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
    ▲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

    6·4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단골메뉴인 충남도민 프로축구단 창설 공약이 또다시 나와 눈길을 끈다.


    하지만 도민 프로축구단 창설은 2010년 지방선거 때도 제기됐다가 물거품 된 공약으로 축구팬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는 22일 도민 프로축구단 창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이 없는 곳은 충남과 세종뿐"이라며 "도민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축구단을 육성해 지역 축구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개략적인 창단 방법도 제시했다. 현재 국내 내셔널리그에 속한 천안시청팀을 발전적으로 해체해 K리그 2부리그인 '충남FC'로 재창단하겠다는 것이다.


    범도민이 참여하는 창단준비위원회를 조직한 뒤 연말까지 창단해 내년 K리그 2부리그부터 참가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창단 비용은 40억∼5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후보는 "50만 생활체육인과 210만 도민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충남을 선언하는 출발로 삼고자 한다"며 "도민축구단이 생기면 도민의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선거철마다 제기되는 도민구단 창단 공약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충남축구협회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해 축구팬의 표심을 무기로 물밑작업에 나서고 후보들이 득표를 위해 무턱대고 공약을 내거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충남에 등록된 생활축구동호인은 400개팀 1만8000여명이고 초·중·고교와 대학 실업 등 모두 33개팀에서 1000여명의 선수가 뛰고 있다.


    도민구단 창단 공약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안희정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핵심공약이었다.


    애초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도민구단 창단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중도에 후보를 사퇴하면서 안 후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 공약은 재원 부족으로 결국 무산됐다.


    안 후보는 도지사 당선 이후 연구용역과 여론조사 등 도민구단 창단을 위한 작업에 나섰지만, 창단비용 150억원과 연간 운영비용 100억원에 매년 30여억원의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공약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후보들이 재원확보가 어려워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득표를 위해 공약(公約)을 포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전 장관은 당시 도민구단 창단 공약 발표 행사에서 재원확보 방안을 묻는 말에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다 만들어지게 돼 있다"며 근거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을 강조했다.


    이후 공약을 이어받은 안 후보도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였고 결국 이 공약은 수포로 돌아갔다.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 뒤지고 있는 정 후보의 이번 공약이 즉흥적인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것은 같은 당 천안시장 후보인 최민기 후보와도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 후보는 지난 3월 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핵심공약으로 프로축구팀 유치를 내걸었다. 천안시청팀을 해체하고 경찰청축구단을 유치해 저비용 고효율의 축구단을 운영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정-최 두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콤비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프로축구단 운영과 관련해선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