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민정수석실의 그 어느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다” 조선일보 측 “내용 짜깁기해 보도하는 것은 명예훼손 해당”
  • 저를 알고 있는 모든 분께!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언론인들이 저를 비난하고 덫으로 몰고가고 있지만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신 것은 감사드립니다.

    경찰 생활하면서 16년 동안 월급만 받아 가정을 꾸리다보니 대출 끼고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 생활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 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습니다.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한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은 행복합니다.

    제가 정보관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였으나 그 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조OO와 조선일보 김OO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 없고. 단지. 세계일보 조OO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김OO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가 너무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료이자 아우인 한O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멸시와 경멸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세계일보 조OO 기자도 많이 힘들 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한O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이나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 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 O아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라.

    그리고 부탁하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한O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O아.

    언론인들에게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택합니다.

       - 14일 유가족이 공개한 최모 경위의 유서 전문


  • ▲ 유족들이 공개한 최모 경위의 유서. ⓒSBS 방송화면
    ▲ 유족들이 공개한 최모 경위의 유서. ⓒSBS 방송화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다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의 유서가 유가족들에 의해 공개됐다.

    유서에는 “민정비서관실에서 너(한모 경위)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청와대 측의 회유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앞서 최모 경위는 지난 11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체포되기 전날인 8일 민정수석실에서 파견된 경찰관이 ‘혐의를 인정하면 선처해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경위에게 했다는 것을 한 경위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한 모 경위를 민정수석비서관실의 그 어느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고 따라서 제안도 없었다”고 밝혔다.

    민경육 대변인은 또 “한 경위에 대해서도 구속 영장이 청구됐고, 한 언론보도를 보면 한 경위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담당 판사에게 밝힌 것으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김OO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가 너무 힘들게 됐다”는 대목도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는 해당 내용의 일부를 보도한 언론을 대상으로 “이 기사들은 본지가 파악한 유서 내용이나 맥락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유서 전체(수첩 14쪽 분량)를 파악하지 않은 채 유서에도 없는 단어와 내용을 짜깁기해 보도하는 것은 고인의 유서를 왜곡해 혼란을 초래하는 동시에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유서 내용과 관련해 청와대와 조선일보 일단 부인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14일 자살한 최모 경위 유서가 공개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 경위의 유족은 “유서의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며 장례식이 끝나면 다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최 경위의 유서를 토대로 검찰 수사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