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전한 병역의무 문화 만들어 나가야

    미국의 해리 S 트루만 대통령은 시력이 나빠 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 입학이 거절되자
    시력검사판의 글자들을 외워 군에 입대, 세계1차대전에 참전하였다.

    정용석(코나스)    
     
    군대 안간 사람 총리·장관 뽑지 말자' 

      박근혜 정부 각료 임명을 둘러싸고 병역 면제자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비등(沸騰)하고 있다. 병역면제자는 심각한 장애 등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한 총리*장관*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21일 “우리는 분단국인데 (대통령 총리를 비롯해) 고위직에 병역 면제자가 너무 많다.”며 “서민들의 박탈감을 감안해 임명권자가 사전에 병역 면제자를 일정 정도 배제하는 인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보좌편향 야당 원내대표에게서 듣는 애국적인 발언이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정말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군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을 장관 등에 임명해선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동안 고위공직에는 병역 미필자들이 득실 된 게 사실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선 두 국무총를 비롯해 장관급 공직자의 40%가 병역 면제자들로 채워졌다. 노 정권이 종북반미로 흘렀던 연유를 짐작 할만하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무총리를 필두로 장관 5명이 병역 미필자였다. 직권 초기 북한과 “이념의 시대는 갔다”며 “실용”을 내세웠던 이 대통령의 배후를 이해할만 하다. 박근혜 정부 내각과 청와대 실장 및 수석 등 30명 후보자들 가운데 병역 면제자는 4명이다. 여성 내정자 2명과 이중국적자 1명을 빼면 병역 면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15%에 이른다.

      근년 우리 사회에선 자조 섞인 말이 풍비(風飛)한다. “대통령, 총리, 장관 해먹으려면 군대 가지 말라.” 신성한 병역의무 문화를 오염시키는 망국적 자조가 아닐 수 없다.

      6.25 기습남침전쟁 중 우리 사회에서는 참담한 한풀이 외마디가 퍼졌었다. 공산군과 전선에서 교전 중 적의 흉탄에 쓰러지는 장병들이 마지막 토해내는 외마디가 그것이었다. 그들은 피를 토하고 쓰러지면서 마지막 “빽” 한 마디를 외친다고 한다. 배경과 연줄이 없어 전선으로 차출돼 억울하게 죽는다는 절규였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돈과 권세좋고 요령있는 집안의 자제들은 병역면제를 받기 일쑤였다. 정직하고 순진한 젊은이들은 군대가서 복무하는데 그들의 일부는 약삭빠르게 면제 받아 군복무 하고 돌아온 순둥이들 보다 앞서 진급하며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리고 총리, 장관, 등 고위직에 오르기도 하였다.

      병역 면제자는 대통령*총리*장관 자리에 앉히지 않는 불문율을 세워야 한다. 병역 면제자를 각료직에서 배제하도록 입법화 하거나 제도화 하는 데는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준 전시상태에 놓여있다는 데서 병역 면제자는 각료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사회통념상 관행으로 지켜야 한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불문율로 준수하면 간단하다. 병역 면제자는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스스로가 국가의 각료직을 사양하는 양식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미국의 해리 S 트루만 대통령은 시력이 나빠 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 입학이 거절되자 시력검사판의 글자들을 외어 군에 입대, 세계1차대전에 참전하였다. 영국의 귀족 남자들은 세계1차대전 때 군에 자진 입대, 20%가 조국을 위해 전사하였다. 중국의 마오쩌둥(모택동)은 6.25 참전 당시 큰 아들을 전선으로 보냈고 그 아들은 미군 네이팜탄에 불타 숨졌다.

      적어도 국가의 총리*장관 자리에 앉으려면 최소한 병력의무는 맞춰야 한다. 대통령은 병역면제자의 각료직 임명을 불문율로 굳혀야 하고 면제자는 스스로 각료직을 거부하는 사회통념을 지녀야 한다. 건전한 병역의무 문화와 든든한 국가안보의식 고양을 위해서이다.(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