이 끝난 이후 박 시장이 공관에 고교 동창들 몇명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했다는데, 그 자리에 누가 있었나?

엄상익 변호사: 당시 3~4명 정도 있었는데 누구인지 밝히긴 어렵다. 다만 옛날부터 박 시장과 같이 시민운동을 하던 친구들이 모여 간단히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서로 속을 다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주신씨에게) ‘니가 졸지에 몸이 이상한 사람이 됐구나’하고 농담도 하고 그랬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핵심 쟁점으로 하는,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재판은, 회를 거듭할수록 누리꾼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뉴데일리를 비롯한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 이 사건 재판에 대한 보도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과 대조적으로,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와 SNS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최근에는 대학생들이 나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멀리 충북에서도 이 사건 의혹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시민들의 관심은 기대이상이다.

양승오 재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은 대리신검이나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방법으로 주신씨가 병역을 기피했다는 것이다.

양승오 재판 피고인들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엑스레이 판독결과 나타나는 의학적 차이점에 주목하고 있다.

▲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시민들이,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는 박주신씨의 치아가 보이는 엑스레이 사진. ⓒ 뉴데일리DB

주신씨의 치아가 보이는 엑스레이에서 드러나는 석연치 않은 의혹,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고 주장하는 전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 출신 치과의사가 검찰에 제출한 증거자료에서 나타나는 ‘유령건강보험증’ 사용 내역, 주신씨 공개신검 당일 현장을 촬영한 서울시 직원의 동영상이 중요 부분에서 편집된 사실 등도, 이 사건 피고인들이 제시하고 있는 주요 증거들이다.

특히 피고인들은 국내외 전문의들이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판독결과, “동일인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양승오 박사 재판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세브란스병원 교수들도, ‘석회화 현상’과 ‘극상돌기 방향’에 대한 판독 결과,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와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촬영된 엑스레이 사진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다.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핵심 증거인 3장의 엑스레이와 ‘석회화 현상’ 및 ‘극상돌기’에 대한 설명은 ‘편집자 주②’ 참조.)

국내외 의료진의 이런 판단은,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의 주장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엄상익 변호사는, 2012년 2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의 공개신검이 끝나고 며칠 뒤, 서울시장공관에서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씨를 만났고, “공개신검에서 자신이 본 그 박주신이 틀림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엄상익 변호사의 위와 같은 증언에도 불구하고,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박주신씨가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출발점이나 다름이 없는 ‘자생병원 MRI 영상자료’와 관련된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 2012년 2월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 공개신검 장면. ⓒ 서울시 제공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2011년 말 당시 무소속이었던 강용석 의원에 의해 처음 제기됐지만, 강 전 의원에게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처음 제보한 사람은 따로 있다. 이 제보자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된 심증을 굳히고, 그 내용을 강 전 의원에게 제보하게 된 배경에는, 주신씨가 병역처분 변경을 위해 병무청에 제출한 ‘자생병원 MRI’가 있다.

이 제보자는,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MRI 영상자료를 볼 때, 도저히 20대 청년의 신체로는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해당 영상자료를 강 전 의원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승오 박사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근거도, 문제의 자생병원 MRI와 공개신검 당시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된 박주신씨 명의의 MRI 영상자료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병원장까지 지낸 영상의학전문의의 눈에 들어온, 박주신씨 명의의 MRI 속 인물의 나이는 적어도 35세 이상이었다.

양승오 박사는, 주신씨 명의의 허리 MRI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골수신호강도’를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양승오 박사가 근거로 든 ‘골수신호강도’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청소년축구대회 참가 선수들의 연령대 판별을 위한 지표로 쓸 만큼, 정확도가 높다.

양승오 박사는 주신씨 명의 허리 MRI 사진에 대한 판독결과, “MRI 속 피사체가 20대 청년일 확률은 0%에 가깝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①]

손명세 원장과 '나영이 주치의' 한석주 교수가 지난달 21일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한석주 교수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사건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2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신체검사가 이뤄지기 직전이었다.

