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폭탄테러, 범행도구는 '압력밥솥 IED'

국내 언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를
[폭발사고]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테러다.
6리터짜리 [압력밥솥]에 흑색화약과 쇠구슬, 못 등을 넣어 만든
전형적인 [인명살상용 급조폭발물(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美<연방수사국(FBI)>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의 수사내용을 밝혔다.

“…범행도구는 6리터짜리 [압력밥솥(Pressure Cooker)]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범인은 [압력밥솥] 안에 폭발물과 쇠구슬 등을 넣은 [사제 폭탄]을 사용했다.
[압력밥솥 폭탄]은 검은 색 [더플백(Duffle Bag)]에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美<FBI>가 밝힌 [압력밥솥 폭탄]은 전형적인 [급조폭발물]이다.

[급조폭발물]의 위험성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 두 전쟁 중 연합군 사상자 대부분이 [급조폭발물]로 인해 발생했다.

이라크에서 많이 쓰였던 [급조폭발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제폭탄]이나 불발된 포탄에다 PET 병이나 깡통을 씌운 뒤
휴대전화를 연결한 형태였다.
[테러범]이 휴대전화 기폭장치에 전화를 걸면 폭탄이 터진다.
이때 폭탄을 둘러싼 PET 병이나 깡통은 폭탄의 폭발력을 한 곳으로 집중되도록 도와준다.

이번 <보스턴 폭탄테러>에 사용된 [급조폭발물]은
PET 병이나 깡통 대신 [압력밥솥]을 사용한 게 다르다.
[압력밥솥 급조폭발물]은 사실 오래 전부터 그 제조방법 등이 알려져 있었다.
대부분의 서방국가에서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달리 폭발물을 구하기 어려워서다.

[압력밥솥]은 보통 1.2기압의 압력까지 견딘다.
이 정도 압력은 자동차에 [터보차저]를 달 때 쓰이는 압력(0.8 기압 내외)을 훨씬 웃돈다.
[압력밥솥]이 높은 압력에도 견딜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임계점]을 넘으면 [폭발 피해]가 크다는 뜻도 된다.

이런 점을 [악용]한 [압력밥솥 급조폭발물]은
2003년 말레이시아 당국이 테러조직을 적발했을 때 찾아내기도 했다.

美<FBI>가 [범행도구]를 찾아내기는 했지만 범인을 찾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압력밥솥 급조폭발물]의 구조-설계도-제조방법 등이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폭탄 제조에 사용된 재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 언론과 정보기관, 수사기관들은
이번 테러가 누구에 의한 것인지 헷갈려 하는 눈치다.
이어지는 [화학테러]도 이상하다.

<보스턴 폭탄테러>로 어수선한 와중에 16일에는 <로저 워커> 공화당 상원의원 앞으로
<리신(Ricin)>이 묻은 편지가 배달됐다.
이 [독극물 편지]는 美의회 우편물 센터에서 1차 검사를 거친 뒤
메릴랜드州의 분석센터로 옮겨진 상태다.

<리신>은 파마자 씨에서 추출할 수 있는 독극물로
0.01g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맹독성 물질이다.
미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이번 테러를 살펴보면 [패턴]이 보인다.

<보스턴 폭탄 테러>에 이은 美상원의원을 향한 <독극물 편지 테러>는
2001년 <9.11 테러>의 전개과정과 흡사하다.
다만 이번 테러는 <9.11 테러>에 비해 사용한 범행도구나 기술이 훨씬 뒤처진다.

때문에 美언론과 정보기관, 수사기관들은
<알 카에다> 등과 같은 [전문적인 테러조직]이 직접 나선 게 아니라,
자금력-기술력-인력 등이 부족한 테러세력,
즉 [외로운 늑대]라고 부르는 미국 내 [자생적 테러리스트]나
무정부주의자들이 모인 [극우 민병대]의 소행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