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vs 맨유, 베스트와 워스트는 누구일까?
  • ▲ 모예스와 과르디올라ⓒ맨유 공식 홈페이지
    ▲ 모예스와 과르디올라ⓒ맨유 공식 홈페이지
    반전도, 기적도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뮌헨에 1-3 역전패를 당하며 챔피언스리그를 마감했다. 홈에서 1-1로 비기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맨유의 꿈은 산산조각났고, 반면 뮌헨은 전무후무한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향해 순항을 이어나갔다. 
    경기는 결과 그대로 일방적이었다. 맨유는 루니와 대니 웰벡이 중앙 공격수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때론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까지 감당하며 전원 수비로 뮌헨의 거센 공격을 감당했다. 발렌시아와 카가와 신지가 이따금 역습 상황을 이끌곤 했지만, 필립 람과 알라바, 단테 등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골을 넣어야 하는 팀은 맨유였고, 무승부만 거둬도 차기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뮌헨이었지만 정작 경기는 양팀의 현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오히려 뮌헨은 필사적으로 맨유의 골문을 두드렸고, 결국 만주키치, 뮐러, 로번의 연속골로 4강 위업을 달성했다. 새로운 전술을 꺼내 들고 나온 뮌헨에 비해 맨유는 1차전과 변함없는 전술로 맞섰지만 그들이 버틴 시간은 전반 45분이 전부였다.
    베스트와 워스트.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경기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다. 각 팀의 베스트와 워스트는 과연 누구일까?
    Worst: 웨인 루니
    발가랑 부상의 후유증과 좋지 않은 컨디션, 팀의 경기력 저하 등이 고려된다 해도, '최전방 공격수'에 위치한 루니는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전원 수비를 해야 했던 맨유의 특수성을 본다면 루니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뮌헨을 괴롭혔고,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루니는 공격수다. 본인에게 온 2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유효슈팅으로 조차 가져가지 못했다는 것이 워스트 선정의 이유다.
    뮌헨전에서의 루니는 마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를 방불케 했을 정도로 골문 앞에서 침착하지 못했다. 전반 7분 왼발로 강하게 찰 수도 있었고, 감아서 찰 수도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공을 다시 오른발로 가져가며 슈팅을 시도했다. 일련의 동작을 가져간 탓에, 슈팅은 이미 자리를 잡은 뮌헨 수비수들의 벽에 가로 막혔다. 후반 20분 쯤에도 페널티 박스 내 루즈볼을 그대로 흘리는 등 공격수가 갖춰야 할 판단력과 침착함이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Best: 필립 람
    아르연 로번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토마스 뮐러의 역전골을 도운 것과 추가골을 올리는 등 맨유의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하지만 좀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선수는 뮌헨의 주장이자 중앙 미드필더로 나온 필립 람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째서 세계 최고 풀백인 람을 중앙 미드필더로 탈바꿈 시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오늘 경기였다. 람은 2선 압박과 밀착 수비부터 공격 전개를 위한 전진 패스까지 팀의 연결 고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특유의 활동량과 투쟁심은 단연 돋보였고, 이는 뮌헨이 좀 더 편안하게 공격을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했다.
    단 한 경기만으로 선수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경기든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2연속 트레블에 도전하는 뮌헨과 2014-15 챔피언스리그 진출 조차 멀어진 맨유의 만남은 이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