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등 긴급상황시 스마트폰 흔들면 경찰에 자동 구조요청서울시 스마트폰 앱 개발, 11일부터 서비스 발표알고 보니 112와 연계도 안 돼 있어..경찰 ‘황당’호신용 사이렌, 호루라기 소리 등..앱 기능 ‘반토막’
  • ▲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안전지키미 앱 화면 캡처.ⓒ
    ▲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안전지키미 앱 화면 캡처.ⓒ


       
    스마트폰만 흔들면 위급상황에서 자동으로 구조요청을 할 수 있다며 서울시가 내놓은 애플리케이션이 실제로는 ‘먹통’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시가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도 이뤄지지 않은 미완성 개발품을 ‘히트상품’으로 선전하면서 언론플레이에만 몰두했다는 신랄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시는 11일 납치나 성폭행 등 위험상황에 처했을 때 스마트폰을 흔들면 피해자의 현재 위치정보와 구조요청 메시지가 경찰청에 자동 송신되는 앱을 개발해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시가 개발한 이 앱은 기존의 ‘서울안전지키미 앱’을 업그레이드 한 것으로, 경찰청에 자동으로 구조요청을 보내는 것 말고도 호신용 사이렌, 호루라기 소리, 가족 및 친구에 긴급 문자메시지 발송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시는 위기상황시 경찰청에 자동 신고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0.2초 이상 위아래로 빠르고 강하게 흔들어 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시는 앱 자체에 감도센서가 내장돼 있어, 걸어갈 때 자연스럽게 팔이 움직이는 정도로는 기능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가 개발한 이 앱은 위급상황에 놓인 여성과 아동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앞서 시는 경찰청과 사전에 협조체계를 구축해, 시민의 구조요청을 접수받는 즉시 주변에 있는 경찰 순찰차량을 신호가 발신된 위치로 출동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시의 설명과는 달리 현재 이 앱은 경찰청 112신고시스템과 연동이 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경찰청은 이 서비스가 112신고전화가 아닌 ‘학교폭력 및 여성신고전화’인 117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시의 설명처럼 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하면 구조요청이 경찰청에 자동으로 접수되고, 순찰차량이 즉시 출동하긴 어렵다는 사실도 분명히 밝혔다.

    117로 접수된 내용이 필요에 따라 일선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하는 형태로 연결될 수는 있다.
    (시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구조요청이 들어와도) 주변의 순찰차량이 즉각 출동하지는 않는다.
    112 범죄신고 전화와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 경찰청 관계자

    시가 개발한 스마트폰 앱의 작동법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려진대로 스마트폰을 흔드는 방식으로 자동 구조요청이 전송되도록 하면 오작동으로 엄청난 경찰력의 낭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시가 부연한 것처럼 동작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센서가 있어도 스마트폰 이용자가 무의식중에 기기를 흔들어 발생하는 오작동 구조요청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시의 ‘자동 구조요청 스마트폰 앱’ 발표를 바라보는 경찰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가 자신들과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스마트폰 앱 개발을 서둘러 발표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시의 무원칙한 졸속행정과 ‘무례’를 꼬집는 의견들도 있다.

    시가 시범운용도 하지 않고 서비스를 한다고 발표했다.
    당혹스럽다.
    오작동으로 인한 막대한 경찰력 낭비를 막을 방법이 없다.
    (시가 말한 것과 같은) 서비스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 서울경찰청 관계자

    파문이 확산되면서 시도 일정부분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의 출동과정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시스템 연동을 비롯한 경찰과의 협조문제를 지속적으로 상의하겠다.

    - 서울시 관계자

    시의 발표가 ‘졸속’으로 드러나면서 ‘자동 구조요청 앱’의 기능도 반토막났다.

    핵심 기능인 경찰로의 자동 구조요청 기능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이 앱의 주요기능은 위기상황을 주변에 알리는 정도에 국한될 전망이다.

    사전에 설정한 가족과 지인에게 긴급문자를 전송하거나, 호신용 사이렌과 호루라기, ‘도와주세요’ 등 20여 가지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 기능을 미리 설정해야 한다.
    위치정보가 필요한 기능들은 스마트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GPS시스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앱은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서울안전지키미’를 검색해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기존 앱을 이용하는 시민은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아이폰용 앱은 이달 말께부터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