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100억원대 신규 프로젝트 착수 등 '이정현 효과' 발휘
  •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과 관련된 딜레마에 빠졌다.

    6일부터 국회의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공언한대로 지역구인 전남 순천·곡성에 '예산 폭탄'을 꽂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6월 30일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면서 "호남 예산을 늘려본 경험이 있고 획기적으로 예산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예산 폭탄을 퍼부을 자신이 있다"고 약속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 제출된 '2015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순천만 정원박람회의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사업에 10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 사업에는 2017년까지 88억 원의 추가 예산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계획이다.

    재정난 속에서도 순천시가 100억 원대 규모의 프로젝트에 새로 착수하고자 하는 것은 이정현 최고위원의 영향력을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전라남도 관내에 생태·해양안전 진로 체험관을 건설하는 '에코에듀체험센터'(가칭) 건립 사업의 부지가 순천시로 결정되기도 했다. 이 사업의 규모도 559억 원에 달한다. 전남교육청은 교육부의 특별교부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정현 최고위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소속 조충훈 순천시장이 지역 예산 확보 관계로 4일 이정현 의원실을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의 정치적 중심축이 급격히 이 최고위원 쪽으로 쏠리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16일 열린 광주광역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이 윤장현 광주시장을 상대로 "전남지사 및 전북지사와 함께 '이정현 사용법'을 공유해 호남의 예산폭탄을 현실화하라"고 조언하는 등 이정현 최고위원의 '예산폭탄'의 폭발력은 순천·곡성을 넘어 호남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인다.

  •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7·30 재보선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등에 업혀 활짝 웃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7·30 재보선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등에 업혀 활짝 웃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를 바라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시선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이정현 최고위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예산 폭탄'을 떨어뜨리며 정치력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은 보기 싫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딴죽을 걸고 나설 수도 없는 형편이다. 자신들의 텃밭인 호남의 예산 확보를 방해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라도 하면 정치적인 자살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공공연히 드러내놓고 이정현 최고위원의 호남 '예산폭탄'을 방해할 수는 없지만, 불편한 심기는 느껴진다.

    새정치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의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모해 전남 순천·곡성을 신청한 김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폭탄이라고 할 만한 예산은 없는 것 같다"고 평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