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을 손 아귀에 넣은

    박근혜 대통령 

     

  • ▲ 바이든 부통령이 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인사하며 방명록 작성대로 향하고 있다. ⓒ
    ▲ 바이든 부통령이 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인사하며 방명록 작성대로 향하고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두 사람은 회담에 이어 오찬도 하면서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다." 


    하필이면 왜 베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까?
    베팅이란 가능성이 낮은 일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하는 것이다. 
    확률적으로 보면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가간에 관계에서 베팅한다는 말이 과연 정상적일까?
    국가 안보나 국가발전을 베팅하듯 하는 정책이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바이든은 바로 그 단어를 썼다.

    베팅이라는 단어 앞의 수식어는 [계속]이라는 부사가 들어간다.
    이 단어는 [지금까지 베팅해왔지만~] 이라는 말을 생략한 것이다.

    미국이 6.25전쟁 때 한국전쟁에 참가한 것은
    당시로서는 대단한 베팅이 아닐 수 없었다.

    6.25때 한국에 베팅한 것 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미국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도 방공식별구역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공식별구역은 군사적인 개념이므로,
    이를 아무런 조율이나 협상이나 통보도 없이 
    어느 날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것은 매우 야만적인 군사행동이다.

    바이든 부통령이 시진핑과 회담을 마치고 난 이후에
    미국정부에서 내 놓은 성명서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고스란히 읽힌다.

  • ▲ 바이든 부통령이 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꼭 잡고 인사하며 방명록 작성대로 향하고 있다. ⓒ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용납하지 않는다.

    이는 역내에서 진행되는 미군의 작전 방식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중국의 이번 발표는
    다른 국가가 관할하는 영토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민감한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 도발 행위'(provocative unilateral action)이다."


    일방적 도발행위라는 강력한 표현을 사용한 것도 그렇지만,
    제이 카니 대변인은 이 부분을 읽을 때 숨 한번 안 쉬고 강하고 빠른 어조로 말했다. 

    외교적인 코멘트를 할 땐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책 읽듯이 조심스럽게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일방적 도발행위라는 단어는 순식간에 쏟아져 나왔다.
    머릿속에 그 부분에 대한 확실한 개념이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면,
    미국 지도부는 중국에 대해서 화난 것 못지 않게
    중국이 저 정도 였어?
    하고 놀라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오늘날과 같은 국제사회에서 다른 나라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중국 지도자의 무례하고 오만하며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을 그대로 보여줬다.

    조 바이든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렇게 중국 시진핑에게 실망한 다음이었으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싶다.

    그 마음이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됐으니 
    조 바이든은 6일 청와대를 방문해서 처음 인사를 나누자 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꽉 잡고 오누이처럼 방명대까지 걸어갔다.

    국가 지도자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행동이다.

    미국으로서는,
    G2로 올라섰다고 많은 사람들이 평가하는 중국과
    사이좋게, 편안하게, 양분하면서 갈등없이 가고 싶은 유혹도 왜 없겠는가?

    시진핑 주석이
    야밤에 도둑질 하듯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버린 것은
    이같은 가능성을 걷어찬 경솔한 행동이었다.

    미국은 중국하고는 같이 가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 것일까? 
     


    조 바이든 부통령 발언 요지


    "박 대통령께서 미국 상하원 연설에서 말씀하셨다.
    지난 60년간 한국과 미국이 함께 걸어온 여정,
    그리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여정에 대해서 말했다.

    이 여정이란 것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이 지역
    그리고 전 세계에서 함께 우리가 가야 하는 그러한 여정이다.

    바로 그 여정 때문에 내가 오늘 한국 방문한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여정에 대해 계획할 것이고,
    여정에 대해 함께 나눈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재균형 정책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전혀 그 정책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할 것이다.

    말씀드리지만,
    미국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을 미국은 절대하지 않는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도 계속 다른 나라에서도
    미국의 반대편에서 반대편에 베팅하는 건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계속 말해왔다.

    그리고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