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수,목 드라마(밤10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 (연출 강신효 부성철 극본 김은숙) 6일 방송에서는 밥상을 앞에 놓고 눈물을 글썽이는 한없이 여린 영도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처음으로 은상(박신혜)이를 안아보기도 하고 은상과 둘이서 바닷가를 거니는 짧은 행복도 맛 본 영도(김우빈)는 은상이 사는 집을 찾아온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사랑이라 영도는 선뜻 행동을 못하고 멀리서 은상이 사는 집을 바라보며 왔다갔다 서성이고 있다. 


     
     

    광폭한 분노를 오토바이에 싣고 달리던 영도는 이제 사랑으로 터질 듯 심장이 두근거린다.
    좀처럼 은상이는 나타나지 않고 눈 앞에 보이는 집에는 초대받지 못해 갈 수가 없다.   


    은상이 엄마(김미경)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석양이 지는 환상적인 보라빛 저녁을 가슴에 품고 쓸쓸히 돌아서 갈 지도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영도는 평생 따뜻한 추억을 갖게 됐을지 모른다. 


    어머니의 빈 자리를 내내 견디지 못하고 늘 시린 가슴을 끌어 안고 살아야 했던 영도를 신은 불쌍히 여겼을까?
    다행히 원형적인 모성애를 가진 은상이 엄마를 만난다.
    영도는 공손하게 90도로 머리를 숙여 인사한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처음에는 영도를 기억하지 못하다가 김탄 집 대문 앞에서 만났던 영도를 기억한다.
    그 때도 영도는 '어머니!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었다.
    그 때는 경쾌하고 높은 톤으로 자신만만함이 묻은 목소리였는데...

    천하를 가진 사람처럼, 부하를 거느리고 다니는 보스처럼 고개를 빳빳이 들고 온 몸에다 힘을 불어 넣고 자신감을 자가 충전시켰었다.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듯 혹은 자신의 연약함을 행여나 들킬까 오토바이를 몰고 헬멧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그 모습은 오늘 영도에게서 전혀 찾을수가 없다. 막 세상에 나온 어린 아이처럼 여리고 병아리처럼 수줍다.
    탱탱했던 목소리는 김이 빠진 듯 기어들어간다.  



     

    은상이를 보러 왔다는 말에 은상이 엄마는 아들이라도 되는 듯 영도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그리고 정성껏 차린 밥상을 내 온다. 
    밥상을 본 영도는 울컥 목이 멘다.  


    이것저것 먹으라고 챙겨주기 까지 하는 박희남엄마!
    엄마의 뜨거운 심장, 따뜻한 가슴으로 만든 밥을 보니 영도는 목이 메어 말도 제대로 못한다. 엄마의 끝없는 정성과 한없이 따뜻한 온기가 담긴 밥상을 언제 받아 보았든가?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얼마나 부러웠던가? 


     

    "되게 맛있어요!"

    은상이 엄마는 수첩에 글을 써서 물어본다.
    '같은 반 친구? 우리 은상이랑?'
    영도는 은상이 엄마한테만은 이런저런 것을 계산하여 아무런 것도 첨가시키지 않고 수줍게 속내를 표현한다.

    "제가 좋아해요! 은상이!"

    마음 놓고 엄마한테 말하듯 벌거벗은 모습으로 말하는 것이 마치 순진한 국민학생 같다.  

    집을 건축할 때 기초공사를 제일 신경써서 튼튼히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리 멋진 건물을 지어도 곧 무너지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들의 기초공사와 같다. 인생의 토대다. 그 토대가 없으면 그 인생은 늘 위태위태하여 언제 무너질 지 모른다. 그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숨겨줬던 영도의 속마음이 따뜻한 은상이 엄마 앞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그립고 그리운 엄마, 한 번 만이라도 엄마의 정을 느껴보고 싶건만 찾을 수 없는 엄마,
    아무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너무나 쓸쓸하고 외롭고 허한 가슴을 끌어 안고 아무리 달래도 해결되지 않아 몸부림치며 살아야 했던 영도의 속 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시종일관 가슴을 아프게 한다.
     
    광야의 이리같이 난폭했던 영도의 속마음을 알아주고 따뜻하게 대해 준 은상이, 엄마표 밥을 차려 준 은상이 엄마, 이래저래 영도는 평생 은상이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사진출처= SBS 드라마 상속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