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 피란민 1만 4,000명 구한 '기적의 배'93년 중국에 고철로 팔려 산산조각‥구명튜브만 개인 소장용으로 받아
  • ▲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한 '메러디스 빅토리호.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인정돼 지난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이미 1993년에 고철용으로 중국에 판매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안재철 저 <생명의 항해> 중에서
    ▲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한 '메러디스 빅토리호.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인정돼 지난 2004년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이미 1993년에 고철용으로 중국에 판매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 안재철 저 <생명의 항해> 중에서


    1950년 12월 23일 북한 흥남부두를 떠난 미군의 마지막 수송선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 호에는 피란민 1만 4,000명과 47명의 선원들이 타고 있었다.

    일반 화물 운반용으로 제조된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선원들이 머무는 선실 외에는 변변한 객실조차 마련되지 않은 전형적인 수송선이었다.

    그러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선장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는 "태울 수 있는 데까지 태워보겠다"며 행렬이 끝날 때까지 피란민들을 승선시켰다.

    138미터 갑판까지 사람들로 꽉 들어찬 상태에서 닻을 올린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이틀 후 대한민국 최남단 거제도에 무사히 당도, 1만여 피란민들의 목숨을 구했다.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 호가 1만 4,000명의 생명을 구출한 것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이 영예로운 기록은 반세기가 지난 뒤 영국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안재철 월드피스자유연합 이사장은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상급선원이었던 로버트 러니(J. Robert Lunney) 박사와 함께 기네스 기록을 신청, 2004년 9월 영국 기네스 본사로부터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가장 많은 구조작전(The largest rescue operation by a single ship)을 한 배로 세계기록에 등록됐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공로로 라루 선장은 훗날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을지무공훈장을 받았고, 선원들은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1958), 미국의 '용감한 선박' 표창, 상선단 공훈메달(1960) 등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다수의 인명을 구한 공훈으로 기네스 기록까지 오른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1993년 '고철용'으로 중국에 팔려 역사 속으로 쓸쓸히 사라지고 말았다.

  • ▲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한 '메러디스 빅토리호.   ⓒ 월드피스자유연합
    ▲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한 '메러디스 빅토리호. ⓒ 월드피스자유연합



    ◆ 기네스북 오른 '기적의 배', 중국서 고철로 분해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1945년 7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건조돼 일생을 시작했다. 1950년 12월 '흥남철수작전'에 참여, 1만 4천명의 북한 피란민을 구출하는 진기록을 세운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1966년 8월 22일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1970년 1월 30일 캘리포니아주 수산 베이 예비선단으로 들어갔다.

    1971년 3월 11일 현역에서 완전히 은퇴한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1993년 8월 9일 워싱톤 주에 있던 첸코 인터내셔날에 미화 33만 5,900달러로 판매됐다. 이후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중국에서 고철로 분해되는 과정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철 이사장은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진정한 유품은 우리들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생명을 중시하는 '헌신'이 아닐까 싶다"며 "자신들의 목숨마저도 위태로운 상황에 인명 구출에 소홀함이 없었던 구조 대원들의 '인류애(人類愛)'야말로 메러디스 빅토리 호가 남긴 진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재철 이사장은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우리에게 '정신적인 유산'만 남긴 게 아니라 몇 가지 부속품을 실제 유품으로 남겼다"며 "영광스럽게도 이 중 일부는 저희 월드피스자유연합에서 건립할 밀레니엄파크 기념관에 전시하기로 약속이 돼 있다"고 밝혔다.

    안 이사장에 따르면 메러디스 빅토리 호가 해체될 당시, 배의 부속품 중 몇 가지가 유품으로 미국 해운청의 수산 베이 예비선단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2000년대 초반 안재철 이사장이 '흥남철수작전 알리기' 사업에 뛰어든 직후, 미국 해운청의 선단 관리 책임자인 피터 와그너(Peter C. Wagner)로부터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유품이 남아 있다"는 연락을 받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재철 이사장이 공개한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유품은 아래와 같다.

