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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365일 밸런타인 데이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선물이나 카드를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
여성이 남성에게 구혼을 해도 괜찮다는 관습이 있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탈북민들은 남한 기준으로 북한은 365일이 밸런타인데이라고 소개했다.
2012년 탈북한 평성 출신 배선화 씨는 작년 남한에서 처음으로 밸런타인데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팔기 위해 매장마다 가득 쌓아놓은 초콜릿을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는 배선화 씨는 남한에서 알게 된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밸런타인데이를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배선화 씨는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도 사주고 그날만큼은 남성을 우대해주는 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남한의 2월 14일이 밸런타인데이라면, 북한은 365일 밸런타인데이이다"라고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여성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북한에서는 매일매일이 남성을 우대하는 날이라는 것. 배선화 씨는 "남한 남성들은 여성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사랑을 주지 않느냐"면서 "북한에서는 아직까지도 남아선호사상이 있고 또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높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배선화 씨는 "밸런타인데이 단 하루만큼은 남한 여성들이 남성을 우대해주는 것처럼 북한에서는 매일 매순간 남성을 존경하며 떠받들어야 한다. 북한에는 밸런타인데이라는 단어도 없지만, 남한 기준으로 볼 때 북한은 매일 밸런타인데이인 것처럼 살아간다"고 말했다.
2011년 탈북한 혜산 출신 김은정 씨는 북한에만 존재하는 여성의 특별한 도리, '도름도리'를 소개했다. 시집을 가기 전 여성이 예비시댁에 드리는 물품을 일컫는다.
"북한에서는 남성이 여성 집에 먼저 하기 전에 여성이 보내야만 하고, 어르신들이 '도름도리 먼저 하라'고 말씀해주시곤 할 정도로 여성의 임무로 여겨지고 있다. 만약 여자가 굼떠서 도름도리를 늦게 할 경우 '여성의 도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어르신들의 질책을 듣는다"라고 말했다.
김은정 씨는 "남한에 와서 놀랐던 것은 남성들이 너무나도 자상하다는 점이었다. 북한 남성들은 말투도 거칠고 하는 행동도 거칠다. 그런데 남한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하는 점이 놀라웠다. 매일 이런 대접을 받고 사는 남한 여성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은정 씨는 온 가족이 함께 탈북했고, 남한에 온 남편이 남한 정서에 맞게 조금씩 변하는 점이 느껴진다고 했다.
"북한에 있을 때 남편은 정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고 일을 시키기만 바빴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워낙 남성이 여성을 돕고 자상한 분위기가 전반적이다나니 북한에서는 매일 호령질만 하던 남편도 조금씩 자상하게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
김은정 씨는 "밸런타인데이 단 하루만큼은 여성이 남성에게 특별히 잘해준다는 것이 재미있다. 남한 남성들이 평소에 얼마나 여성들을 배려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밸런타인데이 때 남편에게 초콜릿 하나 정도는 쥐어줘야겠다. 남한 생활에 적응하려면 남편도 밸런타인데이를 경험해야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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