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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주말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 (연출 강병택 이재훈, 극본 정현민) 7일 방송에서 어렵게 왕위에 올랐지만 백성에게는 역성혁명을 일으켜 고려를 무너뜨린 역적으로 미움을 받고, 신하들이란 사사건건 반대하여 곤혹을 치르는 허울뿐인 왕인 이성계의 사면초가 외로운 모습이 그려졌다.
이성계(유동근 분)는 궁궐에 갇혀 있는 것이 답답해 의형제 지란을 데리고 잠행을 하러 궁궐 밖에 나갔다 왔다. 밥을 시켜먹으면서 식당주인으로부터 개경사람들이 사람들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자기를 미워해 '성계탕'이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고 돌아온다.
새로운 나라 조선이 세워졌지만 왕과 대신들만 바뀌었지 백성들은 고려사람 그대로인 것을 목격하고 이성계는 계룡산으로 천도하려고 한다. 천도문제로 대신들을 부르지만 대신들은 왕의 명을 어기고 회의에 불참할 뿐만 아니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떼거지로 궁궐 바닥에 앉아 시위하며 반대하고 나선다.이성계는 책봉 문제로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온 정도전(조재현 분)에게 푸념한다.
"저들말이요! 과인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토를 달고 반대만 하는 자들이요! "
"그것들이 신하의 소임입니다!
군왕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신하는 밥버러지 노릇을 할 뿐 제대로 된 신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삼봉! 아까 신하의 소임은 간언을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삼봉이 생각하는 임금의 소임은 무엇이오?"
"듣는 것이옵니다! 듣고, 참는 것이옵고, 품는 것이옵니다!"
"듣고, 참고, 품는다!
이제보니 임금이라는 것이 힘이 하나도 없이 허세만 부리는 맹물이었소이다!
내가 생각했던 임금은 이런 거는 아니었지!"어렵게 왕위에 올라보니 백성들한테 원한을 사고, 왕이라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고, 물귀신처럼 사사건건 반대하며 물고 늘어지는 신하들을 지겹게 봐야 하는 허울뿐인 존재라는 것을 알고 이성계는 한탄한다.
높고 화려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천하를 주무르는 것처럼 보이는 왕의 자리이다. 속을 들여다 보니 실제로는 권신들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반짝이는 금빛 의자에 앉아서 신하들과 고군분투하는 이성계의 모습이 더 없이 외롭고 초라해 보인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