같은 해 2월 18일 한석주 교수는 감사원 토론게시판에,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를 확실하게 규명하여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리면서, 박주신씨의 병무청 병역처분 변경과정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한석주 교수는 이 글에서, “강용석 의원이 제시한 MRI 사진을 보고 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며, “병무청에 제출된 박주신의 MRI는 등(背部, dorsal site) 피하지방층의 두께를 볼 때, 상당한 비만체의 사진이다. 제가 보기에는 MRI가 바꿔치기 된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석주 교수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의혹을) 규명해 건강한 국가, 사회로 거듭나길 바라며 감사원이 사실을 전 국민에게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석주 교수가 감사원에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감사청구를 했다는 사실은 당시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고, 이는 같은 달 2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주신씨 신체검사의 촉매제가 됐다.

이후 한석주 교수는 2012년 2월22일, 박주신씨가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촬영한 당일,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자신이 제기한 병역의혹과 관련돼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한석주 교수가 지난달 3일, 법정에서 증언한 진술의 일부.

“제가 수술을 하고 있는데 (오후)2시 쯤, 손명세 교수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 중이었기 때문에 20분 후에 나가서 손 교수와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박원순 시장의 경기고 서클 선배인데, ‘오늘 촬영한 MRI가 박 시장 아들 것이 맞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당신이 공식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당시 저는 박 시장 본인이 아니라 그 아들을 의심했지만 사회적으로 이슈가 돼 있었고, 저도 그 이슈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다음 수술을 마치고 두 개의 MRI(자생병원 MRI와 22일 촬영한 연세대 MRI)를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동일인이어서 ‘아 사과를 해야겠구나’ 생각을 했다. 당시 연세대 병원장이 전화가 와서 ‘사과할 필요 없다’고 말렸지만, 사과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기자회견장 뒤 준비실에 갔다.

거기에는 세브란스 병원 홍보팀 직원 최모씨와 엄상익 변호사, 김재춘 서울시 비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씨가 저에게 기자회견문을 줬고 거기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제가 수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한석주 교수는 지난해 5월, 박원순 시장이 김기백 민족신문 대표를 상대로 낸 ‘허위사실유포 금지 가처분’ 사건과 관련돼,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통해 “지금도 자생병원 MRI의 피사체가 젊은 나이의 청년일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는 원래의 의학적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실체적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한석주 교수는 서면진술을 통해, 2012년 2월22일 있었던 신체검사 당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고, 신체검사 현장이 서울시 직원에 의해 통제된 상태였음을 지적하면서, 당시 검사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뜻을 나타냈다.

한석주 교수는 이 사건 2회 공판기일이 열린 지난달 3일 법정에 나와,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세브란스 병원 홍보팀장 최모씨의 증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편 손명세 교수는 박주신씨에 대한 신체검사 당일 한석주 교수에게 박원순 시장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 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한석주 교수에 따르면 손명세 교수는 자신을 ‘박원순 시장의 경기고 서클 선배’로 소개하면서, “아들의 MRI 판독결과가 맞는 것으로 나오면 사과를 해 달라”는 박원순 시장의 부탁을 한석주 교수에게 전달했다.

손명세 교수가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으로 재임 중인 사실은, 그가 이 사건 증인으로 채택된 주요 이유였다.

재판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으로 재임 중인 손명세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의 숨겨진 쟁점 중 하나인 ‘박주신씨 구외 엑스레이(이하 치아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의혹’을 알아야 한다.

박주신씨의 치과진료기록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 ▲ 박주신씨의 치아 상태를 알수 있는 엑스레이 사진 자료. ⓒ 뉴데일리DB

 

▲ ▲ 박주신 엑스레이(X-RAY)에 대한 치의학 박사의 분석자료. ⓒ 뉴데일리DB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이 사건 피고인들은 박주신씨 치아 X-Ray를 근거로,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했다는 X-Ray 속 피사체가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주장했다.

주신씨의 치아 X-Ray는 허리 MRI 촬영 과정에서 찍힌 X-Ray 사진들 중에서 치아가 보이는 X-Ray 사진이다.

따라서 치아 X-Ray 상에 나타나는 각종 의혹은, 허리 MRI와 더불어 해당 피사체가 주신씨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피고인들이 치아 X-Ray를 근거로, '피사체 바꿔치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이유는, X-Ray에 나타난 치아의 상태가, 도저히 20대 중반 청년의 것이라고는 보기 힘든 특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신씨 치아 X-Ray 사진을 보면, 치아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치아 2개는 아예 없고, 아말감으로 때운 치아가 무려 14개에 달한다.

