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의원대회 일정 겹치자 배우자 보내기도
  • ▲ 새정치민주연합이 본격적으로 2·8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출마자들이 보이는 각양각색의 언동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을 취재하는 취재진들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본격적으로 2·8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출마자들이 보이는 각양각색의 언동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을 취재하는 취재진들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공동 주최한 '오늘, 대한민국의 내일을 생각한다' 토론회가 열린 29일 국회 귀빈식당.

    김한길 의원의 발제가 한창 이어지는 도중 뒤늦게 토론회장에 도착한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출마자가 옆 자리의 다른 의원에게 "자기는 이번에 전대 안 나가지?"라고 묻는다.

    출마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대뜸 본론이 나온다. "그럼 이번엔 나 좀 도와줘."

    이 출마자는 김한길~유승민 의원의 발제문 낭독에는 아랑곳 않고 몇 차례 자리를 옮겨다니며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더니, 이어진 지정토론 이전에 먼저 자리를 떴다.

    남의 토론회에 와서 발제에는 관심 없이 선거운동만 하다 돌아간 셈이다.

    새정치연합이 본격적으로 2·8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출마자들의 천태만상이 빚어지고 있다. 농담 한 마디도 전당대회와 연관해서 던질 정도다.

    또다른 최고위원 출마자는 새정치연합 각 지역위원장들의 지역대의원대회(옛 지구당 개편 대회)를 샅샅이 훑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3월 안철수 신당과 통합하며 전국 246개 지역위원회 전부가 공석이 됐던 새정치연합은 얼마 전에야 조강특위를 통해 전국 지역위 구성을 마무리해, 최근까지 각 지역대의원대회가 한창 진행된 바 있다.

    연이은 지역대의원대회로 일정이 겹치자 이 최고위원 출마자는 한 지역구에 자신의 배우자를 대신 보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 출마자의 배우자가 참석한 지역대의원대회를 주관한 새정치연합 핵심당직 의원은 "배우자까지 보낸 걸 보니, 출마하려는 자세가 제대로 돼 있더라"며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새해 첫날인 1일 열린 단배식과 4·19 묘역 참배 등에도 전당대회와 관련된 농담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당 부설 정책연구원인 민주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단배식에 예상외로 많은 인원이 몰리자, 사회자로 마이크를 잡은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은 "2·8 전당대회가 있어 많은 분들이 오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상임고문과 비대위원까지만 내빈 소개를 하려다 '최고위원 출마자들도 소개하라'는 쪽지를 받고 황급히 소개 대상자를 늘리기도 했다.

    단배식 참석자들은 이날 마이크를 돌려가며 한마디씩 했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주선 의원은 "우리 당이 2·8 전당대회를 통해 정말 국민의 신뢰를 받고 지지받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며 "구호와 주장을 넘어서 행동과 실천으로 답변하는 정당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했다.

    하지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문병호·주승용·오영식·이목희 의원에게는 마이크가 넘어오지 않았다.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은 "(덕담은) 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까지만 했다"며 "최고위원 후보님들도 계시지만, (그 분들까지 하면)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끊었다.

    전당대회 관계로 흥행에 성공(?)한 단배식에서조차, '마이너리그'라 불리는 최고위원 경선의 서러움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단배식을 마친 의원들은 현충원 참배를 거쳐 수유동으로 이동해 4·19 민주묘역을 찾았다. 4·19 민주묘역은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오영식 의원의 지역구인 강북갑에 위치해 있다.

    강북갑 지역위원회는 흰 천막 아래 따뜻한 커피 등 음료수를 준비해놓고 당 관계자들을 맞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쓰여진 파란 현수막도 준비했다.

    철저히 준비된 모습을 본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을 뽑으면 오영식이 되겠다"라며 웃었다. 문희상 위원장도 방명록을 작성하고 나오면서 "강북갑 파이팅, 오영식 파이팅"이라고 외치자, 오영식 의원과 최고위원 경선에서 경합하는 문병호 의원이 곁에서 "편파적"이라고 농담을 하며 웃는 모습도 목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