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초점… 소송 대가 9억? 상대방 1억도 안 돼
  • 검찰의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 입법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돼, 치협이 조성한 ‘네트워크 척결기금’ 25억 중 사용처가 모호한 9억여원의 행방이 이 사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불법 쪼개기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치협이, 조직적으로 이 돈을 로비자금으로 썼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치협은 물론 입법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야당 전현직 의원들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김세형 전 치협 회장이 '9억원'의 용처와 관련돼, 이 돈을 치협 고문 변호사인 A씨에게 소송 비용으로 줬다고 진술하면서, 앞으로 검찰의 수사는 '9억원 수임료의 실체'와 야당 국회의원 츨신 A변호사의 역할에 집중될 전망이다.

    검찰은 조만간 A변호사를 소환 조사하고, '9억'의 행방을 추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 2014년 10월31일, 중앙지검 공안1부는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입법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압수수색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2014년 10월31일, 중앙지검 공안1부는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입법로비를 벌인 의혹을 받는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압수수색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소송 대가 9억여원… 상대방은 1억원도 안돼

    치협이 전현직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입법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은, 시민단체인 어버이연합이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얼개가 드러났다.

    고발장에 따르면, 치협 간부들로부터 개인후원금을 받은 야당 정치인은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 등 야당 현역의원 12명과 전직의원 1명 등 모두 13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현철 부장검사)는 이들 전현직 야당 의원들의 후원금 계좌 입금기록이, 2012년 초에 집중된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회가 '의료법 개정안'을 2011년 12월 통과시킨 뒤인 2012년 초, 치협 간부들은 개인 명의로 법안 발의와 통과에 애를 쓴 의원들에게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다.

    이와 관련, 김세영 전 회장은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 사용내역이 베일에 쌓여있는 '현금 9억 원' 대부분을 치협 고문변호사 A씨에게 수임료로 지급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11년부터 치협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A변호사에게, 유디치과 등 네트워크 치과들과 관련된 여러 건의 소송을 위임하면서, 9억원 상당의 수임료를 지급했다는 것이 김 전 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광고비용을 포함하더라도 A변호사에게 9억원 가까운 거액을 수임료로 지급했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치협과 소송을 한 네트워크 치과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치협과의 소송비용을 포함, 법무법인 비용을 모두 합해도 연간 1억 미만"이라며, '9억원 수임료' 주장에 의문을 표시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횡령 및 입법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제의 9억원이 '입법로비'에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검찰 역시, 이 돈이 야당의원들에 대한 입법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치협 측이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보내라"며, 일부 치과의사들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치협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관련 의혹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9억원'의 행방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 ⓒ 뉴데일리DB
    ▲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 ⓒ 뉴데일리DB

    A변호사, 치협 '입법 로비'..'가교' 역할?

    치협과 야당의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A변호사는 야당 국회의원 출신이다.

    A변호사는 새정치국민회의 비례대표로 지난 2000년 국회에 입성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적도 있다.

    특히 A변호사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적어도 이 때부터, '치협 입법 로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과 친분이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양승조 의원은 2011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당사자다.

    A변호사가 건보 이사장으로 재임하던 2004년 9월23일, 공단은 양승조 의원과 ‘미결수용자 보험급여 적용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A변호사는 올해 1월24일, 양승조 의원이 주최한 ‘의료인 단체의 공공성 강화 및 윤리위원회 활성화를 위한 입법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A변호사는 2011년 중순부터 의료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치협 기관지 <데일리덴탈>은 A변호사의 활동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덴탈>은 2011년 6월9일자 기사에서, 김세영 전 회장이 A변호사를 만나 "불법 네트워크 근절 대책 및 치과계 현안에 대해 치협 협회장실에서 1시간 가량 간담회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데일리덴탈>은 2011년 6월20일자 기사에서, "치협이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개최해 ‘피라미드 치과’ 척결에 대한 의지를 하나로 모았다"며, A변호사가 ‘보건의료환경의 변화와 불법네트워크 치과’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6월23일자 기사에서 <데일리덴탈>은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노홍섭)가, 불법 네트워크의 경영방식이 의료공공성에 미치는 영향과 법적인 문제점을 찾기 위한 연구를 우선과제로 채택,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며, A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연구를 맡았다고 전했다.

    같은 날, <데일리덴탈>은 A변호사의 인터뷰 기사를 싣기도 했다

    A변호사는 인터뷰에서 '불법 네트워크 척결'을 위해, “철저한 법률분석과 증거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8월 11일 이 매체는, “불법 네트워크 퇴사시 법적 불이익 절대 없다”는 A 변호사의 기자 간담회 발언 내용을 보도했다.

    A변호사는 2012년 1월16일 <데일리덴탈>에, '개정 의료법의 의미'라는 제목의 특별 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당시 A변호사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어 시행을 앞두고 있다"면서 "이른바 불법네트워크 문제가 적어도 법정책적 차원에서 일단락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글에서 그는, 개정안 통과에 앞장선 국회의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