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초에 마운드 내려와..다저스 4-8 참패

  • '잘 나가던' 한국산 메이저리거 류현진(27)이 생애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2이닝 8피안타 8실점(6자책점). 호주 개막전 등 앞선 두 경기에서 퍼펙트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던 그이기에 팬들의 당혹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경기 종료 이후 포털사이트 야구 게시판에는 온통 '류현진' 얘기 뿐이다.

    실망이다
    믿을 수 없다
    컨디션이 안좋은 듯..
    이게 다 푸이그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좀 전에 끝난 경기가 현실이 아닌 악몽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본격적인 경기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류현진은 한국시각으로 5일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류현진에게 유독 강한 몇몇 타자들이 '요주의 인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류현진의 '호투'를 의심하는 언론사는 없었다. 저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TV브라운관 앞에 모여 들었다. 이날 팬들의 '관전 포인트'는 승패 여부가 아닌, 류현진이 실점을 하느냐 마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듯 했다. 그만큼 그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었다.

    그런데 1회초부터 사달이 났다. 3번 타자 파블로 산도발가 볼넷으로 출루하더니 4번 타자 버스터 포지와 마이클 모어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준 것. 이후 브랜던 벨트에 또 다시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이 늘어났다.

    3실점 뒤 내야수들의 실책도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평범한 '내야 플라이'로 이닝을 매조지할 수 있었지만 1루수와 2루수, 우익수 모두 공을 놓치면서 2루타를 내줬다. 

    류현진은 8번 호아킨 아리아스를 고의 4구로 내보낸 뒤 선발 투수인 라이언 보겔송을 상대했다. 하지만 라이언 보겔송은 류현진을 비웃기라도하듯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내며 2타점을 올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돌아 1번 타자에게도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은 6점으로 크게 불어났다.

    2회에도 악재는 계속됐다. 선두 타자 포지와 14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땅볼 타구'를 유도했으나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악송구를 하면서 무사 1루 상황이 됐다. 이후 힉스와 아리아스는 각각 2루타와 좌익수 방면 적시타를 때려내며 2점을 추가했다. 류현진은 투수 라이언 보겔송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결국 류현진은 3회초 호세 도밍게스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생애 최악의 투구'를 마쳤다.

    이후 다저스는 곤잘레스, 멧 캠프 등이 타점과 홈런을 날리며 맹추격을 벌였지만 이미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다저스는 4-8로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세 번째 등판 만에 패전의 멍에를 쓴 류현진은 6자책점을 기록,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올라갔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