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의 말이 짧아졌다
북한 내 휴대전화 단속이 강화되면서,
가족끼리 전화통화를 하는 것도 기존의 5분 내외에서 1분 내외까지 줄어들어.
신준식 (뉴포커스)
최근 북한이 휴대폰 단속을 강화하면서, 국경 연선에 있는 휴대전화 기지국까지 수시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면 보위부 요원들이 즉각 출동해 검열을 실시한다. 중국과의 연락이 많아지고, 탈북자가 늘어난 후 북한 정권이 취한 조치다.
탈북자들은 가장 소중하고 두려운 1분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전화통화를 할 때라고 말한다. 2013년 탈북한 최미연 씨는 '남한에 있는 가족들은 서로 안부를 물을 때 '잘 지내냐'고 한다. 탈북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잘 지내'라고 묻는 것은 단순한 안부가 아니라 그야말로 '生死(생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북한 내 휴대전화 단속이 강화되면서, 가족끼리 전화통화를 하는 것도 기존의 5분 내외에서 1분 내외까지 줄어들었다. 최 씨는 '예전에는 북한에 있는 동생이 '언니 거기는 살기 좀 어때?'라는 말까지 했는데 요새는 거의 단답식으로 바뀌었다'면서, '최대한 간결하게 말해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더불어 최 씨는 '요새는 전화를 하면 1분도 채 못한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말투가 바뀐 동생 때문에 어느 땐 '얘가 진짜 내 동생 맞나'싶을 정도다. 말이 많은 동생이지만, 북한 체제에서 어쩔 수 없다는 건 아는데 마음이 아프다. 북한이 너무 강경하게 휴대전화 단속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국경지대에서 북한과 밀수를 하는 조선족 김명민 씨도 같은 말을 전했다. '밀수의 특성상 북한에 있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일이 잦은데, 최근에는 최대한 말을 아껴서 꼭 필요한 말만 한다'면서, '빠르게 말하기 위한 은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말해야 하니까, '필요 물품, 장소, 시간'만 말하고 끊는다. 요새 북한 정세로 보면 통화를 오래할수록 이득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하는 강한 통신 압박이 결국 북한 주민들의 말을 점점 짧아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