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와 검찰 주요 보직 두루 역임, 법무 행정과 검찰 업무 뛰어나"
  • ▲ 김현웅 법무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DB
    ▲ 김현웅 법무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DB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황교안 국무총리 발탁으로 공석이 된 후임 법무부 장관에 김현웅 서울고검장을 내정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 내정자(56.사법연수원 16기)는 전남 고흥 출신이다. 박 대통령이 4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법무장관에 호남 인사를 지명한 것은 지역 안배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현웅 내정자는 지난 1979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전남 고흥·보성에서 옥중 당선된 김수(金守)전 공화당 의원의 아들이다. 김 전 의원은 선거운동 와중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는데, 당선 후 박정희 대통령이 이끌던 공화당에 입당했다. 이런 인연이 법무장관 내정에 인연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신임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법무부 장관에 김현웅 현 서울고검장을 내정하셨다. 김현웅 내정자는 광주지검장과 부산고검장, 법무부 차관 등 법무부와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해 법무 행정과 검찰 업무에 뛰어난 전문성과 식견을 갖췄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어서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법 질서를 확립하는데 적임자다."

    박근혜 정부에서 발탁된 호남 출신 장관은 네 명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전남 완도), 진영 보건복지부(전북 고창), 김관진 국방부(전북 전주), 이기권 고용노동부(전남 함평).

    김현웅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법무부 장관 임명장을 받게 되면 다섯 번째 호남 출신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김현웅 내정자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부산지검 검사로 첫 출발해 춘천지방검찰청장, 서울 서부지검장, 법무부 감찰기획관, 광주지검장, 부산고검장, 서울고검장을 역임했다.

    2013년 12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면서 당시 법무장관인 황교안 총리(13기) 아래에서 1년 2개월간 일한 바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김현웅 내정자의 특수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황교안 국무총리가 추진 중인 정치·사회 등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수 역전' 인사가 이뤄진 것도 주목된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14기. 김현웅 내정자는 두 기수 아래인 16기다.

    특히 김현웅 내정자가 김진태 총장의 지휘를 받았던 현역고검장이라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김 내정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반대로 김진태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자리에 서게 된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렇게 되면 12월 초에 2년 임기가 끝나게 되는 김진태 검찰총장이 용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김진태 총장이 검찰 조직을 잘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후배가 법무장관이 된다고 해도 물러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여당 내에선 김진태 총장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낙마로 흔들릴 뻔한 검찰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굵직굵직한 사건을 잘 처리했다는 긍정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번 인선으로 김진태 총장을 밀어낼 의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