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흡연자들은 과일·채소와 해산물보다 당분이나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자들이 그만큼 건강에 좋지 않은 식생활 습관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상연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4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성인남성 4천851명을 대상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식습관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6월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연구대상자 중 흡연자는 2천136명(46.6%)이었다. 담배를 피우다 금연중인 경우는 비흡연자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음식을 '당분과 지방', '채소와 해산물', '고기와 음료(주류 포함)', '곡류와 난류(egg)', '감자·과일과 유제품'의 5가지로 나눴다.

    이 결과 현재 흡연자들은 상대적으로 당분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겼다. 반면 야채와 해산물, 감자·과일과 유제품은 적게 먹는 음식으로 꼽혔다.

    흡연자들은 하루 전체 열량에서도 비흡연자(2천225㎉)보다 많은 2천325㎉를 섭취했다. 1주일에 4회 이상 커피를 마시는 비율 역시 흡연자(80.7%)가 비흡연자(64.4%)보다 높았다.

    알코올 소비량도 흡연자의 14.9%가 1주일에 4회 이상 소주를 마신 반면, 비흡연자는 이같은 비율이 9.1%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보통 우리가 먹는 음식 가운데 밥·떡·감자·고구마·빵 등은 탄수화물을, 고기·생선·동식물성 기름 등의 음식은 중성지방을 공급한다. 그러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질수록 뇌졸중, 심장병 등의 죽상동맥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매우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지방 식사를 하는 사람은 심장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반면, 과일과 야채,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이런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교수는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보다 음주와 커피를 즐기고 기름진 음식이나 동물성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기름에 물을 붓는 격"이라며 "흡연자들에게 식습관 문제에 따른 건강 위험성을 더욱 부각시킨다면 금연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