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가족들, 재발 방지, 제대로 된 보도 등 요구...박 대통령, "희생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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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울음이 그치지 않았고, 대통령은 침통했다.

    유가족들은 대통령을 부여잡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는 계속됐고,
    [지친다. 더이상 못하겠다]는 흐느낌도 이어졌다.

    하지만 모든 유가족들의 한결같은 말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영정과 위패를 뒤로하고 굳은 표정으로 분향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영정과 위패를 뒤로하고 굳은 표정으로 분향소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세월호 사고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검은 정장을 입고 유가족들을 만난 박 대통령은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서 희생된 모든 게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합동분향소에 도착,
    국화꽃 한송이를 들고 걸려 있는 학생들의 영정사진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조의록에는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의 분향이 끝나자 유가족들이 주위로 몰려들었다.

    한 여성 유가족은 "대통령님, 자식이에요"라며 울부 짖었다.

    "대통령님 우리 새끼들이었어요. 끝가지 있으셨어야지, 현장에 있으셨어야죠 그거 아니예요? 지금 바다에 있는 아이들도 대통령님이 내려가서 직접 지휘하셔요. 서로 미뤄요. 왜 서로 미뤄? 우리 딸래미하고 9시 48분까지 통화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웃더라고요."

    여성 유가족의 말에 박 대통령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한 유족으로 보이는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뒤 한 유족으로 보이는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7일 진도 체육관 방문과 비교해서 구조활동에 대한 유가족의 요청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가슴 속에 묻은 자식들의 장례절차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유가족들은 이날부터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정말 말이 너무 다르다. (합동분향소를)여기에 이렇게 진행할 거라고 얘기를 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은 (유가족)전부 다 뿔뿔이 흩어져 있다."

    한 유가족은 죽은 자식의 유골함을 안치할 곳을 찾지 못해 "유골함을 갖고 집에서 하룻밤을 잤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통령님 지금은 사퇴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누가 하나 물러나는 게 중요 한게 아니에요. 대통령 자식이잖아요. 저희 자식이고, 내 새끼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자식입니다."


    참사로 목숨을 잃은 단원고 권호철 학생의 형이라고 밝힌 남성은 "바라는 거 하나도 없고 보상도 필요없다. 다만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 차후에 더 거짓이 방송되지 않도록 거짓이 알려지지 않도록..그것만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의 말을 들은 뒤, "(잠시 뒤)국무회의가 있는데 그동안 쌓여온 모든 적폐를 다 도려내겠다"고 했다.

    이어 동행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게 "여기 남아서 이분들의 어려움을 전부 자세하게 듣고 계속 여기 남아서 일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유가족들의 호소에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거듭 답하며 분향소를 나섰다.


  • ▲ 박근혜 대통령이 현오석 경제부총리(왼쪽),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현오석 경제부총리(왼쪽),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