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깁기 왜곡' 논란에 방송 공정성 의무 위반 여부 검토
  • ▲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과거 한 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KBS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가 심의하기로 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24일 "KBS의 문 전 지명자 관련 보도가 짜깁기를 통해 전체 발언의 취지를 왜곡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방송의 공정성 의무 위반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심의 안건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내달 1일 자문기구인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심의한 후,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제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방송심의소위에서 행정지도로 결정낼 경우 7월 중 마무리될 수 있지만 법정 제재 가능성이 있는 경우 해당 방송사의 의견 청취를 거쳐 전체회의에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8월로 넘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왜곡보도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KBS는 24일 밝힌 입장을 통해 "해당 보도는 발언의 내용을 충실히 전달하려 했다"며 "문 후보자의 교회 강연 내용 전체를 들어봐도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온누리교회가 운영하는 CGNTV는 23일 "KBS는 CGNTV의 영상을 무단으로 짜깁기 보도함으로써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인격까지 크게 훼손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으면 민형사상의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을 내놨다.

    한편,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지난 17일 취임사에서 “방송과 통신에도 윤리와 규범, 절제와 책임이 요구된다”며 무책임한 비방과 명예훼손에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변희재, 인미협)는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교회에서의 설교를 악의적으로 조작 음해했다"며 KBS를 방심위에 제소했다.

    인미협 변희재 회장은 24일 트위터에 "방통심의위에서 KBS조작보도를 징계하면 청와대가 거짓보도에 속아넘어간 꼴이 되고 문제가 없다고 판정하면 박근혜 정권의 방통심의위 자체가 어용이 되는 것"이라고 썼다.

    다음은 인미협의 제소 이유에 대한 미디어워치(2014-06-12)가 보도한 내용.

    KBS의 최영철 앵커와 홍성희 기자는 6월 11일 9시 뉴스에서 “교회 장로인 문창극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라고 조작 보도를 시작했다.

    마치 한민족과 대한민국의 역사적 비극은 일제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므로 대충 받아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시청자들을 고의적으로 오인케 한 것이다.

    실제로 KBS 측은 문창극 지명자의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속으로.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너희들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는 발언만 뚝 잘라 시청자들에게 내놓았다. 이 발언만 보면 일제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시청자들이 오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 총리 지명자의 “아까 말했듯이”라는 앞선 부분을 찾아보면 “돌이켜보면 고비고비마다 하나님의 뜻이 있었음을 저는 확인합니다.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기 위해 고난을 주신 겁니다. 우리 민족에게 길을 열어주신 겁니다. 매번 길을 열어주셨어요. 지금까지 오면서 시련과 도전을 받았지만 그것이 기회가 되었고 그 기회가 되어가지고 나라가 왔습니다”라는 대목이 강조되어있다.

    즉 교회 장로 입장에서 교인들에게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대한민국의 발전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KBS의 최영철 앵커와 홍성희 기자는 이를 뻔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고의적으로 일제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 발언했다며 시청자들을 속인 것이다.

    최영철 앵커와 홍성희 기자는 일본이 이웃인 건 지정학적 축복이라고도 말한 부분도 슬쩍 뉘앙스를 조작해 친일 혐의를 덮어씌웠다.

    <녹취> 문창극(총리 후보자/2012년) :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받아와가지고 경제개발할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 우리보다 일본이 점점 사그라지잖아요,그럼 일본의 지정학이 아주 축복의 지정학으로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시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나 이 발언에서도 드러나듯 문창극 지명자는 대한민국이 일본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하는 철저한 극일 애국주의자이다.

    실제로 CBS와 친노포털 다음에서 역시 친일 칼럼으로 거짓음해한 문 총리 지명자의 2005년 3월 7일자 중앙일보 ‘나라의 위신을 지켜라’ 중에서는 “당했던 우리가 오히려 넓은 마음으로 나가면 그들 생각도 달라지지 않겠는가. 아니 그들은 뻔뻔하더라도 국제사회가 우리를 더 평가해 줄 것이다. 보상문제만 해도 억울한 점이 비록 남아 있더라도 살 만해진 우리가 위안부 징용자 문제를 우리 힘으로 해결하자. 이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다”라고 극일의 개념을 정확히 정리하고 있다.

    문 총리 지명자는 CBS와 친노포털 다음의 음해와 달리 이 칼럼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다. 그 땅을 보고 일본대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일본 땅이라고 말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는가. 정작 당당하게 나가야할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눈치를 보며 주뼛주뼛 어물거렸기 때문이다”라며 독도 문제에 소극적으로 나선 노무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문창극 총리 지명자는 정통 애국 인사로, 친노종북 언론들이 사활을 걸고 낙마시키려 달려들고 있다. 그러나 그 첫 총질을 공영방송 KBS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