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고 차량 운전하다 길가던 행인과 시비 붙어형사 입건된 상태에서 '올스타전' 출전..'맹활약'
  • ▲ 지난해 말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삼성 이동준(오른쪽)이 이승준의 수비를 피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말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삼성 이동준(오른쪽)이 이승준의 수비를 피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행인 5명과 시비가 붙어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농구 선수가 버젓이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에서 뛰고 있는 이승준(35)-이동준(33) 형제는 27일 새벽 4시경 자가용을 몰고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골목길을 지나다 행인 송모(27)씨 등과 시비가 붙었다.

    양측이 맞붙은 이유는, 이승준이 몰던 차량 '사이드 미러'에 송씨가 팔을 부딪혔다는 것.

    충돌 책임을 놓고 입씨름을 하던 양측은 급기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길가에서 벌어진 소동에 일부 시민들까지 합세하며 졸지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
    난투극에 휘말린 한 시민은 맥주병까지 휘드르는 위험천만한 행동까지 저질렀다.

    결국 송씨를 비롯, 난투극에 뛰어든 다른 행인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이승준-이동준 형제는 '불구속 입건'됐다.

    조사 결과 '술'이 원인이었다.

    사건 당시 양측 모두 술을 마신 상태였는데, 운전대를 잡은 이승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승준은 혈중 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0.05%)에는 미달돼 음주운전에 따른 별도의 처벌은 받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양측은 경찰서에서 합의를 끝내 이 사건이 고소고발건으로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놀라운 점은 폭행사건으로 형사 입건된 이승준-이동준 형제가 아무런 제지도 없이 당일 올스타전에 출전한 것.

    27일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참가한 두 사람은 각각 드림팀과 매직팀으로 선발 출장해 8득점 이상씩을 기록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승준은 '덩크슛 콘테스트 국내선수 부문'에서 우승, 당당히 '덩크왕'에 등극하며 큰 화제를 모았었다.

    한편,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경기 시작 전까지 이승준-이동준 형제의 폭행 사건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BL 일부 고위층은 '이미 관련 사건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도 있어, '출전 강행'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