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병자들 돌보다가

    국가고시를 놓치다


  •  MBC 일일 드리마 <구암 허준> 5월 10일 자 방송에서는 가난하여 치료를 못 받는 백성들을 돌보다가 결국 시간을 놓쳐서 그토록 원하던 내의원 시험을 보지 못하는 심히 안타까운 장면이 나온다.

    과거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그렇다고 위험한 환자를 버려두고 갈 수는 없다.  두 갈래에서 고민하던 허준은 독성이 강한 약을 아무것도 모르는 돌쇠한테 맡길 수 없어 사흘 동안 잠도 자지 못하고 약을 다려 돌쇠 어머니를 돌본다.

    이에 돌쇠는 말을 구해 오겠다고 한다. 그런데 밤이 지나도록 돌쇠는 돌아오지 않는다. 아침이 되어 마당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포졸들이 돌쇠를 오랏줄에 묶고 나타난다.

    어떡하든 허준을 도와주고 싶은 단순한 생각으로 돌쇠는 말을 훔치려고 한 것이었다. 돌쇠가 혼자 한 일이라고 혼자 벌을 받겠다고 아무리 외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허준이 시킨 것으로 생각하고 허준도 같이 오랏줄에 묶고 관아로 데리고 가 감옥에 가둔다.

     허준에게 치료를 받은 마을사람들이 이 기막힌 사실을 들고 관아로 몰려온다.

    “이 분은 죄가 없습니다! 사람 목숨까지 살려주고 이 무슨 해괴한 일입니까? 저희 같이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과거까지 놓쳐 버린 분입니다. 저희에게 벌을 내려 주십시오. 의원님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저희들이 대신 갇힐 생각하고 왔습니다.”

     땅바닥에 엎드려 눈물로 호소하는 백성들.
     마침 사또가 나타나서 허준을 풀어준다. 
     

  • 아직도 그런 의원이 있나 했네! 관내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다 들었네. 이 곳의 의원들이 외면하는 터에 타지의 사람이 그런 일을 했으니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네.”

    말을 내 주는 사또. 감격하여 감사하는 허준에게 사또는 말한다.

    “덕은 외롭지 않고 친구는 곳곳에 있다네”  

    홀로 외로이 선한 뜻을 펼치다가 오랜만에 그 뜻을 알아주는 사또에게 큰 위로와 힘을 얻고 허준은 말을 타고 거칠 것 없이 한양으로 달린다.

    그런데 그만 길 위에 넘어져 있는 나무에 걸려 넘어져 정신을 잃는다. 하늘은 어찌 허준을 도와주지 못할 망정 나무에 걸려 넘어지게 한 단 말인가?

     정신을 차려 과거 장에 도착하니 문은 굳게 닫혀있다.

     “이 보시오! 제발 문 좀 열어주시오!”

    온 생명을 다해 부르짖으며 문을 두드려도 굳게 닫힌 문은 허준을 향해 냉담하다. 허준의 소리가  허공에 안타까이 외롭게 울려 퍼진다.

     선하고 의로운 일을 한다고 즉시 어떤 보상이나 대가가 나타나지 않는다. 선한 길은 오히려 갖은 오해와 박해와 어려움을 만난다. 선한 길은 좁은 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면하며 꺼려한다. 

    내의원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달려왔건만 바로 눈 앞에서 막혀 버렸다. 허준의 생각과 달리 하늘은 허준을 향한 다른 뜻이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