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개선 목소리 관심, 정권 유지하는 길" 충고"남북관계 발전 위해 좋은 내용으로 다시 만나자" 제안
  •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2일 지역구 사무실로 전달된 협박소포에 대해 북한이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2일 지역구 사무실로 전달된 협박소포에 대해 북한이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16일
    북한 김정은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북한 노동신문이
    최근 하태경 의원에게 중국 선양발로 배달된 협박성 소포와 관련,
    "반역당 패거리들에게 차례진 응당한 봉변"이라 비난한 데 대한
    하 의원의 답신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에게 답장을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신문에 실리는 모든 기사와 사설은 
    사실상의 편집인인 김정은이
    모를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되기에,

    해당 글을 김정은이
    본 의원에게 보낸 [경고성 편지]라 생각하고

    그에 대한 답장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하태경 의원은 편지에서 
    [북한인권 개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정권을 오래 유지하는 길]
    이라고 충고했다. 

    김정은에게
    "소포의 지문이 누구 지문일지 알고 있다면
    대답해달라"
    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은 편지 말미에
    "다음부터는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이야기로 다시 소통하기를 희망한다"
    고 밝혔다.  


  •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부인 리설주와 함께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부인 리설주와 함께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에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신문 기자의 이름을 빌려 본 의원에게 보낸 편지는 무사히 잘 받아보았소.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금 섭섭하기도 하오. 본 의원은 몇 년 전 ‘만화 김정은’이라는 책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일대기를 자세히 정리해 서방세계에 홍보까지 해 준 적이 있는데, 그에 대한 답례로 보기에는 그 내용이 다소 무례하였기 때문이오. 

    어쨌든 노동신문 편지를 통해 김 위원장은 나에 대한 협박 소포가 “온갖 못된 짓만 골라하는 반역당 패거리들에게 차례진 응당한 봉변”이라며, “이런 악질보수분자를 남조선 인민들이 과연 그냥 두자고 하겠는가”라고 주장했소. 

    우선, 한 두 가지 사실관계부터 다시 이야기하리다. 경찰 수사 결과, 나에게 배달된 소포에서 지문이 총 4개 나왔는데, 2개는 소포 개봉 과정에서 찍힌 우리 사무실 직원의 것이고 나머지 2개는 내국인 것이 아니라오. 다른 나라 사람의 지문이라는 뜻이오. 이것이 누구 지문일지 알고 있다면 김 위원장이 대답을 좀 해주면 좋겠소. 

    또 하나는, 김 위원장이 예로 든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배달된 소포와 미 대사관에 보내진 편지는 대한민국에서 발송된 것이 맞소만, 이번에 나에게 보내진 소포는 중국땅에서 보내진 것이라오. 중국땅에서, 누가 무슨 이유로 나에게 그런 소포를 보냈는지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이 좀 설명을 해주었으면 좋겠소. 

    나도 김 위원장의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한 두 마디를 전해주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 간단하게 한 마디만 하겠소. 

    김 위원장의 권좌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군과 미사일보다 인민들을 믿어야 할 것이고, 북한과 당신을 찬양하는 종북 무리들보다는 북한인권 개선을 주장하는 나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외다. ‘이민위천’이야 당신도 늘상 하는 말이니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소만, 친구를 사귈 때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법이요.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은 법이라오. 북한과 김 위원장의 미래를 위해서 내 말을 새겨듣길 바라오. 

    또 하나, 내가 과거에 대표로 있던 라디오방송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한 모양이던데 지금 세상에 그거 막을래야 막을 수도 없는 거요. 그토록 감추려고 노력하던 북한의 실상을 이제는 모르는 세계인이 없고,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북한 주민들이 대한민국과 서방의 소식을 접하고 있소. 

    이번 기회에 북한과 남한의 방송을 제한없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북한에서는 남한의 방송을 자유롭게 볼 수 있고, 남한에서도 북한의 방송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말이오. 김 위원장만 동의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내가 어떻게든 설득을 하리다. 대한민국 국민들이야 사실 내가 설득을 하고 말 것도 없이 아주 흔쾌히 동의해 줄 테지만 말이오. 

    김 위원장 말대로 민심은 곧 천심이오. 인민들의 준엄한 경고를 새겨듣고 인민들을 위해 사시오. 그래야 당신이나 북한에도 미래가 있을 것이외다. 종종 편지 주고받으며 삽시다. 부디 다음에는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이야기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소. 


    2013. 10. 16
     

    대한민국 국회의원 하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