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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밤10시)'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연출 김정규 안준용/ 극본 채승대 김진수 고영오 이윤환) 13일 방송에서 정태는 아버지의 시신이 안치된 분향소를 찾아간다.
소소(김가은)네 집에서 하루밤 자고 나자 정태(김현중)는 소소에게 길 안내를 부탁한다. 정태가 간 곳은 <선락>이라는 요리집이다. 상하이에서 제일 비싼 집으로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회원제로 운영한다.문 앞에는 문지기까지 세워 놓고 있다.
허름한 정태가 들어가려고 하자 왜 왔는냐고 묻는다."먹는 거 말고 요리 집에 오는 다른 이유가 있나?"
정태는 차갑게 잘라 말한다.
정태가 갖고 있던 패를 보여주니 깜짝 놀라 안으로 안내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궁궐같이 넓고 커다란 연못까지 있다.
끝없이 들어가서 안 쪽 깊은 곳에 신영출(최재성) 영정이 걸려있고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정태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던 황방파의 설두성(최일화)는 분향할 때 입을 하얀 옷까지 준비해 놓았다.
정태의 얼굴은 굳어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대하면서도 슬픔과 애통함이 아니라 억누르고 있는 분노로 어둡다. 정태의 분향이 끝나자 설두성이 나타난다."울지 않는구나!
분노로 눈물이 모두 말라버렸다면 할 수 없는 일이나 애써 눈물을 참을 필요는 없다!"
"제가 이 곳에 온 건 아버지를 지워버리기 위해서입니다!"
"넌 아비도 지우고 신의주의 악몽도 지우고 끝내는 청아마저 지울 생각이냐?"설두성의 말에 참고 있던 분노를 터뜨리며 덤벼드는 정태.
"잊고 지우는 건 네 몫이다! 진실을 알려주는 건 내 몫이다!
따라오너라 네 아버지의 참 모습을 보여 줄 테니까!"정태는 소년가장이다. 가정을 팽개치고 사라져버린 아버지를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엄마는 정태가 10살 때 돌아가셨다. 여동생 청아(이지아)는 심장병을 앓았다. 정태는 청아의 병을 고치려고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다가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돈을 많이 벌수 있는 밀수에 발을 들여놓는다.
아버지가 없는 후레 자식이라고 맞고 말 대답한다고 맞고 이래도 저래도 맞고 맞고 오죽하면 정태가 제일 잘한 것이 맞는거다.
한 개인이나 국가나 희생제물이 항상 필요하다. 자식은 부모를, 부부는 서로 상대방을, 가까운 사람끼리는 약한자를 선정해 놓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 마음껏 원망하고 증오하며 괴롭힌다.
정태는 맞을 때마다 청아가 아플 때 마다 먹고 살려고 싸움질 할 때마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아버지를 향해 삿대질하며 원망하고, 원망하고 또 증오하다 못해 지문 지우듯이 아버지 얼굴을 문질러버리며 살아왔다.
오랜 세월 정태는 원망의 탑을 쌓아올리며 버팅겼다.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아버지 같은 건 잊어버리려고 온 거라고 정태는 싸늘하게 내뱉는다.
가족을 무책임하게 버린 오직 증오의 대상인 아버지로 외면하며 살아 온 정태는 아버지의 참모습을 알고 마음으로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진출처= KBS2 드라마 <감격시대>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