수은증기 방출 논란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아말감(Amalgam) 치료는 여러 가지 단점을 갖고 있어 사용빈도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이 치과의료계의 공통된 평가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중산층 청년이, 치과의사는 물론 환자들도 기피하는 아말감을 이용한 치과 치료를 이처럼 많이 받았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더욱 의심이 가는 부분은 주신씨의 경우, 하악 좌측 1소구치(아래쪽 좌측 첫 번째 작은 어금니)까지 아말감으로 치료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이 사건 피고인 중 한명인 치과의사 김우현씨는, 주신씨의 영구치가 맹출을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젊은 사람이 1소구치들을 포함한 구치부 치아 전체를 아말감으로 치료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치의학 박사 C씨는 뉴데일리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주신씨의 전체적인 치료 상태를 보면, 소위 말하는 '야매'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신씨의 것이라고 알려진 구외 X-Ray 사진을 보면) 최근 국내에서 교육받은 치과의사의 치료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

“(주신씨 구외 X-Ray 사진 상의) 45번, 46번 보철치료 및 치아 상실 문제도 마찬가지다. 보철물로는 상당히 저렴한 비귀금속 합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37번 치아는 아예 없는 상태로 방치하기도 했다.”

“박주신씨의 가정환경을 고려하면, 이런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은 1%도 안 된다. 서울 방배동에 거주했던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흔치 않은 상황.”


주신씨의 치아 아말감 치료와 관련돼, 김우현씨는 “혹자는 아말감 치료를 10개 이상 한 게 무슨 대수냐? 하면서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모든 인과관계와 사실들을 무시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신씨의 치아 X-Ray 사진 상에 나타나는 의문들은, 양승오 박사 등이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게 된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

여기서 의외의 변수가 등장한다.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던 지난해, 여름 무렵, 박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는 치과의사 문모씨가 등장한다.

치과의사 문씨의 출현은, 주신씨 구외 X-Ray와 관련된 시민들의 의혹제기에 대한 박 시장 측의 답변인 셈이다.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을 지낸 치과의사 문씨는 박원순 시장과의 친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인물로, 검찰에 출두해 2005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씨는 2005년 8월과 2008년 11, 12월 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금여를 청구한 자료, 심평원으로부터 받은 보험급여 지급내역 등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피고인들과 차기환 변호사는 검찰 수사기록을 분석해, 치과의사 문씨가 박주신씨를 치료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했다는 보험급여신청 기록에 나오는 건강보험증 번호가, 2009년 3월1일 박원순 시장이 ’희망제작소’에 근무하면서 취득한 직장건강보험증 번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치과의사 문 씨가 주신씨를 치료했다는 2005년 8월에는 ‘희망제작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희망제작소’는 2006년 3월 27일 설립됐다.

나아가 문씨가 박주신씨를 추가 치료했다고 진술한 2008년 11월과 12월은, 박원순 시장이 희망제작소 건강보험 자격을 취득하기 전이었다.

2009년 3월에야 발급된 박원순 시장의 직장건강보험증 번호가, 그 이전인 2005년과 2008년 각각 사용됐다는 사실은 증거 조작 사실을 강하게 시사한다.

차기환 변호사는, 주신씨가 치과치료를 받으면서 사용한 건강보험증 번호와, 주신씨를 치료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치과의사 문씨가 보험급여를 청구하면서 기재한 건강보험증 번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보험급여 지급내역에 기재된 건강보험증 번호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피고인들은 심평원 내부에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피고인들과 차기환 변호사는, 심평원 시스템 상 요양기관(병·의원)이 보험급여를 청구할 때 사용한 보험증번호가 ‘자동입력’ 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즉, 요양급여를 청구할 때 기재한 건강보험증 번호가 요양급여 지급내역 상의 번호와 불일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요양급여 지급 자료 원본데이터를 검찰에 제출키로 했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원본 자료의 제출을 거부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심평원의 증거 조작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는 손명세 원장의 증인 출석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이 변호인 측의 설명이며, 재판부도 이를 받아 들였다.

