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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의 향기!


    MBC 8:55분 일일드라마(연출 김근홍,권성창/극본 최완규) 25일 방송에서는 까마득히 잊어버린 솔나무 향기 같은 선비의 향기를 이정명이 그려주고 있다.

    궁궐에서 은밀하게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몇 몇 사람들의 놀람과 호들갑 떨던 얼굴도 이내 무심해지고 단순사로 삭제키가 눌러진다. 

    말만 들어도 멀리 하고 싶은 살인사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두 사람!   
    이정명(송재희)은 허준(김주혁)에게 극약인 반묘의 출처를 알아달라고 한다.  

    허준이 알아보니 밀거래를 통해서만 명나라에서 들어올 수 있는 약재이다. 용천에서 밀거래하던 솜씨를 발휘해 반묘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밀거래 하러 가는 길에 벌써 살인을 저지른 쪽에서 이미 낌채를 눈치챘는지 뒤를 따르는 자들이 있다.

    살인사건을 조사한다는 것은 이미 위험속으로 뛰어드는 일! 하지만 이정명은 자신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 어떤 곤경에 처하게 될는지 생각하지 않는다.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 모두의 삶에 대한 태도다. 하지만 선비들은 공의와 정의를 먼저 생각한다.

    얼마 후에 궐 안에서 권세있는 대감이 이정명을 부른다. 

    "자네는 돌아가신 부친을 닮았네! 부친께서는 높은 인품과 뛰어 난 학식을 가지고 계셨지.
    하지만 관직을 물리치고 초야에 묻혀 사셨어.

    큰 뜻을 펼치려면 권력을 가져야하네.
    자네같은 심지가 곧은 사람이 관직에 나아가 조정과 국사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나?
    내가 뒤를 봐 주겠네."

    말은 맞다. 그런데 왜 높은 인품과 뛰어 난 경륜을 갖춘 사람은 예나 이제나 초야에 묻힐까?
    보석 같은 사람은 대개  숨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정말 실생활과 떼어 놓을래야 떼어 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감각적으로는 정치인의 소유물과 같이 느껴지지만 우리 생활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정말 국민을 마음속에 도장과 같이 새겨놓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판기처럼 입을 열면 국민이 튀어나오지만 그들에게서는 욕망의 냄새만 풍길 뿐이다.

    "아버님이 늘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선비가 권력을 잡으면 추악한 짓을 일삼고
    권력을 잡으면 백성위에 군림하여 비판하는 소리는 아예 귀를 틀어막고 듣지 않게 된다.
    이는 모반하는 역도의 무리와 다름없다고 하셨습니다!"

    냉랭한 표정으로 단호하게 이정명은 거절한다. 이런 사람을 건드리는 것이 무섭지도 않은가? 애둘러 거절하면서 뜻만 확고하게 표시하면 되지 않은가? 

    악한 자들은 조금만 일에도 앙심을 품는다.궂이 거슬리게 말을 하여 화를 자초할 필요가 있는가?
     



     그런데 선비들은 불의 앞에서 안위나 이익을 따지지 않는다. 무 자르듯이 불의의 싹을 그 자리에서 잘라 버린다.뒤 돌아보지 않는다.

    말과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과 생각대로 살아내는 선비들이다.

    청초한 꽃보다도 더 향기로움이여! 깊은 계곡의 물보다도 더 청량함이여!
    밀려오는 파도와 맞서는 굳은 절개여! 1000년을 지나도 색이 바라지 않는다는 모시적삼 같은 꼿꼿한  품격의 그대여! 

    선비가 몹시 그립다.

    일고의 여지없이 거절하고 일어서는 이정명을 향해 "난 늘 자네를 마음에 두고 있겠네"하고 말했지만
    "홍문관 교리와 친 동기 같이 재낸 사이니 언젠가 큰 화가 될 것입니다"
    곁에 수하가 말한다. 

    악을 밭으로 갈고 침대에서도 악만 생각하는 악한 자들은 선을 싫어한다. 선한 사람을 증오한다.빛과 어둠처럼 같이 할 수가 없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선과 악의 싸움이다. 

    앞으로 이정명에게 어떤 파란이 닥쳐올까? 끝까지 이겨나갈 수 있을까?.
    과연 아버지처럼 선비의 길을 꼿꼿이 지켜나갈 수 있을까? 그에게 응원을 보낸다.

    송재희는 이 드라마에서 고고한 선비의 향기와 상처하여 공허한 마음과 고독한 남자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남자를 잃어버렸던 그가 예진이로 인해 다시 남자를 찾는다.

    하지만 다른 남자에게 이미 마음을 준 예진이를 보며 마음껏 쏟아내지 못하는 쓸쓸한 열정이 저녁 노을처럼 짙게 그림자를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