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란 고작 '병풍' 같은 것..실질적 '업무 추진체' 될 수 없어"
  • '통일준비위원회'? 글쎄올시다요...
     
     
  박근헤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라는 걸 만들겠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을 망라해서 남북교류를 확대 하는 등,
통일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그럼 민주평통이라는 건 또 뭔가?
왜 자꾸 유사한 기구들을 만들어야 통일이 준비된다는 것인가?
 
 위원회란 고작 병풍 같은 것이다.
 실질적인 업무 추진체는 될 수 없다.
그런 걸 만든다 해도 한 달에 한 번 씩 형식적인 회의만 있고,
 실제 일은 사무국(관료)이 다 한다.
일이라는 것 자체도 별 게 아니다.
 “이것 합시다, 저것 합시다” 하는 건의시항들을 만들어 보고하는 게 다다.
그게 실제로 추진되느냐는 전혀 별개 사항이다.
대통령 임기 끝나면 가을바람에 낙엽 지듯 수명을 다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하던 ‘사회통합위원회’라는 것 지금 있나 없나? 없다.
위원회란 그런 것이다.
 
 각계각층 인사?
아마도 직능별로 ‘이름 좀 난’ 사람들,
방송에 잘 나오는 ‘북한학자’들,
이 곳 저 곳 매명가들, 원로 몇 사람,
 그리고 ‘시민단체’들일 모양이다.

그런데 ‘시민단체’란 누가 인증하는 건가?
 ‘시민단체’로 인정받을 무슨 자격요건이라도 있는 것인가?.
 대체로 이런 식이 각종 위원회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의례 등장하는 틀에 박힌 인선 방식이다.
이렇게 구색 갖춰 사람들 쓸어다가 통일을 준비한다?
통일이 병풍성(性) 위원회가 회의에서 만들어내는 것인가?
통일이 그렇게 쉬운 것인가?
그렇게 쉬운 걸 왜 반세기도 지난 이제야 하게 됐는지...
 
 인선은 아마도 청와대 담당관, 행안부 관료, 통일부 관료가 책상머리에 앉아
인터넷 두드려 명단을 뽑고, 좌-우, 보수-진보의 균형을 맞추되
말썽(?) 일 만한 모난 사람은 빼고 무난한 사람들로 채우려 할 것이다.
이래서 “국민통합 했네” 하면서 짜자자자아~안 하고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그게 다다.
그 다음부터는 관료들이 기안용지에 써 놓은 대로
두어 시간 쯤 판에 박힌 ‘회의’라는 것 하고
점심 먹고 헤어지는 게 위원회라는 것이다.
이런 걸로 통일을 준비한다?
 
 다만 추측되는 것은,
이런 ‘국민통합’ 비슷한 외형을 갖춘 병풍을 만들어
향후의 정부의 대북정책이 탄력을 받았으면 하는 것인 듯 하다.
뭐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정치나 통치란 그런 무대 장치를 요(要)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무대장치는 민주평통 하나로 족하지 아니한가?
그렇지 아니한가?
 
 왜 아직 해보지도 않을 걸 가지고 시비부터 하느냐고?
그런 노릇 많이 해봤고 봐왔기에 하는 소리다.
 그리고 이건 시비가 아니다. 그냥 말 하는 것이다.
설령 누가 시비를 건다 해서 시비를 받을 사람들도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
 어서 어서들 해보시기들 바란다.
사람들에 따라선 경험에 의하지 않고선 결코 배우지 못하기에.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