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주민, 노동신문 거꾸로 본다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신문은 정치·경제 등 분야별로 지면이 나뉘는데, 중요한 내용을 1면에 보도하기 때문에 많은 구독자들은 1면을 중점적으로 읽는다.

    그런데 뉴포커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탈북자들은 노동신문을 볼 때 1면보다도 더 먼저 보는 지면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일까?

    2009년 탈북한 평양 출신 정형우 씨는 "노동신문은 총 6면으로 겉지와 속지로 나뉘어져있다"면서 "1면부터 4면까지의 겉지에는 김정일의 현지지도 등 북한 정치·경제·사회를 알리고 속지에서는 남한과 국제정세 상황을 알린다"고 말했다. 

    정형우 씨는 "겉지는 1~4면, 속지는 5~6면을 일컫는다"면서 "북한에 있을 때 노동신문을 뒤에서부터 읽었다"고 증언했다.

    1면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형우 씨는 "노동신문은 김씨일가와 관련한 내용을 1면에 보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주민이 궁금한 것은 김씨일가와 관련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한 소식을 비롯한 세계정세를 알고 싶을 뿐,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어디를 방문해 무슨 말을 했는가 궁금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 ▲ 김정은과 관련한 내용을 1면에 보도한 노동신문
    ▲ 김정은과 관련한 내용을 1면에 보도한 노동신문
     
    2011년 탈북한 무산 출신 유정화 씨는 "겉지는 안 봐도 뻔한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겉지는 일년 내내 안 본다고 해도 아무 이상이 없을 만큼 내용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속지는 내용도 매일 바뀌기 때문에 재밌고, 남한과 미국 등 외부 세계를 접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면서도 "물론 비난 목적으로 보도되지만 그 비난 속에 매일 바뀌는 남한과 세계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속지를 보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정화 씨는 북한 주민이 속지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과거에는 노동신문을 바치지 않았지만 북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신문을 읽은 후에 다시 국가에 바친다고 했다.

    "겉지는 무조건 바치지만 속지까지 내라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종이가 귀하다보니 잎담배를 만들어 피는 등 속지는 유용하게 사용되는 반면 겉지는 쓸모가 없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뉴포커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다른 탈북자들도 한결 같이 노동신문을 볼 때 속지부터 본다는 점에 동의했다. 정권은 1면을 통해 정권을 찬양하기 바쁘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이 알고 싶은 것은 외부 정세인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