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박 근혜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 ‘시간제 일자리’ 정책의 성공을 위해 자문과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며칠 전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방 장관은 네덜란드의 ING 그룹을 방문, 이들의 앞선 시간제 근로 고용 ‘전일제-정규직’ 형태에 대해 그룹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ING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직원 상호간에 ‘차이’와 ‘차별’에 대해서 정확한 개념을 인식하는 것이 이 정책의 성공의 출발점이라 했다. 여성근로자들은 일한 시간만큼 급여를 받기에 근로시간이 줄어 임금이 적어진 것에 대한 불만을 어느 누구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시간제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사회보험도 차별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ING 그룹 관계자가 강조 한 것은 “커리어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말이었다. 관계자는 커리어(진급)와 임금을 추구하려면 전일제로 근무하며 업무에 전념해야하고, 커리어와 임금 대신 자녀를 양육하며 자신의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은 시간제로 일을 한다고 했다. 실제 네덜란드 정부는 1996년 시간제 근로자가 임금, 연금수급권, 육아휴직 등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시간제 근로자 차별금지법'을 제정했다. 대부분의 시간제 근로자가 출산 후 여성인 점을 감안, 2차 소득자의 한계세율을 인하해 세제혜택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건은 회사 관계자와 노동조합 대표가 모여 합의하에 받아 들였다고 한다. 이렇듯 네덜란드 여성근로자들은 상호 간 차이와 차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다르게 현재 한국 내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이러한 차이를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기업의 현실을 보면 네덜란드와 전혀 달리 왜곡되어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구조로 되어있다. 지날 달 한 일간지에 인터뷰 형식으로 된 기사를 보면 한국GM에 근무하는 여직원들은 임신과 육아 문제로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임신을 하면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고, 육아로 휴직을 했다 복직을 한 후에도 승진 누락을 당하지 않았을 뿐더러 임금에 있어서도 줄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여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업무에 충실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근무 조건으로 인해 이 회사 여성근로자들은 타 동종업계 여직원들로 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한 여성근로자는 얼마 전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를 출산 한 후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에 맞춰 시간제 근무를 해도 승진이나 임금에 대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정부 관계자에게 한 적이 있다. 아마 이 여성근로자는 남성 근로자들을 겨냥해 이러한 질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두 가지 인터뷰에서 느낄 수 있듯이 한국 여성근로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불이익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한다. 승진 누락, 임금 감소 등 아주 미소한 불이익이라도 받을라치면 형평성 운운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어느 한쪽이 이익을 보면 반듯이 피해를 보는 무리가 생기는 것이 사회생활이다. 여성근로자들은 자신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이기적 사고에 빠져 있다. 한국 여성근로자들은 자신들의 처우만 충족시키려하고, 또 충족만 되면 모든 근로자들이 다 만족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차별의 주체는 오직 여성이라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GM의 여성 근로자들은 남성들과의 형평성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근무 시간 채우기와 업무를 보기 위해 새벽 출근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회사 내에서 이 여성 근로자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이 업무를 볼 수 있는 회사가 과연 몇 군데나 있겠는가. 또 이들이 말하는 업무량과 효율 면에 있어서도 진정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도 아니면 몇 년 전 삼성처럼 또 다른 근로자들의 고통과 희생을 알게 모르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앞에 나열 된 사례를 보더라도 한국 여성근로자들은 아직 차이와 차별에 대한 개념 파악도 안 되어 있고, 받아들일 자세 또한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의 생각과 행동으로는 앞으로 시행 될 ‘시간제 일자리’ 정책이 안정되게 제도화 되어 안착 할 수 없다.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예비 여성근로자들을 위해서라도 현재 재직 중인 여성근로자들은 진지한 자세로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대안을 제시하자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네덜란드 여성근로자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된다고 본다.

    한편 지난 3월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아시안 리더십콘퍼런스'에서 토머스 사전트(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교수는 한국의 청소년들은 일자리를 경제적 여건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가져다주는 일자리를 원하고 있어 실업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말을 했다. 토머스 사전트 교수의 말은 한국의 청소년 및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 및 능력은 제대로 파악 하지도 못하고, 국가와 사회를 향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 실제 한국의 실업난이 심각한 것도 일정부분 이런 터무니없는 요구에 기인한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남들이 많은 임금과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그 위치에 자신의 위치를 끼워 맞추는 기형적 맞춤으로 인해 실업난을 더욱 심화 시키고 있다.

    이렇듯 젊은 층들도 여성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차별과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지 못함으로 이런 현상이 계속 발생 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등한 입장에서 차별은 당연히 지양 되어야 한다. 하지만 능력과 실력의 차이는 겸허히 받아 들여야 한다. 상대방의 실력에 대해 인정을 해야만 비로소 자신도 발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실력과 능력, 기여도 그리고 희생 등에 대한 평가는 차별이 아니라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