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칭찬 릴레이 "겸손하고 훈련 매진하는 성실맨"
  • ▲ 이정협 선수.ⓒ대한축구협회
    ▲ 이정협 선수.ⓒ대한축구협회

    【뉴데일리 스포츠】2015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을 선발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은 그 누구도 몰랐던 신예 이정협(24)을 발탁했다. 그리고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이정협의 이름을 이제 모르는 축구 팬이 없다. 

    이정협은 완전 무명은 아니다. 1년 전까지 이정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고교·대학 최고의 공격수가 바로 이정협이다. 그는 군 입대를 앞두고 이름을 개명했다. 이름을 바꿔 더욱 생소한 선수가 됐다.  

    최근 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두고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이정협은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리며 차세대 공격수 탄생을 예고했다. 그리고 자신을 발탁한 슈틸리케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결과로 전했다.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던 이정협

    이정협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기 전까지 그는 축구 인생 내내 국가 대표팀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이정협은 2009년 부산MBC고교축구대회 최우수선수로 선발된 후 같은 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대비 훈련에 소집됐다. 

    그렇게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최종 엔트리에서는 빠졌다. 2011년 20세 이하 대표팀 제주 동계훈련에도 소집됐지만 최종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프로 데뷔, 그리고 상무 입대

    2012년 제43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득점왕에 오르며 대학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등극한 이정협은 2013년 부산 아이파크의 러브콜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외국인 공격수들과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정협은 27경기에 나서 2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정협은 2013년 군 복무를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그는 상무에서도 주전은 아니었다. 후반 교체 출전하는 조커로 활약했다. 하지만 25경기에 나서 유효슈팅 10개 중 4골을 기록하며 골 결정력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정협을 지도했던 부산 아이파크의 윤성효 감독과 상무의 박항서 감독(56)은 입을 모아 이정협의 잠재력을 칭찬했다. 

    두 감독은 "아직은 설익은 과일 같은 선수지만 잠재력이 무한한 선수라서 경험만 잘 쌓는다면 국가대표 원톱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윤성효 감독은 이정협을 동래고등학교 시절부터 지켜봤었다. 숭실대학교 진학과 부산 아이파크 영입 등에 윤 감독의 입김이 작용했었다. 

    윤성효 감독은 "이정협은 헤딩력과 움직임이 좋은 전형적인 원톱형 공격수"라면서 "성실게 운동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했었다"라고 말했다. 

    프로 데뷔 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정협은 상무에서 독하게 연습했었다. 박항서 감독은 "팀 훈련이 끝나면 추가로 개인 훈련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부족한 부분을 찾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산 사나이 이정협…박성화·최용수 후배

    부산에서 1991년 태어난 이정협은 부산 축구명문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동래고등학교 축구부는 박성화(59)·최용수(43) 등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었던 선수를 배출한 학교다. 

    고교 시절 남다른 신체조건과 골 결정력으로 지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정협은 키 186㎝의 장신 공격수다. 공중에 떠오른 공을 슈팅으로 연결하는데 유리한 신체 조건이다. 

    또 발이 빨라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인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이정협 선수를 "빠른 발로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정통 공격수"라고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정협은 전형적인 타깃맨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며 "상대의 수비진 중심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이정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후 더 겸손해졌다. 그는 "주전 공격수로 발탁된 게 아니라 이동국·김신욱 선배의 부상으로 기회가 온 것 뿐"이라며 "이 기회를 살려 앞으로 형들이 대표팀에 복귀했을 때도 주전경쟁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