심평원 증거 조작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해서는 치과의사 문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올해 2월 13일, 이 사건 공동피고인들은 치과의사 문씨를 증거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문씨에 대한 고소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 2부(이정배 검사)가 맡고 있다.

치과의사 문씨가 검찰에 제출한 요양급여 신청 자료와 관련돼, 문씨가 이 자료들을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판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검찰이 양 박사 등을 기소하게 된 판단의 근거가 조작된 것이라면, 기소 자체의 적법성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결과 박주신씨의 치아를 치료했다는 문씨의 진술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검찰에서 한 문씨의 진술과 자료제출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문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었다면 사법방해죄가 적용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미국과 프랑스, 중국 등은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의 허위진술이나 증거조작·은폐 등을 사법방해죄로 처벌하고 있다.

우리 법무부는 지난 2009년 미국의 사법방해죄와 유사한 내용을 담은 사법정의방해죄 도입을 추진했으나, 대한변협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양승오 박사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27형사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최근 이 사건 핵심 증거 중 하나인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3개(자생병원·공군훈련소·비자발급용)에 대한 검찰 및 피고인들의 감정신청을 받아들였다.

감정 대상이 된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는 2011년 12월 촬영된 자생병원 엑스레이, 박주신씨가 2011년 공군에 입소하면서 본인 확인 후 촬영한 엑스레이, 지난해 7월 영국 출국에 앞서 비자 발급을 위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새로 촬영한 엑스레이 등 3개다.

이들 엑스레이를 판독한 국내 의료진들은 “2011년 12월 자생병원에서 찍은 엑스레이에서는 우측 제1늑골에 석회화 소견이 발견되고, 흉추 1번 극상돌기 역시 수직방향으로 배열돼 있지만, 공군 엑스레이와 비자발급용 엑스레이에서는 석회화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극상돌기 역시 오른쪽 방향으로 배열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의사들은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에 대한 비교·판독 결과, ▲흉추 1번, 경추 7번의 추궁판과 극돌기 밑단의 형태 ▲견갑골 견봉의 두께 ▲견갑골 오구돌기와 관절와(關節窩) 평면과의 각도 등에서 차이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엑스레이에 대한 외부기관의 감정결과는 양승오 박사 재판의 흐름을 바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 사건 피고인들은, 의사협회 및 의료학술단체에 포진한 박원순 시장의 인맥이, 감정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을 맡고 이는 김승협 교수(서울대)는 치과의사 문모씨, 손명세 심평원장 등과 같은 경기고 69회 출신이다.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 의학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으로 임명된 이진석 서울대 교수는, 참여연대에 몸을 담은 이력이 있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서울대 의대 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그는 민중의료연합,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했다.

이진석 교수는 지난 2010년 12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사회인사 536人’ 선언 기자회견 명단에,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양승오 박사 등 시민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5회 공판은 다음달 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320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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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②]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 증거, 
의문의 엑스레이 속 피사체는 누구?


2011년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지금까지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엑스레이는 모두 3개가 있다.

이 가운데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생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12월 9일)는, 박주신씨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신체를 촬영한, 이른바 ‘대리신검자 엑스레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반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양승오 박사 등 시민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한 공판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박주신씨의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8월 30일, 이하 공군 엑스레이)와, 주신씨가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세브란스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4년 7월 31일, 이하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는 각각 박주신씨 본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박주신씨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촬영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가 지난해 7월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이들 세 개의 엑스레이는 모두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들 엑스레이에 대한 판독결과 피사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없는 유의미한 차이점이 발견된다면, 이는 박주신씨의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영상의학 전문의인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해 온 시민들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개의 엑스레이에 대한 비교 판독 결과, 이들 엑스레이를 같은 사람의 것으로 볼 수 없는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를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석회화’와 ‘극상돌기’

‘석회화’란 나이가 들어 뼈에 발생하는 퇴행성 증상의 하나로 질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으며, X-Ra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박주신의 자생병원 X-Ray(왼쪽)과 공군 X-Ray(오른쪽). 자생병원의 엑스레이에서는 오른쪽 제1늑골부위에 '석회화'현상이 보이지만 공군엑스레이에선 보이지 않는다. ⓒ 뉴데일리DB

