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진영과 정면대결 양상...“경선 때 겨우 살아남았지”
  • ▲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 ⓒ이종현 기자
    ▲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 ⓒ이종현 기자

           

     

    언중유골(言中有骨)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나라를 망치는 것은 관피아가 아닌 정치마피아”라는 발언을 던져 파장이 일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홍준표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2002년 3월 초 대선을 앞두고 반듯한 나라를 만들자고 한나라당은 국가혁신위원회를 만들어 국가개조를 시도한 일이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DJ가 나라 기강을 허물어 트렸다고 보고 국가를 개조하자고 외치면서 그해 10월 책 한 권 분량의 보고서까지 냈지만 병풍공작에 말려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사장됐다.

    최근 국가개조론이 다시 등장하면서 소위 관피아가 나라를 망치는 주범처럼 묘사되는 것을 보고 참 생각이 짧다는 느낌을 받는다.

    관피아는 관료들의 부패에 불과하다. 정말 나라를 망치는 것은 이 나라의 정치마피아가 아닌가? 관료개혁에 불과한 것을 국가개조의 전부인 양 모두 흥분하고 있는 것도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 ▲ 사진: 홍준표 지사 페이스북 캡처
    ▲ 사진: 홍준표 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홍준표 지사가 당권을 쥐고 국정운영 전반에 관여해온 친박(親朴) 진영을 정면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친박(親朴) 진영 내 일부 핵심세력은 최근 홍준표 지사의 대권 행보를 노골적으로 견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준표 지사는 지난 4월 경선 직후 <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저를 걸림돌로 보고 제거하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는 이들이 있는데, 민심(民心)을 사야지... 박심(朴心)을 사면 되겠느냐”며 에둘러 친박 진영을 비판한 바 있다.

    홍준표 지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앞서 지도부 내에서 저를 경쟁자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온갖 뭐... 음해하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니었겠나.

    그래도 제가 여당 대표까지 한 사람 아닌가. 하지만 야당처럼 선거운동을 했다. 여론조사는 압도적이질 않았나. 그런데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나마 국민 참여선거인단에서 대규모 투표를 했으니 겨우 살아남았지... 조직 측면에선 완전히 밀렸다. 일부에선 몰표가 나오기도 했다.

    작년 10월부터 저를 걸림돌로 보고 제거하려고 총력전을 폈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대권 도전 꿈을 꾸는 모양이다. 조선일보에서도 비슷한 보도가 나왔었다. 근데 그게 되나? (웃음) 여기는 선출직이지 임명직이 아니다. 민심(民心)을 사야지... 박심(朴心)을 사면 되냐는 얘기다.”


    홍준표 지사는 경선에서 국민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총 4,506표를 얻어 4,079표를 기록한 박완수 예비후보를 예상과는 달리 힘겹게 누르고 경남지사 후보로 선출됐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박완수 후보는 친박 핵심세력의 지지를 한 몸에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지사 후보자선출대회에서 최종 승자로 홍준표 지사의 이름이 호명되자 친박계 지도부와 의원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는 후문도 나왔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지사가 야당에 압승을 거두면서 상황은 뒤바뀌게 됐다. 경선 때와는 반대로 이제 홍준표 지사가 친박 진영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친박을 넘어 잠룡 대열에 합류하게 된 홍준표 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먹은 친박계를 향해 쓴소리를 낼 일이 많을 것이다. 향후 이들의 관계도를 주목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