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예능 녹화'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 격화주진우 "국가적 재난에 예능? 당연히 미뤘어야"민주당 "'냉부' 관련 흑색선전 유감" 주진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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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후 대통령의 48시간 행적 의혹을 제기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자신을 고발 조치한 것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 ▲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주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냉부해' 촬영 시점인 28일은 대한민국 시스템이 모두 멈춰 복구율이 5% 미만인 때"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방송국이 아닌 중대본에 먼저 와서 냉장고가 아닌 서버망을 먼저 챙겨야 했다"고 지적했다.
◆ "무슨 혐의로 고발? 최고존엄 기분상해죄인가"
주 의원은 "촬영 시점 은폐를 위해 저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대통령실은 '허위'라고 거짓 브리핑을 했다"며 "결국 제가 증거를 공개하자 어쩔 수 없이 시인한 것"이라고 되짚었다.
주 의원은 "국민 비판이 거세지자, 방송 강행을 위해 오늘은 민주당이 물타기용 허위 고발을 하겠다고 한다"며 "내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무고죄 등으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형사 고소할 예정임을 알려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데 민주당이 날 무슨 혐의로 고발하는 거지? 최고존엄 기분상해죄? 그건 북한에만 있는 건데. 이왕 나를 고발하는 김에, '냉부특검'과 '냉부특별재판부'도 만들어라"는 추신을 달았다.
민주당의 고발 조치에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반성 대신 고발로 또다시 입틀막 하시겠습니까'라는 제하의 논평에서 "대통령의 시간은 국민의 시간이다. 대통령이 화재 복구에 온 힘을 다해야 할 시간에, TV 예능 프로에 출연한 것은 사과해야 할 사항이지, 고발과 겁박으로 입틀막할 사항은 아니"라며 "또 체포라도 할 셈이냐"고 따져 물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야당 의원의 비판에 대해 경찰과 사법기관을 통한 공포정치는 독재정권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며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대통령 내외, 국정자원 화재 이후 '예능 녹화'
지난 3일 주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오는 5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 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라며 "이틀 동안 대통령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특히 주 의원이 "지난달 28일 14:44에 올라온 커뮤니티 글과 사진을 보면 JTBC에 대규모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 딱 봐도 경호 목적"이라며 "적어도 그 시간 전후로 '냉부해' 촬영이 이뤄졌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과연 대통령이 화재 사건 이후에 녹화를 했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주 의원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화재가 발생한 9월 26일 오후 8시 20분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날인 27일 오전 9시 39분쯤 이규연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화재와 관련해 국가위기관리센터장과 국무위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밤새 상황을 점검했다'는 공지문을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단체창에 올렸다"며 "주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고 전했다.
그러나 강 대변인의 해명이 나온 당일 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미디어오늘 취재진에게 촬영 시점이 '화재 이후'라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을 문제 삼는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김 대변인은 지난 4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힌 뒤 "대통령은 초기부터 상황을 직접 챙기며 신속한 대응을 지휘했다"면서 화재 이후 대통령의 행적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의 요청에 따라 JTBC는 이 대통령이 출연하는 '추석특집 - 냉장고를 부탁해' 방영 일을 오는 6일 밤으로 하루 연기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5일 "한가위에까지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로 흑색선전을 일삼는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주 의원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