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청진시, 무산군 일대 김씨 일가 우상화 선전물 줄줄이 붕괴
  • ▲ 김일성 우상화 벽화. 북한에는 이런 김씨 일가 우상화 작품들이 곳곳에 서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김일성 우상화 벽화. 북한에는 이런 김씨 일가 우상화 작품들이 곳곳에 서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최근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등 김씨 일가를 우상화한 조형물이 줄줄이 붕괴되는 일이 벌어지자 김정은 집단이 “남조선과 연계된 불순분자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함경북도의 소식통이 전한 이야기 가운데 일부다.

    “2014년 11월 함경북도 무산군 독소리에 있던 대형 유화작품 벽화 ‘사령부를 목숨으로 보위하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무너졌다. 이 대형 유화작품은 시멘트 벽체로 된 구조물에 부착되어있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무너진 유화 작품은 1940년 6월 만주군 간도특설대와 김일성, 김정숙을 그린 유화 작품으로, 양강도 대홍단군과 함경북도 무산군을 연결하는 길목에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1970년대 후반 건설돼 40년이 다 되어 가는 노후 건축물이었다.

    또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도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다고 한다.

    “무산군에서 2014년 11월 초 ‘1호 영상’ 벽화가 허물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비슷한 시각 청진시 수성천 일대에서도 대형 선전구호가 무너져 내렸다.”


    이 가운데 대형 선전구호는 청진시 수남구역과 송평구역을 잇는 다리 양측에 세워져 있었는데 길이가 무려 30m를 넘었다고 한다. 이 중 송평구역 쪽에 설치한 선전구호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 ▲ 평양 만수대에 세운 김일성과 김정일 대형 동상. ⓒ北선전매체 화면캡쳐-뉴포커스
    ▲ 평양 만수대에 세운 김일성과 김정일 대형 동상. ⓒ北선전매체 화면캡쳐-뉴포커스

    함경북도 일대에서 김씨 일가의 우상화 선전물이 줄줄이 무너지거나 훼손되는 일이 일어나자 김정은 집단은 “남조선과 연계된 불순분자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였다.

    북한에서는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는 선전물은 ‘1호 작품’으로 지정돼, ‘사적물 관리사무소’와 같은 별도의 조직과 인원들이 관리하고 있다. 특히 북한 전역에 있는 3만 8,000여 개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은 유사시 최우선 대피시켜야 하는, 북한의 ‘국가 보물’이라는 것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북한 소식통들은 “남조선과 연계한 세력의 소행이 아니라 워낙 오래된 조형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생긴 일”로 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한 소식통의 말이다.

    “2014년 말 무산군과 청진시에서 일어난 벽화, 구호 붕괴 사고를 아직도 떠들고 있다. 당, 사법기관에서는 이 사고를 한국과 연계된 북한 내부 불순분자들의 책동으로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건 (당 지도부가)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실제 무너진 벽화나 구호는 다른 선전물과 달리 바람이 매우 강한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 ▲ "저기, 저 자가 울 할아버지 그림 망가뜨린 거 아냐?" 김정은 집단은 김씨 일가 우상화 선전물이 훼손된 것을 한국 정부와 연계된 세력의 소행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저기, 저 자가 울 할아버지 그림 망가뜨린 거 아냐?" 김정은 집단은 김씨 일가 우상화 선전물이 훼손된 것을 한국 정부와 연계된 세력의 소행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 집단이 김씨 일가의 우상화 선전물 붕괴와 훼손을 한국 탓으로 몰아가는 것은 내부 사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집권한 이후 제대로 된 정책이나 전략을 내놓지 못했다. 대남비방과 협박을 거듭해도 한국 정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주변국과의 관계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1호 선전물’의 훼손을 한국 정부 탓으로 돌려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