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케다의 "당신의 지갑을 두 배로!"를 벤치마킹하나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9일 4·29 재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내가 생각하는 선거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지갑]이라는 답을 선택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9일 4·29 재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서 [내가 생각하는 선거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지갑]이라는 답을 선택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9일 열린 4·29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장 수여식에서 "내가 생각하는 선거는?"이라는 질문에 "지갑"이라는 답을 선택했다.

    이어진 정책의원총회에서도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4월 재보선의 의미는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선거"라며 "우리 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서 국민의 지갑을 지켜주고 두툼하게 만들 것이라는 희망을 드려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문재인 대표가 '지갑'과 함께 최근 소득주도성장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전 일본 총리가 떠오른다는 말이 나온다.

    이케다 하야토 전 총리는 "당신의 지갑을 두 배로 만들어 드리겠다"는 이른바 '소득배증계획'으로 1960년 11월 열린 일본 중의원 총선거를 자유민주당의 대승으로 이끈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당시 선거는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개정에 반대하는 '안보 투쟁'의 여파로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내각이 붕괴되면서 치러졌기 때문에 1955년 보수합동으로 출범한 자민당의 최대 위기로 일컬어졌었다.

    하지만 이케다 전 총리는 '소득배증계획'을 내세워 세간의 관심을 정치에서 경제로 돌리면서 교묘하게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이케다 전 총리의 선거 전략인 △경제의 이케다 △소득배증계획은 문재인 대표의 △유능한 경제정당 △소득주도성장론을 연상시킨다.

     

  • ▲ 박정희 전 대통령(사진 왼쪽)이 이케다 하야토 전 일본 총리(사진 오른쪽)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DB
    ▲ 박정희 전 대통령(사진 왼쪽)이 이케다 하야토 전 일본 총리(사진 오른쪽)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DB


    특히 이케다 전 총리는 총선이 열리기 네 달 전인 1960년 7월 자민당 총재 취임 기자회견을 하면서 "가난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지 못함을 걱정한다는 말(『논어』 계씨 편)이 있지만, 나는 가난과 불평등 모두를 우려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일련의 보고서를 통해 "서민의 중산층 진입 열망, 더 나은 생활을 원하는 보통 사람의 계층 상승 욕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서민을 중산층으로, 중산층을 부자로 계층 상승시키는 전략'을 장기 집권 플랜으로 제시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은 같은 날 정책의총에서 발제를 통해 "포용적 성장을 통한 선진복지국가 건설"을 국가적 과제로,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책으로 소득주도성장론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민병두 원장의 발제에 대해서 당시 의총에서는 이렇다할 이견이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케다 하야토 식의 "경제는 맡겨달라"는 경제 우선, 소득 우선 전략이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문재인 대표의 기본 전략으로 채택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때는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를 부르짖던 정당이 이제 와서 국민의 지갑을 지켜주겠다고 나서는 것은 변신이 너무 급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