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주말드라마(토일 오후 7시 55분) '왕가네 식구들'(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 1일 방송에서 드디어 조성하가 결단한다.  오현경과 이혼 하고 김희정과 만나는 중에도 왕가네서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며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다가 마침내 김희정에게 프로포즈 한다.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에서도 분명한 자신의 의사를 보이지 않고 늘 우유부단한 민중(조성하 분)의 태도가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할 뿐 만 아니라 바보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민중의 이런 태도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상대방의 입장을 두루 배려해서 오는 성숙하고 신사적이며 신중한 태도에서 오는 것이다.

    민중은 전처 수박(오현경 분)과 이혼 하고도 처가댁에 끌려다니며 순정(김희정 분)에게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 순정의 애간장을 태웠다. 민중을 좋게 생각하는 왕가네서 민중과 수박을 재결합시키려고 하자 불안한 순정은 민중에게 자기한테 오라고 한다.

    민중은 순정의 프로포즈를 받고 깊이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린다. 민중은 드디어 순정에게 가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순정을 식당에서 만난다. 



    "저번에 니 말 듣고 많이 생각해 봤는데,
    세상에 내 자식들 자기 자식처럼 키워준다는 말같이 고마운 게 어디 있겠니?
    너한테 많이 배운다. 내가 먼저 그런 말했어야 하는데 미호 내딸처럼 생각할게"
    "오빠!"
    "순정아! 너한테 갈게!"
    "잠깐만! 오빠! 너무 가슴 벅차서... 정말로 나한테 오는 거지?
    요즘 나도 힘들었어. 우리 미호 때문에 여기저기서 주워 들은 말로 엄마가 뭔가 잘못 한 게 아닌가...
    "미호가?"
    "우리 미호한테 떳떳한 엄마 모습 보여 주고 싶어. 하루라도 빨리"

    "그래! 우리 입장 이해할 지 모르겠다."
    "우리 미호 처음부터 오빠 좋아했어.
    신기할 정도로. 아저씨만 보면 끌린다면서 아빠였으면 좋다고 했어"
    "정말?"
    "오빠가 저번에 준 만원짜리 있지? 그거 코팅까지 해서 간직하고 있더라"
    "하 참! 그렇게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니 다행이다. 일단 우리 살 집부터 구하자!"
    "안 그래도 상남이 각시 알기 전에 나가야겠어. 아직 모르는 눈친데"
    "알고 한 집에 살기 불편하지. 얼른 알아보자!"


    우리 사회는 돈 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이나 막무가내로 목소리 큰 사람들이 좌지우지하여 '무조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인식이 팽배하였다.

    민중은 상대할 가치도 없는 수박이나 악다구리같이 달겨드는 앙금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온유하고 착한 심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인물이다. 

    평범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민중을 기존 드라마와 차별되게 주인공으로 부각시킨 점이 신선하다. 

    [사진출처=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