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회동 중 퇴장 "신용카드 소득공제 빠진 것 여당이 사과해야"
  • ▲ 2일 오전 11시 30분, 양당 원내대표 긴급회동에 앞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일 오전 11시 30분, 양당 원내대표 긴급회동에 앞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2일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에 걸쳐 회동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2차 회동을 갖고 본회의 전에 현안의 일괄 타결을 재차 시도할 예정이다.

    2일은 헌법상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이지만, 양당은 예산부수법안과 관련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새로 시행된 부수법안 제도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지난달 26일 국민건강증진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14개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들 법안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2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 상황이다.

    하지만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정부 원안이라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조세특례제한법은 정부 원안대로 처리될 경우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이 기존의 일몰 규정으로 인해 내년부터 폐지된다. 당초 여야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을 2년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드시 여야 합의로 수정안이 먼저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담뱃값 2000원 인상과 관련이 있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됐지만, 담뱃갑에 흡연경고그림을 부착하는 조항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조항과 관련해 여야간에 이견이 있는데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흡연경고그림 부착 조항은 세입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 조항"이라며 여야 합의에 의한 수정안이 마련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2일 중으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5분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실을 찾아 회동을 가졌다.

  • ▲ 2일 오전 11시 30분, 양당 원내대표 긴급회동에 앞서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일 오전 11시 30분, 양당 원내대표 긴급회동에 앞서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완구 원내대표는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야당 원내대표실을 자주 찾아뵙고 협의하는 모습이 하나의 전통이 됐으면 좋겠다"며 "오늘 희망컨데 12년 동안 한 번도 못했던 예산안 법정처리를 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윤근 원내대표는 "(야당의 요구에는) 야당의 요구만이 아닌 국민의 요구가 담겨 있으니, 여당이 좀 너그럽게 많은 것을 수용해줬으면 좋겠다"며 ""손수 찾아오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찾아온 만큼 많은 것을 가져오셨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새정치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가 회동 도중 여당의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일방적으로 퇴장하는 사건마저 벌어져, 1차 회동의 결렬을 예감케 했다.

    회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요청받았을 때부터 "이야기할 게 뭐가 있다고…"라고 혼잣말을 하는 등 불만스러운 모습이었던 안규백 원내수석은 회동이 시작된지 15분여가 흐른 오전 11시 50분 무렵에 먼저 회동에서 퇴장했다.

    퇴장한 안규백 원내수석은 취재진을 만나 "원내대표끼리 합의하든 말든 난 동의할 수 없다"며  조세소위를 열자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여당이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연장 등이 빠진 것에 대해 공식적인 유감 표명을 하지 않는 이상 내 양심으로 (회동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계속된 양당 원내대표 비공개 회동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기재위 조세소위를 본회의 전에 긴급 소집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원내대표는 각 당의 기재위 간사와 함께 현재까지 논의된 현안과 입장차에 대해 정리한 뒤, 잠시 뒤인 오후 2시 30분부터 다시 만난다. 이들은 2차 회동을 통해 본회의를 개의해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일괄 처리하기 위한 조율을 다시 한 번 시도할 예정이다.

    한편 본회의는 당초 이날 오후 2시에 개의할 예정이었지만, 양당 원내대표간 합의가 지연됨에 따라 연기된 상황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오후 4시 본회의 개의 예정을 알리는 문자를 보냈지만, 1차 회동 결렬에 따라 오후 5시는 넘어야 본회의가 개의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13명의 의원이 본회의 발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밤 10시 전까지는 예산안이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