박주신씨의 자생병원 X-Ray를 보면, 오른쪽 제1 늑골부위에 ‘석회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주신씨가 공군 입대 당시 찍은 X-Ray에는 이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차이에 대해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 등은 "각각의 X-Ray를 찍은 사람이 동일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극상돌기’의 경우에도 차이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변 호인 측은 “공군에서 찍은 엑스레이와 비자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에서는 피사체의 제 1흉추 극상돌기가 오른쪽으로 휘어있지만, 자생병원에서 찍은 영상에서는 정방향으로 나온다”며, “박주신씨가 공군에 입대해 찍은 엑스레이와 세브란스 공개신검에서 나타난 피사체의 의학적 차이가 명확해 동일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흔히 등을 만지면, 가운데 뾰족하게 솟아난 부분이 바로 ‘극상돌기’다.

흉추를 비롯해 모든 척추에 존재하며, 흉추에 외상이나 수술, 질병 등이 없었던 근접한 기간 동안 촬영된 엑스레이에서 극상돌기의 형태가 명확하게 다를 경우, 다른 개체라고 판단할 의학적 근거가 된다.


[편집자 주③]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사건의 진행 경과


▶ 제1막, 2011년 11월~2012년 5월

2012년 2월 22일 박원순 시장은, 병역비리 의혹을 받던 아들 박주신씨에 대한 공개신검을 전격 결정한다. 공개 신검을 실시한 병원은 서울 신촌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당일 세브란스병원은 이 병원 4층에 있는 MRI실에서 박주신씨에 대한 허리 MRI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장소는 통제됐으며, 소수의 서울시 관계자와 병원 직원, 그리고 서울시청을 출입하는 4명의 기자만이 현장을 지켜봤다.

촬영현장에서의 촬영이나 녹음은 금지됐다. 때문에 당시 현장에 있던 출입기자들도 육안으로 상황을 지켜봐야만 했다.

병역의혹의 해소를 위한 신체검사였지만 MRI 촬영 외에 다른 검사는 없었다. 일반적인 신체검사에서 이뤄지는 그 흔한 방사선(엑스레이) 촬영도 없었다.

이날 공개신검은 ‘공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철저하게 통제된 상태에서 이뤄졌고, 통상적인 엑스레이 촬영조차 건너 뛴 채 허리 부분에 대한 MRI 촬영만으로 검사를 마무리했다.

추후 확인된 사실이지만, 이날 병원은 환자의 신원확인을 하지 않았다.

공개신검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었음에도, 언론의 관심은 이런 세밀한 문제보다는, 세브란스 정형외과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곧 발표한 판독결과에만 집중됐다.

병원은 이날 오후 두시가 조금 넘어, 판독결과를 발표했다. 

병원은 촬영한 MRI 영상자료와,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자생병원 MRI 영상자료를 비교한 결과, 피사체가 동일인이란 사실을 확인했으며, 박주신씨를 둘러싼 병역의혹은 모두 해소됐다고 밝혔다.

병원의 판독결과 발표는 생방송으로 중계됐고, 방송을 지켜본 대부분의 국민은 박원순 시장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병원의 발표 직후 박주신씨의 병역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강용석 의원은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뒤 정계를 떠났다.

박원순 시장은 자신을 음해하고 근거 없이 의혹을 부풀린 언론들의 행태를 용서한다며,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들은 이런 박원순 시장의 모습에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21일 재판을 통해 확인된 내용을 보면, 22일 세브란스 병원에서의 MRI 촬영은, 그 전날 밤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공 개신검 하루 전,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경기고 웅변부 선배인 손명세 교수(연세대 보건대학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고민을 털어놨고, 손명세 교수는 “자신이 있다면 공개신검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조언했다.

그 직후 박주신씨에 대한 세브란스병원 공개신검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여 기까지가,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의 병무청 병역처분 변경을 둘러싼 병역비리 의혹 사건의 1막이다(박주신씨는 처음 병무청으로부터 현역병 입영 처분을 받았으나 이후 자생병원 MRI를 근거로 공익근무 변경처분을 받았다. 강용석 의원은 자생병원 MRI 촬영 당시 대리신검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박원순 시장에게 정치적 공세를 펼쳤다).


