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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CIA직원 폭로사태
미ㆍ중 새 '갈등의 씨앗' 되나
'해킹문제 협력' 정상합의와 맞물려 미묘한 파장 예고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사실을 폭로한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
홍콩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ㆍ중 관계가 또다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새로운 [대국관계]를 지향하면서
북핵 해결,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마당에
자칫 폭로자 신병 처리 문제 등이 이런 첫 정상회담의 성과를 어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정상이 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집중 거론한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양국 관계의 미묘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국가기밀을 폭로하기 위해 머문 곳이
홍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어떤 식으로든 중국의 개입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보기관의 민간인 전화통화ㆍ인터넷 개인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논란이
지금까지는 미국의 국내 현안이었으나
이제는 양국간 문제로 국면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추적하고 있는 폭로자가 자국 영토 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홍콩침회대학의 중국 정치학 교수인 장-피에르 카베스탕 교수는
"이번 사안은 양국 모두에 반갑지 않은 일"이라면서
"정상회담 이후 더 큰 문제에 대해 논의해야 할 시점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으로서도 스노든이 하필이면 중국 영토인 홍콩에서 일을 저질렀다는 게 못마땅한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발(發) 해킹공격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대책을 촉구한 터에
정작 국내 사이버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이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면서 웃음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중국을 해킹의 근원지라고 주장해 온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앞으로 중국에 해킹 차단을 압박하는 것조차 민망해진 셈이다.
그러나 양국이 이번 사태로
정상회담을 통해 닦아놓은 관계개선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을 원하지 않다는 점에서
스노든의 신병처리 문제가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스노든이 폭로한 사실이 중국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사안이라는 점도
양국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대목이다.
홍콩 과기대의 데이비드 즈웨이그 교수는
"두 정상은 이번 '노타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나가가야 할 바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면서 "이런 노력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노든의 신병 처리 문제가
오히려 미ㆍ중 관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비리 혐의를 받고 있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의 망명 요청을 거부한 것처럼
스노든의 신병 처리에서 중국이 미국에 협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