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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사랑!
끝나지 않은 증오!
SBS 주말드라마 ‘원더풀마마’ 9일 방송에서는 끝나지 않은 아픈 과거와 현재가 다시 만난다.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스런 일이 이어지는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진다.
이범서(선우재덕)는 평생 복희(배종옥)를 그리워하면서도 두 사람 사이에서 난 아들인 민수의 행방을 몰라 차마 복희를 찾지 못했다.
자신을 찾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 다니다가 적극적으로 찾아나선 복희 때문에 드디어 만난다. 헤어졌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은 변함없는 두 사람은 같이 백화점에 간다. 두 사람은 오래 같이 산 부부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그런데 마침 백화점에 온 딸 수진(유인영)이를 20여 년 만에 만난다.
그 사이 복희는 어디로 없어지고 3시간 만에 간신히 찾는데 복희는 복도 구석에서 떨고 있다. 범서는 동수를 통해 복희가 초로 알츠하이머 치매 병에 걸렸으며 아주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민수를 찾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은옥(김청)는 아직도 남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범서가 친구를 통해 계속 안부를 묻고 있었단 말을 듣고 범서도 아직 마음이 있는 줄 착각하고 마음이 설렌다.“그 사람도 날 보고 싶었나 봐. 내 소식을 계속 묻고 있었대!”
그 동안 복수심에 아이들도 만나지 못하게 했던 은옥은 장호(이민우)와 수진이와 같이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딸 수진이한테서 복희를 만나고 있다는 말에 한 순간에 기대와 설렘이 무너지고 증오심이 용암처럼 끊어 올라 바르르 떤다.
“엄마나 아빠나 그 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게 없어!
“지긋지긋한 짝사랑 이제 그만 끝내!”아이들도 아빠에 대해 일방적인 엄마 말만 듣고 아빠를 미워하기는 마찬가지다.
범서가 묵고 있는 호텔에 갔다가 복희와 헤어지는 것을 본 은옥은 범서에게 저주를 퍼붓는다.“예전이나 지금이나 구제불능이야!”
“내 가슴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져서 피고름이 흘러. 넌 오늘 마지막 기회를 놓친 거야!
평생을 괴롭힌 짐을 덜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넌 오늘 마지막 기회를 놓친 거야!
두 사람 다 똑 같이 죽지 못해 죄인으로 살아 가!”사람의 미움이란 정말 무섭다. 한 번 미움이 들어오면 땅 속에 깊이 박힌 바위 돌처럼 마음속에서 캐 내기 힘들다. 아니 원천적인 미움이 사람 심연 깊은 속에 숨어 있기 때문에 꼬투리가 생기면 당위성으로 몰아붙여 기회만 되면 마구 풀어 헤쳐 놓는다.
은옥은 얼마 전에 자신이 잘못해서 세 사람의 인생을 망쳤다고 했었다. 중간에 멈췄어야 했다고 했다. 그런데 또 다시 미움과 질투에 사로잡혀서 자신을 괴롭히고 두 사람을 고통의 불 속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어떻게 진부한 사고방식을 뛰어넘지 못하고 언제나 똑같을까? 이상한 서양의 사고방식은 재빠르게 받아들이면서.
또 서양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그럴싸한 대사가 나오면 여기저기서 남발하여 사용하여 얼굴을 뜨겁게 한다. 망가진 자식들 프로젝트만 하지 말고 무너진 인간관계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할 수 없을까?
가령 은옥은 가난한 두 사람이 사랑의 도피를 해서 자식까지 낳고 사는 것을 보고도 억지로 자신이 가진 세력으로 두 사람 사이를 무참하게 밝아버렸다. 그리고 평생 후회하며 살았다.
이제 나이도 들고 살만큼 살았다. 똑 같은 잘못을 범하지 말고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도록 비켜줄 수 있는 아량을 보여 줄 수는 없을까?
실제로 힘든 일이니까 드라마에서만이라도 그렇게 진취적이고 인간적인 아량을 보여줄 수 있게 만들면 안되나? 누가 더 잔인하고 더 악독한가 내기 그만하고.
복희와 범서는 피지도 못해 본 사랑을 다시 이어가려 하고 은옥은 아직도 꺼지지 않고 남아 있는 미움과 질투의 불길을 다시 지피고 있다.
사랑과 증오의 불길이 부딪히면 과연 무엇이 나올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