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사 경력 무시, 말단 보직 맡겨..무리한 인사 ‘화(禍)’ 초래 맹수사 옮긴 뒤 가족에게 괴로움 호소 “가기 싫어, 그만 둘까?”
  • ▲ 24일 서울대공원 시베리아호랑이 임시 사육장인 여우사에서 시민들이 사육사를 공격한 호랑이를 관람하는 모습.ⓒ 연합뉴스
    ▲ 24일 서울대공원 시베리아호랑이 임시 사육장인 여우사에서 시민들이 사육사를 공격한 호랑이를 관람하는 모습.ⓒ 연합뉴스



    곤충관에서 주임으로
    26년여간 [곤충박사] 소리를 듣던 작은아버진인데,
    올해 초 맹수사로 보내지면서
    사육사들 중에서도 맨 아래 보직으로 내려갔습니다.
    그곳에서 하는 일이
    똥치우거나 밥 주거나 우리 청소하거나 등이었습니다.

    맹수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검사하거나 하는 것이 아닌,
    나이 52살이 넘어 육체노동을 하는 곳으로,
    솔잎을 먹던 송충이에게 뽕잎을 먹으라고 하는 거나 같았겠지요.

    (중략)

    대공원측 사람들이
    아주대병원에 와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가족들이 누구냐고 물어보자,
    [동료]라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니
    “개인이 실수로 사고 난 걸 어떻게 하느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려고 했습니다.

       - [서울대공원 참사] 피해 사육사 심모씨의 친조카 A씨.
          <뉴데일리>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지난달 24일 벌어진
    [서울대공원 참사] 사건과 관련해,
    피해 사육사인 심모씨가
    [징벌적] 인사를 당한 뒤
    가족들에게 괴로움을 호소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특히 심 사육사가 맹수사로 온 뒤,
    동물 배설물 처리-사육사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는 최하위 보직을 맡았다는 새로운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사고 직후 병원을 찾은 대공원측 사람들이
    [참사] 책임을 [개인의 실수]로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는
    가족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대공원 노동조합이 사고 전부터
    동물 우리의 잠금장치 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에 따라
    대공원의 [안전불감증]
    정도를 벗어난 [무리한 인사조치]
    [참사]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뉴데일리>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사육사 심씨의 친조카인
    A씨와의 전화 및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

    피해 사육사 심씨의 친조카 A씨는 2일,
    <뉴데일리>에 이런 내용이 담긴 답변서를 이메일로 보냈다.

    A씨가 보낸 답변서에는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사육사 심씨의 배우자 및 직계 가족들의 증언이
    요약 정리돼 있다.

    우선 A씨는 답변서를 통해,
    사육사 심씨의 맹수사 발령과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합리적 기준에 따른 통상적인 인사가 아니라,
    [징벌] 혹은 [보복성] 인사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곤충관에서 주임으로 26년여간 일하면서
    [곤충박사] 소리를 듣던 작은아버진인데,
    올해 초에 맹수사로 보내지면서
    사육사들 중에서도 맨 아래 보직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하는 일이
    동물들의 똥을 치우거나
    밥을 주거나
    우리를 청소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사육사들도
    자기가 관리하는 동물의 배설물을 치우고
    먹이를 주고 우리 청소를 합니다.

    작은아버지만 이런 일은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 평생 곤충사에만 있던 분이
    갑자기 전혀 다른 환경의 맹수사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작은아버님 입장에서 본다면
    솔잎을 먹던 송충이에게
    뽕잎을 먹으라고 하는 거나 같았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가족의 말을 전하면서


    대공원 노동조합이
    맹수 우리의 잠금장치 등을 비롯해
    시설안전 상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증언도 새롭게 나왔다.

    사고 전에 노조에서도
    현재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잠금장치 등)에 대한
    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A씨와 가족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백두산 호랑이가 자신의 사육사를 물어 중태에 빠트린 이번 [참사]
    대공원측의
    [정도를 벗어난 무원칙한 인사]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라고 보는 것이 맞다.


  • ▲ [서울대공원 참사] 직후 부상당한 사육사 심씨 자녀의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이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 캡처
    ▲ [서울대공원 참사] 직후 부상당한 사육사 심씨 자녀의 친구로 추정되는 사람이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화면 캡처



    무엇보다
    26년간 곤충사에서 한우물을 판
    [특화된 전문 사육사]
    낯선 맹수사로 갑자기 이동시킨 것도 모자라,
    2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베테랑 사육사에게
    [최하위 말단 보직]업무를 맡겼다는 사실 자체가 석연치 않다.

