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와 SNS 소통 맡아 쉬지 않고 朴후보 홍보활동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유세를 수행하다 2일 차량 전복 사고로 사망한 故이춘상 보좌관(47)은 해병대 장교 출신으로 박 후보가 정계 입문할 때부터 15년 동안 함께한 최측근이다.

    故이 보좌관은 이재만 보좌관, 정호성ㆍ안봉근 비서관과 함께 박 후보의 핵심 4인방으로 불리며 한 때는 '새누리당 불통의 근원'처럼 매도당하기도 했다. 

    故이 보좌관은 한 전문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1998년 박 후보가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처음 국회의원이 된 후 공채경쟁을 거쳐 박 후보를 보좌하기 시작했다.

    해병대 장교, 공학박사 출신인 그는 온라인과 SNS 소통, 팬클럽 관리 등을 담당했다. 故이 보좌관은 박 후보를 수행하는 와중에도 2009년 8월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항상 공부했다고 한다.

    그의 미니홈피 프로필에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며, 경제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이공계 분야의 소중한 분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우가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적혀있다.

    박 후보는 평소 이들 4명에 대한 신뢰가 매우 두터워 그동안 한 번도 보좌진을 교체하지 않았다. 미혼인 박 후보에게는 가족 같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故이 보좌관은 트위터와 미니홈피 등 SNS 활동을 맡아 열성적으로 활동했다. 2003년 6월부터 시작한 그의 미니홈피에는 가족들과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과 함께 초등학생들의 국회 견학을 돕고, 국회 합창단에서 활동한 모습이 담겨 있다. 

  • ▲ 故이춘상 보좌관의 미니홈피에 실려있는 실내화 사진. 옆에 박근혜라고 적혀있다.
    ▲ 故이춘상 보좌관의 미니홈피에 실려있는 실내화 사진. 옆에 박근혜라고 적혀있다.

    미니홈피에 담긴 내용 중 새누리당 관계자와 지인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건 박 후보와의 추억. 故이 보좌관은 2005년 4월 재보선 직후 소감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재보선에서 압승,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과반 의석을 무너뜨렸다.

    “개표 상황을 지켜보면서 감동이 넘치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박 대표께서 혼신의 정성과 땀을 쏟으셨다. 오늘밤만은 대표께서 모든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으시고 평안히 쉬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05년 10월에는 동영상을 올렸다.

    “육군 본부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 중에 K2 소총 실탄사격 체험을 하는 일정이 있었다. 박 대표께서도 실탄 3발을 사격했는데 전혀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첫 발에서 100m 앞 표적을 정확히 맞췄다.”

    故이 보좌관은 2009년 9월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다. 여기서도 그는 ‘박근혜의 그림자’였다.

    박 후보의 일정을 상세히 전하는 건 물론 시중의 루머에 대해서도 직접 해명했다. 박 후보 프로필 사진을 도용한 트위터 계정을 찾아 주의를 주기도 했다.

    박 후보와 경쟁하는 문재인 민통당 후보, 안철수 前무소속 후보를 향해서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왜 자꾸 국민을 편 가르기 할까”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토론회는 의외로 실망스러웠다”
    “박근혜 대세론을 깬 사람이 안철수라면, 안철수의 바람을 잠재운 사람은 문재인, 그 문재인을 확실히 이기는 사람은 박근혜, 결국 최종 승자는?” 

    이런 故이 보좌관이 박 후보의 신임을 받은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안보관은 물론 전자공학과 출신인 박 후보와 대화도 잘 통했다고 한다. 

    그의 사고 소식에 대성통곡했다는 박 후보는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한 뒤 떠나려다 다시 차를 돌려 새누리당 관계자들에게 장례식과 가족들에게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