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중국 당국에 의해 폐쇄됐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중국어 사이트가 1년 만에 새롭게 오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오픈한 뉴욕타임스의 중문사이트의 주제는 생활양식(lifestyle)이다.

    뉴욕타임스의 T매거진을 바탕으로 한 이 사이트는 스타일, 문화, 예술 등의 내용을 다룬다. 사이트의 상단에는 '뉴욕타임스 스타일 매거진'이라는 안내 문구가 뜬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작년 6월 중국어 사이트를 오픈했지만 그로부터 4개월 뒤 중국에서 뉴욕타임스의 영문과 중문 사이트가 모두 폐쇄되고 말았다.

    그해 10월25일 NYT가 서민적 이미지를 앞세워 온 원자바오(溫家寶·70) 당시 중국 총리의 일가친척이 3조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신문은 1992~2012년 원 총리의 자녀, 동생, 처남, 어머니 등의 명의로 등록된 자산이 최소 27억 달러(약 2조9천567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 기사를 영문으로 먼저 보도한 뒤 곧바로 중문 사이트에도 번역본을 올렸다.

    이에 중국 당국은 즉각 영문 사이트와 중문 사이트 모두를 완전히 차단해버렸다. 원자바오 전 총리 측은 이 보도를 부인했으며,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명예를 해쳤다. 뭔가 속셈이 있는 보도"라고 비난했다.

    WSJ는 뉴욕타임스의 새로운 중문사이트에 대해 "중국 시장을 뚫으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NYT 회장은 "새로운 사이트는 정치나 외교 혹은 기업 소식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이 중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당국은 우리에게 더욱 폭넓은 콘텐츠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고 우리는 그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이트 오픈이 NYT의 중문과 영문 사이트 재오픈으로도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베이징과 워싱턴 당국자들을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NYT 외에도 블룸버그와 WSJ 등 몇몇 언론은 올해 초 자신들의 사이트가 중국 해커들에게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이 같은 해킹 연루설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