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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국법을 바꾸다!
MBC 일일드라마 <구암 허준> (연출 김근홍 권성창/ 극본 최완규) 17일 방송에서는 병자들을 위해 목숨 걸고 항거하므로 지엄한 국법이 바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어허디야♬ 얼씨구 절씨구♬ ☆브라보☆ !“1,000번이오.”
계수하는 관리가 외치니 바싹 마른 입술을 달싹이며 마지막으로 현판을 읽고 양예수(최종환) 앞에 바로 서서 정중히 인사를 하고 허준(김주혁)은 바로 쓰러지고 만다.
일반적인 상식과 관행과 관습을 뛰어 넘는 허준의 태도에 모두들 놀래서 입도 마음도 생각도 모든 인식 기능을 다물 수 없는 사람들!
양예수가 단호하게 말한다.
악인들은 끝까지 자신들의 악을 가리기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앞으로 사사로이 영달과 이익을 구하지 않는 한 내의원이 병자를 돌보도록 하게.”
“ 영감! 국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 내가 책임지겠다. 의술이 출중한 사람 두 명을 혜민서로 보내게!”
“ 또 다시 책임자라고 병자를 돌보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직접 문책할 것이니 그리 알게!”양예수는 허준을 괴롭히는 두 사람한테 못을 박는다.
오로지 죽어가는 병자를 위해서 고통 받는 환자를 위해서 감히 국법을 향해 목숨을 내 걸고 싸워서 태산 같은 나라 법을 한 순간에 기어이 고치고 말았다.
거기다가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한 순간에 해결되었다. 그 동안 의원이 부족하여 기다리다가 죽어가는 일도 계속 있었을 것이고, 제 때 치료 받지 못해 악화되는 일도 다반사였을 것이다.
뜻이 있는 사람이 문제점을 올리고 올려도 귀를 닫아 놓고 듣지 않는 사람들이여! 아니 올리기 전에 이미 사정을 알고도 예산 핑계, 인력 핑계, 내의원은 왕실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존재한다, 등등 견고한 성을 높이 쌓았다. 그까짓 지느렁이보다 못한 민초들을 위해 신경 쓸 생각이 없었다.
허준의 희생이 무너지기 힘든 견고한 진들을 무너뜨렸다.
거기다가 두고 두고 곁에서 가시처럼 괴롭히고 모함할 거리를 찾기에 혈안이요, 사사건건 방해 놓을 두 사람의 손발의 족쇄를 속 시원하게 채워버렸다.
‘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지만 그대로 놔 두면 그냥 썩는다.’
양예수는 사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인가보다. 밑에 사람들이 아부하느라 지레짐작하여 물을 흐리고 있었다.
허준은 예진(박진희)이의 지극한 간호로 하루 만에 깨어난다.“사사로이 영달을 추구하지 않으면 집에서도 환자를 돌봐도 된다 하셨습니다.
의원도 보강하고. 어의원께서 허의원님의 올 곧은 뜻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제 뜻이 아니라 제게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 뜻입니다!”첫째도 둘 째도 병자를 내 세운 한결같은 유의태(백윤식)의 정신과 마음이 병자를 향한 사랑이 허준에게 그대로 이어져서 허준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모습에 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고집이라면 나도 소문 났는데 두 손 두발 다 들었어!”
“저렇게 앞뒤 꽉 막힌 사람 처음 봤네.”
“그러니까 어의원 마음을 흔들어 놨지!”
“내의원에서 제일 좋은 약재로 보약 지어왔네.”조금이라도 허준에게 동조하는 주위의 사람들은 오랜만에 의원이 된 긍지와 기쁨을 맛보며 희망을 갖는다.
허준도 물론 훌륭하지만 양예수도 훌륭하다. 사람이란 자기가 나서서 좋은 뜻을 내세우기는 어떻게 보면 쉽다. 흔히 정치인들이 받기 쉬운 유혹이다.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한 순간에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모든 리더들이 받기 쉬운 유혹이다.
그래서 정말 우선적으로 사회와 나라 앞날까지 생각하는 것인지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남이 좋은 뜻을 가지고 나설 때 그 뜻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기는 쉽지 않다.
첫 번째 시도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묻혀버리기 싶다.
좋은 뜻이기 때문에 적극 동조하여 말없이 그림자 같이 힘껏 밀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야 이 사회가 발전하고 인재가 양성되며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허준을 밀고한 사람을 알게 되어서 그 사람을 가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니 허준이 말한다.“언젠가 그들도 우리 뜻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얼마 후 구일서(박철민) 아이가 마진(홍역)이 걸려 혜민서에 오지만 길이 길게 늘어 서 있다.
단순한 함안(견미리)댁과 구일서는 애가 달아 다희(박은빈)에게 부탁해 보라고 한다.
그 서리는 돈을 주면 먼저 봐 줄 수 있게 해 준다고 하지만 다희는 단칼에 거절하고 와서 두 부부에게 곤욕을 치른다. 이 번에는 직접 허준에게 가지만 허준도 모든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데 내 지인이라 해서 그럴 수 없다고 하여 원성을 듣는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가까운 사람한테 원칙대로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 것 같다. 옳은 일을 하려면 첩첩 산중 뒤흔드는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하다.
이를 모두 지켜 본 서리는 큰 충격을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