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와 미국산 셰일석유 교환 거래 허용
  • ▲ 2011년까지 美본토에서 발견된 셰일 에너지 매장도. 지금은 더 많은 셰일 석유와 가스가 발견된 상태다. ⓒ美텍사스大 오스틴 캠퍼스 도서관-美에너지정보국 자료
    ▲ 2011년까지 美본토에서 발견된 셰일 에너지 매장도. 지금은 더 많은 셰일 석유와 가스가 발견된 상태다. ⓒ美텍사스大 오스틴 캠퍼스 도서관-美에너지정보국 자료


    셰일 에너지로 석유산유국기구(OPEC)의 ‘에너지 패권’에 치명타를 입힌 미국이 세계석유시장에 나설 준비를 하는 걸까. 美정부가 40년 만에 미국산 원유의 해외 수출을 공식 승인했다.

    美현지언론들은 지난 14일(현지시간), 美상무부는 멕시코산 중질유와 미국산 경질유를 교환하자는 멕시코 국영 석유업체 ‘페멕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美의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국영석유기업 ‘페멕스’가 미국산 경질유를 수입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중질유에 경질유를 섞으면, 연료용 휘발유 가공 효율을 보다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산 경질유는 보통 셰일 석유를 뜻한다. 경질유는 유황 성분이 적어 휘발유, 등유와 같은 연료를 보다 풍부하게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

    멕시코의 경우 현재 생산하는 석유가 대부분 중질유라고 한다. 중동, 러시아 등에서 나오는 석유도 대부분 중질유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페멕스’는 이 때문에 9개월 전부터 미국에 ‘석유 교환거래’를 요청해 왔다고 한다. 미국에서 석유를 수출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교환’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해외와 석유를 ‘교환’하는 것은 美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석유 교환은 다른 의미 때문에 전 세계 언론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은 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5년 미국산 석유수출금지법안을 제정, 미국에서 생산한 원유의 수출을 철저히 금지해 왔다. 캐나다만이 예외였다.

    하지만 지난 5년 사이 셰일 석유와 셰일 가스의 생산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석유 기업과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석유수출금지법안의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졌다. 

    처음에는 석유수출에 부정적이던 美정부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셰일 에너지 생산을 견제하려는 OPEC 국가들의 석유 감산조치를 본 뒤 방향을 틀어, 석유수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미국산 셰일 석유와 셰일 가스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고, 생산성도 높아지자, 美의회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석유수출금지를 해제하는 새로운 법안을 준비해 놓고 있다. 美현지 언론들은 2015년 말까지 석유수출금지 해제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석유수출 금지를 해제하면, 엄청난 양의 경질유와 천연가스가 풀리면서 전 세계 유가 시장은 물론 석유화학제품 시장도 큰 충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연간 500억 달러 이상의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하는 한국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