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을 건넌 탈북자들의 이야기
  •  

    목숨을 걸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으로 갈 수 있는 최단거리, 48미터.
    전력질주 했을 때 9초에서 10초면 건널 수 있는 거리.
    그리 길지 않은 거리지만 그들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탄을 뒤로 한 채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영화 48미터의 배경이 되는 압록강은
    북한 양강도와 중국 장백현 사이를 흐르는 강으로
    탈북자들은 자유를 찾아 이곳을 넘는다. 

    영화는 어릴 적 헤어진 한 자매의 이야기를 메인플롯으로 잡고
    북한을 탈출해야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들을 그리며 진행된다.
    아픈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 떠나야 하는 사람,
    종교적 신념을 지켜야 하는 사람,
    굶어 죽어가는 자식을 살려야 하는 부모,
    동생을 찾아야 하는 사람 그리고 죄책감에 흔들리는 군인까지.
    각양각색의 이유로 그들은 압록강 48미터를 건너야 한다.
    하지만 결국 이들의 모든 목적은 [자유]라는 하나의
    어쩌면 당연하고도 고귀한 삶의 가치로 귀결된다.
    그들의 치열하고 고단한 사연들은 우리의 가슴을 붙잡고 짓누르기 시작한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영화는 역설하고 있다.

    사실 영화적 완성도로 평가하기엔 영화 48미터엔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서사구조(전형적인 패턴),
    눈물을 빼기위한 작위적인 설정(감정 과잉),
    상투적인 캐릭터까지, 좋은 작품이라고 언급하기엔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북한의 삶을 목격 할 수 있고,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그들의 이야기에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눈물을 흘리며 시나리오를 썼고
    영하 28도의 강추위 속에서 고군분투 했다는
    민백두 감독의 더 나은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