▶ 제2막, 2012년 5월~2014년 11월

공개신검을 끝으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뻔한 박주신씨 병역의혹의 불씨를 되살린 사람은 놀랍게도 영상의학 전문의였다.

공개신검 당일 해외 체류 일정으로 내용을 알지 못했던 양승오 박사는 며칠 뒤 귀국해 뉴스를 검색하면서, 자신이 한국을 떠난 며칠 사이 박주신씨에 대한 공개신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사건의 2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양승오 박사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세브란스병원 MRI를 보면서 강한 의문을 품었다.

▲ 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는 양승오 박사. ⓒ 뉴데일리DB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병원장까지 지낸 그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세계적인 영상의적 전문가였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세브란스병원 MRI 영상자료는 아무리 봐도 20대 청년의 것이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이 청소년 축구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나이를 감별할 때도 쓴다는 ‘골수신호강도’를 기준으로 볼 때,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했다고 하는 세브란스병원 MRI 영상자료 속 피사체의 연령대는 적어도 35세 이상이었다.

양 박사가 근거로 삼은 ‘골수신호강도’는 일반인에게는 매우 낯선 용어다. 용어만이 아니라 MRI 영상자료를 보면서, 해당 피사체의 골수신호강도를 근거로 연령대를 판별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의 사안이다.

“연세대 MRI, 이래서 믿기 어렵다”

“골수신호강도를 통해 본 
연세대 MRI 촬영 남성은 최소 35세”

연세대 MRI 자료와 관련돼 양승오 박사가 제기한 의혹의 근거에는 [골수신호강도]라는 것이 있다. MRI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드러나는 환자의 골수상태를 식별하는 표지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사람의 신체 나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세 이하 청소년 경기를 하기 전, 선수들의 손을 찍은 MRI를 통해 나이를 감별하고 있다. 

MRI 촬영을 통해 드러난 선수들의 성장판 양상과 [골수신호강도]를 근거로, 출전 선수들의 신체 연령대를 확인하는 것. 

이렇듯 사람의 신체 나이를 판별하는 바로미터인 [골수신호강도]를 기준으로 할 때, 연세대 MRI 사진 속 남성은 ‘어릴 적 아주 불우한 삶을 살았거나 30대 후반 이상’이라는 것이 양승오 박사의 의학적 소견이다.

다음은 연세대 MRI 사진 속 남성의 [골수신호강도]와 관련된 양승오 박사의 설명으로, 2013년 5월21일 있었던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 중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 골수신호강도 그래프.ⓒ 뉴데일리DB


기자 : 박주신씨 ‘MRI 골수 신호강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는 것인가.

양승오 박사 : “언론을 통해 알려진 T2영상 신호강도에 따르면, 적색 조혈 골수와 황색 지방 골수가 불규칙하게 섞여 있는데, 이는 20대의 골수에서는 상당히 찾아보기 힘든 패턴이다.

골수는 적색의 조혈 골수와 황색의 지방 골수로 이뤄지는데, 나이가 들면서 황색의 지방 골수가 늘어나게 된다.

10~20 세 남성은 24.6%의 황색 지방 골수(yellow fatty marrow) 분포를 보이지만, 21~30세 남성은 33.5%, 31~40세 남성은 41.4%, 41~50세 남성은 47.6%의 황색 지방 골수 분포를 보인다.

이러한 연령대별 골수강도를 고려할 때, 박주신씨의 MRI 영상에 나타나는 골수강도는 최소 35세 이상에 가까운 상태다.

20대로서는 불가능한 골수강도라 할 수 있다. 만약 박주신씨가 정말 심한 ‘골초’라면, 골수의 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박주신씨는 비흡연자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이에 해당 MRI 영상은 박주신씨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의학적으로 아주 높다.

