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이 땅콩을 매뉴얼대로 주지 않았다며 '램프리턴' 명령


  • 컴퓨터 암호 몰라 헤매는 사무장에 분노
    승무원 대신 '사무장 강제하차' 지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 부실'을 이유로, 이륙 직전 '회항'을 지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오전 0시 50분(현지시각) 미국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견과류(땅콩)을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탑승 게이트로 비행기 방향을 돌리라"는 '램프리턴'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램프리턴'은 항공기가 활주로로 향하다 다시 탑승 게이트로 가는 것을 일컫는 말로,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이뤄지는 응급 조치다. 따라서 이번처럼 서비스 부실을 이유로 '램프리턴'을 지시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조현아 부사장은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타고 있던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 식품을 봉지째 건네자, "왜 땅콩을 봉지째 주느냐"고 호통을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매뉴얼에 따르면 승무원은 보통 승객에게 의향을 먼저 물은 뒤 손님이 먹겠다는 의사 표시를 하면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 건네도록 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조현아 부사장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봉지째' 땅콩을 내민 것은 '매뉴얼 위반'이라는 논리다.

    당시 격분한 조현아 부사장은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는데, 사무장이 컴퓨터 암호를 풀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자, 고함을 지르며 사무장에게 당장 내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수를 돌린 항공기는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은 뒤 재차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 도착하는 시간이 총 11분 지연됐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