    [참사] 책임을
    은근슬쩍 피해 사육사의 실수 탓으로 몰고 간
    안영노 서울대공원 원장과
    일부 관계자들의 태도 역시 비판을 면키 어렵다.

    최초의 목격자인 매점 주인이
    호랑이가 사육사 심씨의 목을 무는 장면을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금까지는
    호랑이의 습격이 있은 직후
    근처를 지나던 매점 주인이
    쓰러져 있는 심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가족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초 목격자가 주변 매점주인인데
    보도된 기사랑 다르게
    호랑이가 나와서 무는 것을 봤다고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도 주변에 관람객들이 좌우로 있었고,
    사육사 통로 골목에서 (매점 주인) 혼자만 정면으로
    그 장면을 봤다고 하네요.

    서있는 삼촌에게
    호랑이가 갑자기 튀어나와 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해들은 이야기라 확인이 필요할 듯 합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A씨는
    사고 후 병원 후송 과정에서
    대공원측 관계자와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나중에 [대책회의 중]이란 휴대폰 문자가 왔다는 사실도
    거듭 확인했다.

    A씨는 이어
    한림대 병원-아주대 병원 이송 과정에서
    대공원측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림대병원 이송 후 가족들이 왔고.
    사측 관계자가 보이지 않아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나고
    사측에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계속해 전화를 하니 추후 문자로
    “대책회의 중”이라는 답문이 왔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정신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를 계속해서 (한림대)병원에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는 대답뿐
    별다른 대처나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략)

    응급실에 과장급 의사가 없어
    의사를 기다리다 지친 가족들이
    다른 곳(아주대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족들이 다 했고,
    사측의 대처는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아주대병원 이송 뒤
    [동료]라고 밝힌 사람들 서너명이 병원을 찾아왔지만,
    사고 상황을 물어보는 가족에게
    “실수해서 사고 난 것을 어떻게 아느냐”
    오히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동료라는 사람들이 아주대 병원에 와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가족들이 누구냐고 물어보자
    [동료]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고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니
    “개인이 실수로 사고난 걸 어떻게 하느냐”
    오히려 역정을 내려 했답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올해 초 맹수사로 자리를 옮긴 심 사육사가
    가족들에게 괴로움을 호소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가족들은 심 사육사가 인사이동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이번 참사가 일어나기 전까지, 
    그가 맹수사에서 근무한 사실을 몰랐다고 덧붙였다.

    (맹수사 이동을)
    이OO 복지과장이 적극 추천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동물원장(서울대공원 산하 동물원장을 말함)하고
    껄끄러운 관계가 한동안 지속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합니다.

    작은아버지가 맹수사로 옮긴 뒤 가족들에게
    “가기 싫다”
    “그만 할까?”
    라는 말을 했지만, 
    가족들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
    작은아버지의 인사이동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심씨의 가족들은
    이번 [참사]와 관련돼
    무엇보다 맹수사로의 갑작스런 인사가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26년 동안의 곤충사 경력을 무시당하고
    맹수사의 말단이 돼 [허드렛일]을 하게 된 이유가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곤충관에서 26여년 동안 근무했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맹수사의 사육사로 발령이 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간의 경력은 온데간데없고
    사육사의 막내로 들어가서 허드렛일을 하게 됐는지.

    어째서 호랑이가 있는 사육장의 문이 열려졌는지,

    사고직후 왜 응급후송 차량에 대공원 관계자는 동승을 안했는지,

    가족들이 회사에 진상을 알아보려 여러 번 전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내용은
    [대책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도대체 그 [대책회의]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가족들은
    [참사] 후 대공원측이 보인 태도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 ▲ 지난달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안영노 서울대공원 원장의 발언. 사고가 [사육사의 기강해이] 때문에 일어났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책임 회피] 논란을 빚었다.ⓒ 화면 캡처
    ▲ 지난달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안영노 서울대공원 원장의 발언. 사고가 [사육사의 기강해이] 때문에 일어났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책임 회피] 논란을 빚었다.ⓒ 화면 캡처



    특히 대공원측이 사고의 책임을
    사육사 심씨의 탓으로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인사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사측의 입장에서만 여론을 몰아가고 있습니다.

    구체적 확인 없이
    사고가 개인의 실수나 잘못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말을 흘리고,
    언론을 통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 피해 사육사 심씨의 조카 A씨

     
    현재 서울시와 대공원측은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병원에 직원을 상주시키고,
    가족들의 불편 사항을 수시로 확인하는 등
    사고 수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목 부분을 물린 사육사 심씨는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채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는
    사육사 심씨의 쾌유를 바라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