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입품 대신 국산품 애용 수차례 지시…선전매체, 주민들 옷 상표 가리기도
  • ▲ 지난 12일 北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 짝퉁 아디다스의 로고를 테이프로 가려놓았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12일 北조선중앙TV가 보도한 화면. 짝퉁 아디다스의 로고를 테이프로 가려놓았다. ⓒ채널Y 관련보도 화면캡쳐


    주민들에게는 질낮은 북한산 제품 사용을 강요하면서, 정작 본인은 프랑스, 미국제 명품을 사용하는 김정은의 행태가 국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내 언론들은 최근 北선전매체들의 보도 영상을 분석하면서, 주민들이 입고 있는 수입 운동복의 상표를 가린 모습을 지적했다. 김정은의 국산품 애용 지시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김정은은 집권한 이후 수입제품 사용을 근절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차례 했다. 2015년 신년사에서도 주민과 각급 기업소, 기관들이 ‘수입병’을 근절하고, 자재, 설비, 원료를 국산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정은은 이 가운데서도 운동화와 운동복 등의 국산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신이 주장한 ‘스포츠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복과 운동화 등 기초적인 장비는 모두 국산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같은 지시에 따라 나온 것이 ‘짝퉁 아디다스’ ‘짝퉁 아식스’ 등과 같은 운동화와 체육복이다. 대부분 中동북 3성 지역에서 제조한 ‘짝퉁 제품들’을 본 떠 만든 것들이다.

    문제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운동화와 운동복을 만들다 보니 브랜드 이름과 로고 등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 때문에 北선전매체들은 주민들이 입고 있는 ‘짝퉁 제품’의 브랜드 이름을 테이프로 가린 화면을 내보내고 있다.

  • ▲ 김정은이 2013년 군부대 현장지도를 했을 때의 사진. 수첩처럼 보이는 것은 프랑스 명품 '몽블랑'의 포트폴리오형 다이어리다. 최소 6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김정은이 2013년 군부대 현장지도를 했을 때의 사진. 수첩처럼 보이는 것은 프랑스 명품 '몽블랑'의 포트폴리오형 다이어리다. 최소 6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반면 김정은 본인은 유럽 명품 매니아다.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국정원 관계자는 김정은이 애용하는 옷, 시계 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좋아하는 시계는 수천만 원대를 넘는 스위스 시계 ‘모바도’이고, 정장은 한 벌에 수백만 원이 넘는 영국제 ‘스카발’을 주로 입는다고 한다.

    국정원의 설명이 아니라도 김정은이 명품을 애용한다는 것은 그의 현장지도 사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과거 김정은이 군부대 현장지도를 갔을 때는 프랑스 명품 몽블랑의 ‘포트폴리오 다이어리’를 들고 간 것이 北선전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명품 사용을 北선전매체가 그대로 보도해도 놔두는 것은 북한 주민들은 ‘명품’을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무튼 김정은이 주민들에게는 ‘싸구려 국산품’을 애용하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은 그보다 수천 배는 비싼 초호화 명품을 애용하는 점은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시 한 번 반박하기 어려운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