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새 수,목 드라마(밤10시)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연출 강신효 극본 김은숙)이라는 제목으로 새로 찾아왔다. 첫 회에서는 하늘과 땅이 먼 것 같이 좁혀질 수 없는 먼 거리, 전혀 딴  세상에서 사는 주식 상속자인 김탄과 가난 상속자인 은상이 미국에서 우연히 만나는 장면이 그려진다. 


    미국으로 온 김탄(이민호). LA의 해변가에서 서핑을 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잊으려는 듯 파도에 심장과 생각과 이성을 애써 씻어내고 광포하게 감각을 즐기고 있다.  


    서핑을 끝내고 샤워하면서 김탄은 형 김원(최진혁)이 한 말을 떠 올린다.

    "공부? 열심히 안 해도 돼! 영어 귀찮으면 하지 마! 그냥 먹고 놀아!
    고민하지 말고 생각도 하지 말고...
    원래 있는 집 서자들은 먹고 노는 거야! 꿈을 갖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돌아오지도 말고..."

    '미국에 온 것이 유학이 아니라 유배라는 걸, 형은 내가 빼앗을 것들을 미리 되찾고 있는 중이다'  


    쫓겨나듯 떠 밀려 온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생각한 것은 아몬드를 실컷 먹겠네! 아주 잠깐 유배된 서자답게 반항이라는 걸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형 당부대로 먹고 놀기로 했다. 그렇게 살다보니 내 얼굴 주목하는 경찰관이 생겼고 학교에서는 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서울에 있는 엄마를 매일 울릴 수 있는 재주도 생겼다.

    이것이 온 세상 사람이 부러워 할 것 만이 차고 넘쳐 보이는 김탄의 실제 상황이다. 



     김탄은 제국그룹의 회장이 아버지이고 어머니(김성령)는 그의 첩이다. 경영에서는 제외됐지만 태어날 때부터 대주주인 집단에 속한다. 이미 정해져 있는 약혼녀는 경영상속자 그룹에 속하는 딸이다. 첩의 아들이지만 어릴 때부터 대주주인 만큼 그가 혼자 와서 살고 있는 미국 집은 입이 떡 벌어지는 대 저택이다. 



    차은상(박신혜)은 고등학교 2학년이지만 온갖 아르바이트를 한다. 


     


     청각장애인 어머니(김미경)는 김탄 집에서 파출부로 일한다. 청각장애인이지만 꿋꿋하다. 미국으로 유학 가서 대학을 다니며 좋은 남자하고 결혼한다는 큰 딸의 연락을 받고 온갖 구박 받으며 번 돈을 보내기로 한다. 

    은상은 자신이 직접 갖다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언니 핑계를 대고 지긋지긋한 한국을 떠나서 다시는 안 돌아오려고 한다.

    "평생 설겆이나 하면서 엄마와 둘이 살아야 한다구!
    처음부터 내 인생은 흑자없이 세팅된 건가? 너무 억울해!"

    짐을 싸다가  은상은 엄마가 파출부로 가서 일하는 부잣집 사모님하고 필담으로 대화를 하는 노트를 보며 목소리를 죽이고 꺼이꺼이 운다.



    짧은 영어 실력에 영어를 쓴 종이를 들고 LA에 도착한 은상은 언니를 찾아 나선다.
    헌데 언니는 대학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알콜중독에 바람둥이 미국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다.
    카페집에서 알바를 하며 남자들이 가슴속에 찔러 주는 것을 보고 멍하니 서서 눈물을 흘린다.

    언니 은서(윤진서)가 일하는 카페에 늘 오는 김탄은 우연히 그런 은상을 보게 된다.  




    언니 은서는 은상한테서 어머니가 보낸 돈만 가방에서 꺼내 가지고 은상을 그대로 놔 두고 가 버린다.


         "언니! 같이 가!"

    은상은 통곡하며 울고 그 모든 것을 김탄은 다 지켜보고 있다. 둘의 대화를 통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알게 된 그의 눈이 슬퍼보인다.
      



    우연한 사고로 은상은 경찰한테 불법체류자로 몰릴 순간에 김탄이 나타나서 애인이라고 하여 고비를 넘긴다.
    김탄은 은상을 언니가 사는 곳으로 데려다 준다.



    언니를 기다리고 있지만 밤이 깊어도 나타나지 않는 언니!
    불량스런 남자들이 한 떼 지나가고 두려움에 떠는 은상이!



    미국 사정을 빤히 알고 있는 김탄은 은상을 놔 두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갈 데가 없는 잃어버린 고아가 되어버린 은상이한테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는 김탄의 눈이 깊다.

    기존 드라마와 너무나 느낌이 달라서 꼭 새로 출시된 신상품을 보는 것 같다.  
    상위 1%의 세계를 그려서인가 그들의 언어, 사고방식, 환경이 마치 외계인을 보는 것 같다. 그동안 상류층을 그린 드라마는 수도 없이 많았다. 서민들과 전혀 다른 세계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국인의 숨결 정취까지 빠져나가진 않았다.

    처음 외국을 배경으로 해서 찍고 쌍둥이조차 세대 차이가 난다는 세대에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해서인지 모르지만 한국인의 체취, 정서, 언어가 모두 증발 해 버린 것 같다.

    [사진출처 = S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