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정치로 일주일 간 만난 의원 수만 100명, 여성 리더십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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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근혜 대통령 : 생일이시라고 해서 케키를 사왔습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 케키라고 하니까 동년배 같고 좋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케키가 아니라, 케이크라고 해야 하나요? 호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야당 지도부와 만찬 자리에서 생일을 맞은 문 위원장에게 케이크를 전하면서 특유의 썰렁 개그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박 대통령과 1945년생인 문 비대위원장은 모두 60대이다.

     

    #2.

    박근혜 대통령 :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대선 때 고생 많이 하셨어요.
    여러분들을 뵈니 (선거 때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갑니다. 저, 많이 보고 싶으셨죠?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들 : (합창하 듯) 네~보고싶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새누리당 수도권지역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오찬자리에서 악수는 생략했다.
    대신 참석자 53명과 한 명씩 기념촬영에 임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사람들 아니냐. 우릴 잊지 않고 청와대로 불러줘서 감사했고, 악수보다 사진으로 남겨줘서 더 뜻 깊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친근한] 지도자로 여의도에 상륙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찬을 시작으로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만나는 등 국회와 소통에 연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일주일 간 만났거나, 만날 의원 수는 100여 명에 달한다.

    오는 16일에는 국회 전체 상임위원회 야당 간사들과의 만찬이 청와대에서 예정돼 있다.
    역대 대통령과 야당과의 대화가 [영수회담] 수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단연 파격적이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있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두루 만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사에서 “국회를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주로 국정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민생과 안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의도와의 밥상정치가 펼쳐지게 된 데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됐다고 한다.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회동보다, 오찬·만찬으로 밥을 함께 먹는 자리를 초대 받은 쪽에서도 의미 있게 생각한다는 뜻에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이번이 청와대 첫 방문인 분들도 있고 내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또 식사 자리가 현재 대통령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도 있다.
    연일 가중된 안보위기로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로 매일 언론에 보도되는데 반해, 식사자리에서는 비교적 편안한 대화가 가능하고 여성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친밀도가 가중되는 장점이 있다는 이야기다.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상임위 별로 여야 의원들과 만남을 계속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5선 의원 출신으로 의회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만큼 국회와의 접촉면을 다각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청와대는 정권 초반, 정부조직법개정안·인사청문회 통과에 어려움을 겪은 데는 국회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내부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장·차관들에게 여야 가릴 것 없이 법안이나 현안에 대해 만나서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4월 임시국회 전망을 조심스럽지만 밝게 내다보고 있다.   

    당장 경기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처리가 시급하다.
    또 4.1 부동산 종합대책의 입법화도 핵심사안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통령께서 필요할 때마다 (국회의원들과) 만나고 직접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도 4월 임시국회에 대해서 양해할 구하고, 요구도 하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