참고로 연세대 발표 사진과 35세 남자의 척추영상 MRI 증례를 비교해 보면, 연세대 사진에서  흰색으로 나타나는 지방골수가 불규칙한 양상을 띠면서 증가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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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MRI 미스터리, 해외 전문의들의 의학적 소견

“해당 요추 MRI는 36~40세 남성의 것”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 촬영한 박주신씨 허리 MRI 사진에 대한 의문은 해외 의학자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상의학계의 석학]이라 불리는 ‘주세페 굴리엘미’ 박사는 박주신씨 MRI 사진 자료를 접한 뒤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In regard to your question due to the BM aspect and the disc signal,
I believe that this lumbar MRI can be attributed to a male of 36-40 years old.

골수양태와 추간판 신호에 근거해 답을 드리면, 해당 요추 MRI는 36~40세 남성의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세페 굴리엘미’(Giuseppe Guglielmi) 박사는,  유럽 근골격 방사선학회 골다공위원장으로, 이탈리아 Foggia 대학교 영상의학과(방사선학) 교수다.

아시아근골격학회(AMS) 회원이자 태국 Chiang Mai 대학교 교수인 너트(Nutaya) 박사 역시, 비슷한 소견을 밝혔다.

late 40 to 60 I guess.

Bone marrow of adult, disc bulge a little bit, mild flavum thickening, and considerable amount of visceral fat. Surprising that the retrolisthesis didn't cause pain.

40대 후반에서 60대로 추측된다.

성인의 골수, 디스크 약간 돌출. 인대가 두꺼워져 있고 상당한 양의 내장지방이 보인다. 척추전위증이 통증을 수반하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


MRI 촬영 당시 박주신씨의 나이는 27세. 그러나 MRI 영상의 주인은 약 40~60대로 추정된다는 것이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공통 소견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박주신씨는 일반인보다 최소 10~20년 이상을 앞서 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아시아 영상의학 분야 최고의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던 그의 의심이, 사람들에게 인상깊게 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곧 양승오 박사의 의심에 공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대구에서 개원의로 활동하고 있는 치과의사 김우현씨도 있었다.

김우현씨는 박주신씨가 자생병원에서 MRI를 촬영하면서 함께 찍은 엑스레이 사진에 의문을 나타냈다.

박주신씨의 치아가 보이는 ‘구외 엑스레이’(이하 치아 엑스레이) 사진에서 나타나는 피사체의 치아상태는 불량하기 짝이 없었다.

도저히 중산층 가정의 20대 청년의 것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치아상태가 나빴다.

▲ 박주신씨 명의의 치아 엑스레이 사진. ⓒ 뉴데일리DB

김우현씨는 서울 방배동에 살던 20대 청년이 무려 14개에 이르는 치아를 아말감으로 치료 하고, 일부 치아는 아예 빠진 채 몇 년간 방치된 사실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말감은 수은증기 논란과 변색의 문제점 등으로 1990년대 들어 사용빈도가 급감했다. 2005년경 서울의 중산층 청년이 하나도 아닌 무려 14개의 치아를 아말감으로 치료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었다.

김우현씨는 치과의사로서의 임상경험을 근거로, 자생병원 엑스레이 피사체의 정체에 의문을 가졌다.

양승오 박사와 김우현씨를 비롯해 소수의 사람들이 다시, 박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세상은 이들을 비웃었다. 이들이 골수신호강도와 치아 엑스레이를 근거로, ‘대리신검’, ‘영상자료 바꿔치기’ 등의 의혹을 제기했을 때, 사람들은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란 멸시와 조롱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의 의혹제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비전문가들의 ‘카더라 식’ 의혹제기가 아닌, 전문적인 지식과 임상경험으로 무장한 현직 의료인들의 용감한 의혹제기는, 차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2014년 5월, 서울시장 재선을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소수의 시민들이 눈에 거슬렸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미 다 끝난 일”로 여기는 사안을, 고집스럽게 붙잡고 늘어지는 그들의 존재는, 박원순 시장에게 손톱 밑 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DB

결국 박원순 시장은 양승오 박사를 비롯한 7명의 시민을 공직선거밥 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조사에서 ‘7명의 다윗’은 자신들이 박주신씨 병역의혹을 계속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설명했다.

그 결과 골수신호강도와 치아 엑스레이가 안고 있는 모순들이 다시 한 번 불거졌다.