    ◇ 나침의함(BINNACLE)
    ◇ 나침의함 공(BALL, BINNACLE)
    ◇ 선박 건조업체 명판(BUILDERS PLATE)
    ◇ 자이로 리피터(GYRO REPEATER WITH STAND) : 자이로 컴퍼스에 의해 자동적으로 진북을 가리키는 항해용 나침의
    ◇ 배의 키 표시기(RUDDER INDICATOR)
    ◇ 엔진 오더 텔레그라프(ENGINE ORDER TELEGRAPH)
    ◇ 엔진 오더 텔레그라프 2 (ENGINE ORDER TELEGRAPH 2)
    ◇ 구명 튜브(LIFE PRESERVER)

  • ▲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피란민 14,000명을 구출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허무하게도 이미 사라졌지만, 배의 부속품 중 몇 가지가 유품으로 미국 해운청의 수산 베이 예비선단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일부는 안재철 이사장과 월드피스 밀레니엄파크 기념관에 귀속돼 전시될 예정이다. ⓒ 안재철 저 <생명의 항해> 중에서
    ▲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피란민 14,000명을 구출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허무하게도 이미 사라졌지만, 배의 부속품 중 몇 가지가 유품으로 미국 해운청의 수산 베이 예비선단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일부는 안재철 이사장과 월드피스 밀레니엄파크 기념관에 귀속돼 전시될 예정이다. ⓒ 안재철 저 <생명의 항해> 중에서

    안재철 이사장은 "이들 유품 중에서 구명 튜브(LIFE PRESERVER)는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생존선원인 로버트 러니씨가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를 자신에게 기증한 바 있다"며 "이 구명 튜브는 개인이 보관하고 있는 유일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유품"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러니(J. Robert Lunney)씨는 '기적의 배(Ship of Miracle)' 번역 작업을 하다 친분을 맺게 된 사이죠. 원본이 하도 부실해서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사무장을 맡았던 러니씨에게 부탁, 사실과 다르게 묘사된 부분들을 대거 손질했습니다.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생존 선원으로서 과거 흥남철수작전에 대해 많은 증언과 자료를 건네 주신 분이죠.


    안재철 이사장은 "러니씨는 그동안 흥남철수작전에 대한 많은 자료를 모아 온 자신이 '2대 캡틴'이라고 자부해 왔는데, 자기가 죽으면 먼지 속으로 다 없어질 자료들을 세상에 드러내 빛으로 끌어준 저(안재철)를 '3대 캡틴', 즉 '캡틴 오브 스토리(Captain of Story)'라고 부르고 싶다는 말을 했다"면서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기꺼이 본인이 소장 중이던 '구명 튜브'를 저희 월드피스자유연합에 기증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철 이사장은 "저희가 보관 중인 구명 튜브는 단순한 유품이 아닌, 자신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생명구출작전에 최선을 다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 선원들의 '숭고한 희생 정신'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안재철 이사장은 "영화 '국제시장'의 인기로 과거 '흥남철수작전'과 '메러디스 빅토리 호' 를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이에 그동안 고이 간직해왔던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유일한 개인 유품인 '구명 튜브'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안재철 이사장은 지난 주말, 미국 뉴저지 자택에서 보관 중이던 '구명 튜브'를 갖고 국내로 들어왔다. 현재 '구명 튜브'의 전시 기간과 방법 등을 놓고 내부 관계자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피란민 14,000명을 구출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허무하게도 이미 사라졌지만, 배의 부속품 중 몇 가지가 유품으로 미국 해운청의 수산 베이 예비선단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일부는 안재철 이사장과 월드피스 밀레니엄파크 기념관에 귀속돼 전시될 예정이다. ⓒ 안재철 저 <생명의 항해> 중에서
     
  • ▲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피란민 14,000명을 구출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허무하게도 이미 사라졌지만, 배의 부속품 중 몇 가지가 유품으로 미국 해운청의 수산 베이 예비선단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일부는 안재철 이사장과 월드피스 밀레니엄파크 기념관에 귀속돼 전시될 예정이다. ⓒ 안재철 저 <생명의 항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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