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청년 TF 33명에 당명 전권 넘겨키워드로 '자유·공화' 부상 … 설 전 완료"새 당명, 지방선거 후보에 보탬 되도록"
  • ▲ 김수민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 단장(맨 뒤 왼쪽에서 두 번째)과 단원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연수, 김수민, 장설화, 한주원, 이주형, 허지훈. ⓒ서성진 기자
    ▲ 김수민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 단장(맨 뒤 왼쪽에서 두 번째)과 단원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연수, 김수민, 장설화, 한주원, 이주형, 허지훈.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이 새 당명 논의를 공식 테이블에 올렸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청년이다. 지도부는 당명 개정의 전권은 2030 청년들로만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 맡겼다. 정당 역사상 당의 이름을 청년에게 통째로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TF를 이끄는 김수민 TF 단장(39·충북 청주 청원 당협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뉴데일리와 만나 "정당명은 그냥 단순하게 예쁘장한 이름과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당명 논의는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닌 '정체성 재정립 작업'이라는 것이다.

    김 단장은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홍보본부장을 맡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당명 개정 작업을 이끈 바 있다. 제20대 국회의원과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김종인·정진석·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도 홍보본부장을 맡았다.

    김 단장은 당명 변경 필요성을 두고 "이름만으로 변화 신호를 줄 수 있었던 시기와는 환경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4년 전에는 세련된 로고와 이름만으로도 '보수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었지만 탄핵 이후의 정치적 격변과 최근의 계엄 사태 등을 겪으며 이제 국민은 이름 뒤에 숨겨진 '인적 쇄신'과 '책임의 실체'를 본다"고설명했다.

    김 단장은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꿀 당시 '국민'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이번에는 변화한 정치 환경에서 현재 당명이 유권자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비용이 커졌는지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2030세대의 정치 소비 방식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의 2030세대는 이념에 매몰되지 않는다. 그들은 자유우파적 가치(자유, 공정)에는 동의하면서도 정당의 태도가 무능하거나 부패하면 즉시 지지를 철회한다"며 "브랜드의 충성도보다 '매력도'와 '신뢰도'가 훨씬 중요해진 아주 냉정한 시장 환경으로 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 ▲ 김수민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김수민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번 TF는 1984년부터 2003년생까지 MZ세대 33명으로만 구성됐다. TF는 새 당명 후보를 지도부에 제안하면 해산하는 한시적 조직이다. 당명 이후의 권한이나 자리도 전제로 하지 않았다. 청년이 당의 '결정 주체'로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단장은 TF 구성부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33명의 청년 TF단은 보통의 우리 정당의 청년들을 소비하는 패턴대로 정치에 깊게 관여되어 있는 특정 당협 인사로 꾸린 것이 아니라 당명을 만드는 과정에 실무로 참여할 수 있는 직간접적 전문성이 있는 친구들로 꾸렸다"고 했다. 이어 "TF 위원을 모으는 것부터 오래 걸렸다"며 "아마 당명 만드는 것과 비슷한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의 개입도 최소화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청년으로만 구성된 TF에 당명 개정 전권을 부여했다. 김 단장은 지도부의 구체적 지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장 대표가 뚜렷하게 우리에게 어떤 특정 단어를 써달라거나 아니면 특정 부분을 강조해 달라거나 하는 아주 특정한 목표를 주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TF 운영 방식도 세대 감각을 반영했다. 구성원들은 오프라인 회의 대신 비정기적인 온라인 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퇴근 이후 메신저로 던진 아이디어를 회의에서 다듬고 다시 숙성하는 방식이다.

    김 단장은 당명 개정의 문제의식을 '설명 비용'으로 정리했다. 그는 "지금 현재 빠르게 변화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우리의 당명이 유권자들이 느끼기에 과거의 이미지라든가 거리감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지점까지 도래한 것 같다"며 "특정 정치적 사건에 너무 지나치게 연결되어 버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장 경험도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장설화 TF 단원(36·경기 화성)은 "국민의 힘은 병사의 형태로 인해서 '국민의힘의 누구 후보' 이런 식으로 조사가 중복이 돼서 선거 캠페인을 할 때 어렵다고 느꼈다"고 했다.

    다만 TF 내부에서는 기존 당명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허지훈 TF 단원(28·서울 금천구)은 "(국민의힘에는) 국민과 함께 하겠다라는 그런 의미가 들어갔었다"며 "그래서 국민의힘이라는 새로운 당명이 생겼을 때 청년들도 유입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주형 TF 단원(28·인천)도 "사실 싫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바꾼다는 공감대로 회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김수민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발언하고 있다. 좌측부터 한주원, 김수민, 이연수, 장설화. ⓒ서성진 기자
    ▲ 김수민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발언하고 있다. 좌측부터 한주원, 김수민, 이연수, 장설화. ⓒ서성진 기자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당명 개정 대국민 공모전에서는 '자유'와 '공화'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김 단장은 "공모에 응한 전 세대에서 '자유'와 '공화'라는 단어가 최상단 이슈로 올라왔다"며 "저는 우리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들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해석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 사례를 들어 '단어의 체감' 문제를 언급했다. 김 단장은 "민주당은 중앙당뿐 아니라 전국의 시도에서도 '민주'라는 단어를 시민들에게 체감되는 언어로 인지시키는 작업을 수 년간 아주 성공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 자유와 같은 단어들을 관념과 추상적인 언어로 박물관에 전시해 놓은 것처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에 그쳤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단장은 당명 개정이 단어 조합을 넘어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자유와 민생이 우리 청년들이나 보수 지지층이 느끼기에 민생이나 실용, 경제로 연결되는 고리가 다 끊어진 상황인 것"이라며 "그래서 당명 개정은 단순하게 단어의 예쁜 조합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 우리 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될 목적지, 그 목적지를 규정하는 이름, 목적지에 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을 찾는 것 등 여러 가지 굉장히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TF는 설 연휴 전까지 새 당명 초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 달 첫째 주쯤 복수의 안을 지도부에 보고한 뒤 지도부 검토를 거쳐 2월 중순 새 당명이 발표될 전망이다. TF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새 당명으로 인지도를 쌓을 수 있도록 선거 일정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TF 내부에서는 당명 변경 이후를 더 무겁게 보고 있다. 김 단장은 "당명 개정 후부터는 사실 증명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이름값을 하는 정당이냐'에 대한 실천과 증명이 아주 고된 시간이 될 것이다. 그 정도의 의지와 구속력 없이 이름을 바꾸진 못한다"고 말했다.

    한주원 TF 단원(39·경기 성남)은 "'얘네가 국민의힘이래' 이런 비아냥이 아니라 정말 새로워져서 호감가는 정당명으로 '얘네가 쇄신했구나'라고 생각이 들 수 있는 정당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당명 변경은 TF 위원들에게 국민의힘을 향한 희망에 가까운 문제였다. 이름을 바꾼다는 선택이 곧 당의 태도와 방향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새 당명이 국민에게 건네는 첫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연수 TF 단원(26·경기 평택)은 "젊은 팀만이 낼 수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굉장히 독특한 창의력 돋보이는 그런 의견들도 개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화합, 국제 정세, 한반도 문제, 국민 행복을 위한 바람, 젊은 세대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 등을 품고 싶다고 밝혔다.

    허지훈 TF 단원은 "당명은 하나의 문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당 쇄신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한 번씩 열어볼 수 있는 문을 우리가 잘 준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