같은 해 6월 무난하게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시장은 이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양승오 박사 등 피고소인들은 박원순 시장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소 취하를 반기기는커녕 오히려 법정에서 판단을 받겠다며 검찰에 기소를 요구했다. 검찰은 양승오 박사 등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며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여기까지가 박주신씨 병역의혹 사건의 2막이다.


▶ 제3막, 2014년 12월~현재

이 사건 3막의 시작은 2014년 12월 8일,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1회 공판준비기일이었다. 이때부터 양 박사 등 시민 7명 외에 조력자가 등장한다.

양 승오 박사의 변론을 맡은 차기환 변호사(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 연대 대표)를 비롯해 김기수 변호사(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 연대), 이헌 변호사(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등이 이 사건 공동피고인들의 변론을 맡았다.

올해 3월 20일까지 공판준비기일만 모두 5차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공판기일은 이달 17일까지 모두 4차례 열렸다.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재판은 회를 거듭할수록 시민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지금까지 재판을 통해 드러난 새로운 사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 자생병원 엑스레이와 박주신씨가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찍은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분명한 차이점(‘석회화 현상’과 ‘극상돌기’),
▲이른바 ‘유령건강보험증’의 등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증거 조작 의혹, 
병무청 병역처분 변경이 위법하게 이뤄진 사실,
세브란스병원 MRI 팩스서버 기록 분석을 통해 밝혀진 모순(시간의 역전 현상 등),
▲세브란스병원 공개신검 당시 서울시 관계자가 촬영한 현장 동영상의 중요 부분이 편집된 사실 등이 재판을 통해 새롭게 드러났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 열린 두 차례의 공판은 언론의 비상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두 차례의 공판에서 재판부는, 병역비리 의혹의 당사자인 박주신씨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나아가 박주신씨의 증인 소환 및 신체검증에 필요한 준비를 언급하면서, ‘공개 검증’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지 난 6월 3일 있었던 2회 공판에서는, 나영이 주치의로 유명한 한석주 교수(연세대 의대 소아외과 교수)가 법정에 깜짝 등장해, 이날 증인으로 나온 세브란스병원 홍보팀장 최모씨의 진술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 한석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 사진 연합뉴스

이 사건의 경과를 이처럼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이 사건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판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앞서, 이 땅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고위층 자녀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이다.


※ 이 사건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박원순 아들, 판사 주관 MRI재촬영-치아검사 한다!

 “병원 직원은 박원순 아들을 어떻게 알아봤을까?”

 특히 박주신씨 병역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 가운데 하나인, ‘유령건강보험증’과 관련된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분들은 아래 기사를 보시기 바랍니다. 

 박원순 子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 새 증거 찾았다!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의혹 관련 3~4차 공판 
뉴데일리 기사 모음


다음은 뉴데일리가 3차 공판을 3회로 나눠, 3일 연속 톱으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병역의혹 3차 공판 ①] 
[단독] 박원순, 아들 치과치료에 유령건강보험 사용 
경기고 웅변반 1년 선배 손명세 교수, 연대 공개身檢 전날 밤 통화 
선배(손명세)가 원장인 건보심평원 발부 허위공문서 제출...사법방해죄? 


[병역의혹 3차 공판 ②] 
[단독] 연대의사들도 "박원순 아들 X선 이상하다!" 
핵심증거 ‘석회화’·‘극상돌기’ 차이점 인정 
연대 공개신검 당시 MRI 판독 의사들 증인 출석..주신씨 X-Ray 소견 밝혀 


[병역의혹 3차 공판 ③] 
[단독] “박주신 소환장, 아버지(박원순)에게 송달” 
재판부, 변호인에게 “소환방법 찾아봐라” 
박주신, 대리인 통해 ‘출석 거부’ 통보...변호인 “증인신청 유지” 


[병역의혹 4차 공판 ①] 
[단독]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새 변수 ‘병역브로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사 A씨의 수상한 행적
검찰 수사 6개월간, 대포폰 의심 휴대폰 번호로 1천 번 넘게 통화


[병역의혹 4차 공판 ②]
[단독]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증인은 왜 말을 바꿨을까?
세브란스 방사선사 A씨의 석연치 않은 행적
검찰 진술과정서 입장 번복..증인 신문 통해 허위진술 정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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